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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들 분노한 '인천공항 정규직 사태'에 정치권도 '시끌'


입력 2020.06.24 15:56 수정 2020.06.24 16:06        이슬기 기자 (seulkee@dailian.co.kr)

배준영 "도깨비방망이로 해결될 문제 아냐"

원희룡 "취준생 눈에는 명백한 새치기, 특혜"

조경태 "젊은이들, 분노 넘어 허탈감에 빠져"

윤상현 "취업기회 박탈하고 노노갈등만 남아"

지난 5월 13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도착장이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으로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자료사진)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지난 5월 13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도착장이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으로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자료사진)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인천공항공사가 보안 검색 노동자들 1900명을 직접 고용하기로 한 소식이 전해지며 취준생(취업준비생)을 중심으로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자 정치권에서도 정부를 향한 각종 비판이 터져나왔다.


△통합당 배준영 대변인은 24일 논평을 통해 "성탄절 선물 주듯 이뤄지는 정규직 전환은 근본적 해결책이 될 수 없다"며 "대통령의 취임사가 무색하게 기회가 평등하지도, 과정이 공정하지도, 결과가 정의롭지도 않다는 여론이 높다"고 지적했다.


배 대변인은 전체 비정규직 중 공공부문 종사자는 5%에 불과하다는 노동연구원의 연구 결과를 연급하며 "다수의 비정규직 종사자들에게 상대적 박탈감에 좌절하게 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사흘 만에 인천공항을 찾아 '임기 내에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zero) 시대를 열겠다'며 호언장담했고, 정부의 눈치를 봐야하는 공기업은 압박감을 느낄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며 "비정규직 문제는 이번처럼 도깨비방망이 두드리듯 대통령 말 한마디에 단숨에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고 비판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문제제를 제기했다. 그는 "2030 세대가 '인국공 사태'로 규정하며 분노하고 있다. 이번 인국공 사태는 젊은 취준생 눈에는 명백한 새치기, 명백한 특혜"라며 "분노의 핵심은 '공정하지 않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원 지사는 이번 정규직 전환의 목표는 정말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공정하고 정의롭게 보이려는 데에 있는 것이라며 "문재인 정권의 특징은 내 편은 한 없이 관대한 잣대로, 상대는 엄격한 잣대로 재면서도 공정한 척, 정의로운 척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인국공 사태는 젊은 취준생 눈에는 명백한 새치기, 명백한 특혜"라고 말했다.


△조경태 통합당 5선 의원도 "마치 사회적 가치실현을 위한 행동인 양 포장하고 있지만, 공정과 평등을 기대했던 수많은 젊은이들은 분노를 넘어 허탈감에 빠져 있다"며 "토익 만점이 아니면 서류 통과도 힘들다는 공항공사 취업을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공항공사 전체 정규직(1,400명)보다 많은 인원이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것을 보면서 우리 청년들은 무엇을 느끼겠느냐"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만약 인천공항공사에 1,900여명의 정규직을 뽑을 수 있는 여력이 있다면, 모든 청년들에게 공정한 기회를 드렸어야 한다"며 "'열심히 땀 흘리는 사람이 잘사는 세상'이라는 가치를 한순간에 무너뜨리는 문정권의 막가파식 정국운영 행태를 보면서 분노하는 국민과 젊은이들이 날로 늘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윤상현 무소속 의원도 인천공항공사의 정규직 전환은 즉각 철회돼야 한다고 했다. 그는 "비정규 노동자의 정규직 전환은 분명 환영할 일이지만 방법과 절차를 무시한 채 비정규직의 애환과 절규를 문재인 정부의 선전과 치적으로 포장한 것은 매우 잘못된 결정"이라고 말했다.


윤 의원은 "대통령의 공약은 지금 이 시간에도 고시원과 학원가에서 밤잠을 설쳐가며 취업에 매달려온 수십만 청년들의 꿈을 빼앗고 말았다"며 "성과를 내기 위한 청와대의 일방적 정규직 전환으로 결국 취준생의 취업 기회만 박탈하고 심각한 노노갈등만 남게 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통합당 비상대책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도 인천공항공사 정규직 전환에 대한 성토가 이어졌다.


△성일종 비대위원은 "공정과 정의를 외치며 기회는 평등할 것이라고 외친 세력들의 엽관제 제물이 왜 청년이어야 하나. 반칙 없는 새상은 어디로 갔느냐. 노량진 컵밥을 먹으면서 공시생을 위로한 퍼포먼스는 쇼였나"라며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정권의 욕심에 청년은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피해를 입는다. 이게 나라인가. 문재인 대통령의 한마디에 청년의 꿈이 날아갔다. 열심히 준비한 청년들은 어떻게 하나. 문 대통령은 답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재섭 비대위원도 "모든 공시생(공무원 시험 준비생)이 소리를 질렀을 것이다. 그 소리는 비명이었을 것"이라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이번 정권은 국민에게 문빠찬스를 쓰라고 요구하고 있다. 졸지에 호구가 된 청년은 허탈하다"고 말했다.


△하태경 의원은 아예 취업의 공정성 훼손을 막는 '로또취업방지법'을 발의하겠다고 나섰다. 하 의원은 "인천공항의 '묻지마 정규직화'는 대한민국의 공정 기둥을 무너뜨렸다. 노력하는 청년 가슴에 대못을 박았다"며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을 개정해신입·경력 채용 시 일반 국가공무원과 동일하게 엄격한 공정성이 지켜지도록 법률에 규정하겠다고 밝혔다.

이슬기 기자 (seulk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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