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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세대가 온다…금융시장 새판짜기 셈법 분주


입력 2020.06.13 06:00 수정 2020.06.13 02:40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전체 인구서 최대 26% 차지…사회 진출 본격화

남다른 경제관념 등장에 금융사 대응 전략 골몰

20세기에 태어난 마지막 세대인 이른바 Z세대의 사회 진출이 본격화하면서 금융권의 셈법이 분주해지고 있다.ⓒ뉴시스

20세기에 태어난 마지막 세대인 이른바 Z세대의 사회 진출이 본격화하면서 이들을 둘러싼 금융권의 셈법이 분주해지고 있다. 조만간 Z세대의 경제 활동이 본격화하면 디지털 중심의 4차 산업혁명에 더욱 속도가 나는 등 새판짜기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은행들의 수익 구조도 바닥부터 흔들릴 수 있다는 분석과 함께 금융시장을 취약하게 만들 수 있다는 우려마저 제기된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Z세대에 대해 아직 명확한 구분 기준은 없지만, 주로 1990년대 중반에서 2000년대 초반에 걸쳐 출생한 젊은 층으로 사회 초년병이거나 사회에 곧 입문할 예정인 세대를 일컫는다. 베이비붐 세대 이후 출생한 X세대와 Y세대의 뒤를 잇는 인구 집단으로서 영문 알파벳의 마지막 글자를 딴 표현이다.


이에 따라 대체로 1995년부터 2005년 사이에 태어난 세대를 Z세대로 분류하지만, Z세대의 끝을 어디까지로 정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통일된 의견이 없다. 우리나라의 경우 2018년 기준으로 1995~2005년에 출생한 Z세대 비중은 13.5%로 X세대(24.6%)나 Y세대(21.3%)에 미치지 못한다. 하지만 1995년 이후로 범위를 확대하면 X세대나 Y세대 비중보다 높은 26.2%로 추정된다.


Z세대는 자라 온 환경이나 부모 세대의 영향 등으로 이전 세대와 다른 특성을 보인다. 우선 유년기부터 디지털 환경에 노출돼 자라왔기 때문에 디지털 문화에 익숙하고, 이미 생산된 제품을 나눠 활용하는 공유경제에 대한 관심이 높다는 특징이 눈에 띈다. 공유경제는 재화나 서비스를 소유하기보다는 필요한 만큼만 소비하고 나머지는 필요한 사람에게 대여해 공유하는 개념의 경제 활동이다.


아울러 글로벌 외환위기와 금융위기 등으로 경제적 어려움을 경험한 부모 세대의 영향을 받아 과소비나 부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강한 것으로 평가된다. 우리나라의 연평균 경제성장률은 X세대와 Y세대의 출생연도 기간 중 각각 10.8%와 8.8%를 기록한 반면, Z세대의 경우 4.5%로 급락했다.


이밖에 친환경이나 사회적 가치 등 보다 나은 세상을 만드는 일에 관심이 높은 점도 Z세대의 특징으로 꼽힌다. 이와 관련된 기업이 생산하는 제품을 적극적으로 구매함으로서 자신의 지지 의사를 표시하는 식이다.


이런 차이점들로 인해 Z세대의 경제 활동 참여가 본격화하면 다양한 분야의 시장 변화가 예상된다. 먼저 공유경제 확산과 과소비 축소 등의 영향으로 소비시장 위축이 불가피할 것으로 점쳐진다. 이에 따라 해외 소비시장 진출 등 대응 방안을 적극 모색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금융권이 주목하는 부분은 Z세대와 기성세대 간의 마찰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는데 있다. 이런 측면이 잠재적으로 은행과 다른 금융권 간의 경쟁을 심화시키는 촉매제가 될 수 있다는 해석이다. Z세대의 경제활동 참여 확대로 공유경제가 확산되면 기득권을 보유한 기성세대와의 마찰이 염려되는데, 최근 타다와 기존 택시업계와의 갈등은 이런 측면을 엿볼 수 있는 대표적 사례로 거론된다.


금융사들은 이전 세대의 부채에 대해 갖고 있는 Z세대의 부정적 인식을 고려할 때, 가계 부문을 중심으로 한 국내 은행들의 전통적인 예대 마진 영업 위축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에 따라 은행 부문과 비(非)은행부문 간 비이자수익에 대한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2010년이후 국내 은행의 이자 수익 비중은 80~90%로 비이자수익 대비 압도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문제는 이 같은 경쟁이 과열 양상으로 치달을 경우 금융 시장 전반에 악영향이 예상된다는 점이다. 비이자수익을 둘러싼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금융사들이 고객 확보를 위해 고위험·고수익 투자를 과도하게 확대할 경우 대내외 충격에 대한 국내 금융시장의 취약성이 크게 늘어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박해식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향후 국내 경제의 주역인 Z세대의 활동이 본격화되면 현재 진행 중인 디지털 경제 중심의 4차 혁명이 가속화되는 것은 물론, 공유경제 확산 등에 따른 국내 소비시장 위축, 기성세대와의 갈등 심화, 은행과 비은행 부문 사이의 경쟁 격화 등의 환경 변화가 예상되므로 이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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