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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코로나19 진정 이후에도 低인플레 지속"


입력 2020.06.25 15:00 수정 2020.06.25 14:22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경기침체에 그치지 않고 경제 구조에 큰 변화 불러올 것"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5일 오전 서울 중구 한은에서 열린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한국은행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이하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된 이후에도 상당 기간 저(低)인플레이션 현상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총재는 25일 서울 중구 한은에서 열린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코로나19의 전 세계적 확산은 단순히 경기침체를 초래하는 데 그치지 않고 경제주체의 행태와 경제 구조에 큰 변화를 불러올 것으로 예측된다"며 이 같이 밝혔다.


이날 한은은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0.3%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 0.4%보다 0.1%포인트 더 떨어진 수치다. 아울러 한은의 물가안정목표인 2.0%를 크게 하회하는 수치다.


이 총재는 "향후 코로나19의 확산이 진정되더라도 물가 흐름에 구조적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관측했다.


이에 대해 이 총재는 "역사적 경험에 비춰볼 때 가계와 기업은 대규모 감염병이나 경제위기를 겪은 후 미래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빚을 줄이고 저축을 늘리는 경향이 있다"며 "특히 위기상황에서 대규모 해고, 매출 급감을 경험할 경우 극단적 위험회피성향을 갖는 이른바 슈퍼세이버가 증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경우 해당 경제주체의 재무 건전성은 개선될 수 있으나 경제 전체적으로는 성장의 한 축이라 할 수 있는 소비와 투자의 회복이 더욱 더뎌지고 이는 다시 물가를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전했다.


또 "이번 사태를 계기로 온라인 구매나 배달서비스에 친숙하지 않던 분들도 원격서비스의 편리함을 경험하게 되면서 비대면 온라인 거래의 확산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며 "비대면 온라인 거래의 확산은 거래비용을 절감하고 업체 간 경쟁을 유도해 물가를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더불어 "감염병의 확산으로 생산차질을 경험한 기업들은 무인화나 자동화를 더욱 서두를 수 있다"며 "이로 인해 생산성이 개선되고 인건비가 절감되면서 물가 하방압력은 더욱 강화될 수 있다"고 봤다.


반면 이처럼 하방압력이 크기는 하지만, 한편으로는 물가를 높일 수 있는 요인들도 상존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총재는 "코로나19 위기에 대응해 미국, 유럽, 일본 등 주요국 정부와 중앙은행은 막대한 규모의 유동성을 공급하고 있다"며 "크게 확대된 유동성이 코로나19가 진정된 이후 억압됐던 소비의 회복과 결합될 경우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리쇼어링과 역내교역 강화, 인적교류 제한 등에 따른 기존의 글로벌 공급망 약화도 물가상승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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