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현장 방문 및 관리 어려움 호소...수출 규제 이후 악화
"양국 상호입국제한 완화·관계개선 위해 적극 노력해야"
주일한국기업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한일 간 상호 입국제한 조치로 인해 비즈니스에 악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7월 일본 수출 규제 조치 이후 사업 환경이 악화됐다는 평가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25일 최근 실시한 ‘한일 간 입국 제한 및 관계 악화에 따른 비즈니스 영향 설문조사’를 통해 일본 진출 한국기업들의 95.7%가 사업에 악영향을 받고 있다면서 겪고 있는 다양한 피해사례들을 소개했다. 설문조사는 주일한국기업 339개사 중 94개사가 응해 응답률은 27.7%다.
설문조사에서 일본에서 사업을 하고 있는 대부분 주일한국기업들이 코로나19에 따른 한일 간 상호 입국제한 조치로 영업환경에 부정적 영향을 받고 있다고 응답했다. 95.7%가 부정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고 답했는데 매우 부정적이 42.5%, 다소 부정적이 53.2%를 기록했다.
비즈니스에 불편을 주는 분야로는 ‘사업현장 방문 및 관리의 어려움’이 44.9%로 가장 많았고 기존 거래처와 커뮤니케이션 곤란(13.5%)과 전문인력의 교류 어려움(13.5%) 등이 뒤를 이었다.
양국간 자유로운 왕래와 일상 속 대면접촉이 어려워지면서 일본 내 한국기업들이 일선 현장에서 애로를 호소하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답변이라고 전경련은 설명했다.
또 이번 조사에 응답한 기업 4곳 중 3곳(77%)은 지난해에 비해 올해 매출이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절대 다수인 99%의 기업이 하반기에도 상호 입국제한 조치가 지속된다면 비즈니스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해 한일 양국 간 입국제한 완화노력이 매우 시급함을 나타냈다.
양국간 출입국 제한 대응방안으로 ▲화상회의 등 온라인 커뮤니케이션 확대(38.3%) ▲현재로서는 특별한 대안이 없음(31.9%) ▲현지인력 활용 확대(20.2%) 등의 순으로 응답해 출입국 제한 상황에서 원활한 사업지속을 위한 대응방안이 마땅치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일한국기업 3곳 중 2곳 이상(69.1%)은 지난해 7월 한일 상호간 수출규제 이후 일본 내 비즈니스 환경이 이전과 비교해 악화(매우악화13.8%+다소악화55.3%)됐다고 답했다.
이는 ‘영향 없음’이라는 응답(30.9%)의 두 배 이상 되는 수치인데다 호전되었다는 답변은 아예 찾아 볼 수가 없어 수출규제가 현지진출 기업에도 매우 부정적 영향을 주고 있음을 나타냐고 있다고 전경련은 강조했다.
한일관계 악화에도 일본 사업을 유지하는 이유로는 ‘일본시장(수요)의 중요성’이라는 응답이 47.9%로 가장 높았고 ‘한일관계에도 불구하고 수익창출 가능’이 39.4%로 그 뒤를 이었다. 이는 당장의 양국관계 악화에도 불구 기업들은 일본시장의 장기적 중요성을 포기할 수 없다고 생각함을 나타내는 응답이라고 전경련은 설명했다.
특히 주일한국기업인들은 지금 상황에서 ‘기업인 입국제한 완화’가 가장 절실하다고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 일본 비즈니스 애로사항 개선을 위해서는 ‘중국과의 패스트트랙 수준으로 기업인의 입국제한 완화’가 필요하다는 응답이 43.6%로 가장 높았으며 ▲우호관계를 어렵게 하는 정치적 발언 및 보도 자제(30.9%) ▲한·일 간 수출규제 개선(10.6%) ▲한·일 간 물류·운송 등의 원활화(7.4%)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전경련은 "일본 정부가 베트남·태국·호주·뉴질랜드 기업인의 입국제한 조치를 완화할 예정"이라며 "이러한 상황에서 주일한국기업인들이 ‘한일간 상호입국 제한 완화’를 호소하고 있다는 점은 수출 및 국제경쟁력 관점에서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강조했다.
전경련은 이번 설문조사를 통해 코로나19 및 악화된 한일관계로 사업상 애로를 겪고 있는 국내 기업들이 많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에 전경련은 올해 하반기 주한일본대사를 초청한 회원기업 간담회를 준비하고 있고 일본 게이단련과 오는 11월 6일 아시아 역내 민간 경제단체들의 모임인 ‘아시아 비즈니스 서밋’을 개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김봉만 전경련 국제협력실장은 "코로나19에 따른 경제적 어려움 극복과 한일 간 화해 협력이 무엇보다 필요한 시점인 만큼 양국이 상호입국제한 완화와 관계개선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한다"며 "한일관계 악화에도 기업인들이 일본 사업을 유지하는 이유로 일본시장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경제계 차원에서도 원활한 사업지속을 위해 일본 경제계와 교류를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