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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역사상 가장 충격적인 트레이드는?


입력 2020.07.04 00:05 수정 2020.07.04 12:28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최동원-김시진 포함 트레이드가 가장 충격

쌍방울과 히어로즈발 현금트레이드도 화제

코로나19로 인해 한 달 여 늦게 개막한 2020시즌 KBO리그는 자연스레 7월말 마감이던 트레이드 기한도 8월 15일로 늦췄다.


벌써부터 벌어지는 상, 하위권 팀들의 격차로 자연스레 관심이 쏠리는 곳이 바로 트레이드 시장이다.


KBO리그는 선수 이동이 활발한 메이저리그와 달리 트레이드에 다소 소극적이지만 이것도 이제는 옛말이다. 선수 입장에서는 새로운 기회의 장이며, 구단들 역시 부족했던 부분을 보강할 수 있는 곳이 바로 트레이드 시장이다.


상위권에 위치해 벌써부터 가을 야구를 준비해야 하는 팀들은 우승이라는 한 가지 목표를 위해 약점을 메워야 한다. 반면, 하위권을 전전하는 팀들은 주력 선수를 내주고 유망주를 받아와 내년 시즌을 대비할 수도 있다. 특히 올 시즌에는 신인지명권 거래가 가능해져 트레이드 시도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점쳐진다.


야구팬들을 깜짝 놀라게 할 대형 트레이드가 이뤄질지도 관심사다. 실제로 일부 구단들 사이에서는 즉시 전력감을 넘어 판세를 뒤흔들 특급 선수의 트레이드 루머가 돌고 있다. 과연 올 시즌에는 트레이드 역사에 획을 그을 선수 거래가 성사될 수 있을까.


롯데는 한국시리즈 우승을 안긴 최동원을 삼성에 넘겼다. ⓒ 롯데 자이언츠 롯데는 한국시리즈 우승을 안긴 최동원을 삼성에 넘겼다. ⓒ 롯데 자이언츠

1988년 11월 최동원↔김시진 포함 4:3 트레이드


아직까지 회자되는 KBO리그 역대 최대 규모의 트레이드다.


매 시즌 연봉 협상 과정에서 구단과 마찰을 일으켰던 최동원은 선수협 결성을 주도했다는 이유로 트레이드를 당하게 된다. 1984년 27승과 함께 한국시리즈 4승을 따내며 롯데에 첫 우승을 안긴 공로를 감안하면 너무도 허무한 결별이었다.


최동원과 트레이드 카드를 맞추기 위해 삼성이 내준 선수는 바로 에이스 김시진. 결과적으로 세간을 놀라게 했던 이 트레이드는 두 선수 모두에게 불행으로 귀결됐다. 최동원은 삼성 이적 후 2년간 고작 7승만 거둔 뒤 은퇴했고, 김시진도 4년간 13승에 그치면서 현역 유니폼을 벗었다.


이때 4:3 트레이드의 후속편이 있었으니 롯데와 삼성은 바로 한 달 뒤 김용철과 이문한↔장효조와 장태수의 트레이드를 성사시켰다. 사실상 11명의 선수들을 주고받는 초대형 거래였다. 이름값이 어마어마했던 선수들의 트레이드가 지금 이뤄졌다면 팬들의 반응이 어떨지, 짐작조차가지 않을 정도다.



1997년~1999년 쌍방울발 현금 트레이드


완벽한 전력을 구축하고팠던 현대 유니콘스는 엄청난 자금력을 앞세웠고, 당시 특급으로 진화 중인 포수 박경완을 얻고자 했다. 1997년 11월 트레이드가 성사됐고 박경완 1명을 얻기 위해 현대가 내민 카드는 김형남, 이근엽+현금 9억 원이었다.


하지만 이 트레이드는 시작에 불과했다. 사실상 트레이드의 주체는 현대가 아닌 모기업의 자금난을 겪던 쌍방울이었기 때문이다.


쌍방울은 이듬해 7월 다시 한 번 현대와 거래한다. 당대 최고의 마무리 투수였던 조규제를 내준 쌍방울은 현대로부터 가내영, 박정현, 현금 10억 원을 받았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시즌이 끝난 1998년 12월에는 쌍방울 최고의 선수였던 김기태가 김현욱과 함께 삼성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쌍방울이 받은 대가는 이번에도 현금(20억 원)이었고 이계성과 양용모가 구색을 맞추기 위해 트레이드 블록에 이름을 올렸다.


쌍방울은 해체되기 마지막까지도 현금 확보에 주력했다. 1999년 11월, 더 이상 내줄 선수가 없어보였으나 신인 지명권(2000년 2차 1라운드) 카드가 있었고, 이를 앞세워 현대로부터 현금 5억 원을 받았다. 그리고 KBO는 이를 계기로 신인 지명권 양도를 금지한다.


양준혁은 해태, LG를 거친 뒤 다시 삼성으로 돌아갔다. ⓒ 연합뉴스 양준혁은 해태, LG를 거친 뒤 다시 삼성으로 돌아갔다. ⓒ 연합뉴스

1998년 12월, 양준혁↔임창용 포함 3:1 트레이드


특급 유망주 투수를 보유하고 싶었던 삼성, 자금난에 허덕이던 해태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며 성사된 트레이드다.


삼성은 임창용을 얻기 위해 프랜차이즈 스타이자 리그의 지배자 중 하나였던 양준혁을 내준데 이어 곽채진, 황두성에 현금 20억 원까지 얹었다.


고향팀 삼성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던 양준혁은 은퇴하겠다며 극심하게 반발했으나 어쩔 수 없는 노릇이었다. 양준혁은 해태에 가서도 특급 성적을 찍었고 4년 뒤 다시 삼성으로 돌아와 전설이 됐다.



2009년 4월 김상현 포함 2:1 트레이드


앞서 3루수 정성훈을 영입한 LG는 2군서 펄펄 날다 1군에만 올라오면 기를 못 펴는 김상현을 처리하기로 한다. 이에 LG는 김상현과 박기남을 내줬고 KIA로부터 투수 강철민을 받았다. 이때까지만 해도 LG의 승리가 점쳐졌다.


이 트레이드가 역사적인 이유는 바로 김상현 때문이다. 김상현은 KIA 유니폼을 입자마자 전혀 다른 선수가 됐고 그해 팀을 우승까지 이끄는 괴력을 발휘했다. MVP는 당연했고 희대의 신데렐라 스토리는 전설로 남았다.



2009년 11월 히어로즈발 현금 트레이드


모기업 체제가 아니었던 히어로즈는 각각 LG, 두산, 삼성과 현금트레이드를 단행한다. 당시 팀의 주축이었던 이택근, 이현승, 장원삼이 팀을 떠났고, 대가가 상당했다.


장원삼은 20억 원+박성훈과 김상수, 이택근은 25억 원+박영복과 강병우, 이현승은 10억 원+금민철의 가치로 매겨졌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히어로즈는 2010시즌 개막 직전 마일영을 한화에 내주며 3억 원+마정길의 조건으로 한화로 갔고, 2010시즌 중에는 황재균, 그리고 시즌 후에는 고원준이 나란히 롯데로 이적했다. 롯데와의 트레이드에서는 현금 거래가 없었다고 발표됐지만 이를 그대로 믿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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