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티머스 사태' 예상 피해액만 5000억원 대, 대규모 피해 양산 우려 나와
사태 핵심 인물 이혁진 전 대표, 文대통령·조국·박원순·임종석 등과 두터운 친분
지난 2018년 3월 22일, 70억원대 횡령·강간치상 혐의 수사 진행 중 해외 도피
도피한 당일 文대통령 베트남 순방 현장 나타난 정황 드러나 논란 빚어져
예상 피해액이 5000억원대, 피해자가 1000여명에 달하는 등 대규모 피해 양산이 우려되고 있는 '옵티머스 자산운용 펀드환매 중단사태'의 중심에 있는 이혁진 전 옵티머스 자산운용 대표의 해외 도피 과정서 의구심을 자아내는 행보가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다. 야권은 이 전 대표와 현 정권 실세들 사이의 친분 관계에 주목하며 실체 파악을 위한 총력전에 돌입했다.
'옵티머스 자산운용 펀드환매 중단사태'는 사모펀드가 투자자들에게 부실 채권을 우량 채권이라 속여 투자를 유도한 뒤 돈을 빼돌렸다는 의혹을 받는 사건이다. 금융당국은 이들이 펀드 명세서 등을 조작해 투자자들을 속이고, 환매 시점이 되자 돌연 불투명한 사유로 환매를 연기하며 자금을 빼돌린 것으로 보고 수사에 착수한 상황이다.
논란이 된 부분은 현재 해외 도피 중인 이혁진 전 대표의 행적이다. 그가 지난 2018년 3월 22일 옵티머스 사태와는 별개의 70억원대 횡령 혐의로 재판을 받던 중 해외로 출국한 과정을 두고 문제를 제기하는 목소리가 나온 것이다. 당시 이 전 대표는 횡령 혐의 이외에 강간치상과 각종 폭행 혐의로 상고심을 앞두고 있던 상황이었다.
'민주주의를 위한 변호사모임(이하 민변)' 소속 권경애 변호사는 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전 대표는 강간치상 혐의로 앞선 2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이런 자가 출국한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에 더해 이 전 대표의 출국 후 행보도 논란을 야기했다. 이 전 대표가 2018년 3월 22일 출국한 당일 문재인 대통령의 베트남 순방 현장에 모습을 드러냈다는 정황 증거가 제기된 것이다. 최근 언론에 공개된 한 장의 사진에는 이 전 대표가 박항서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과 포즈를 취하고 있는 모습이 포착돼 있다. 사진 속 박항서 감독의 옷차림은 같은 날 문재인 대통령과의 만찬 자리에서 보였던 옷차림과 일치한다.
김웅 "어떻게 이런 중죄 지은 사람이 대통령 행사장 나타날 수 있었는가"
성일종 "모든 진상 밝혀져야" 진중권 "대통령 순방에 딸려 도피시킨 모양"
이날 '사모펀드 비리방지 및 피해구제 특별위원회'를 출범하고 본격적인 대책 마련에 들어간 통합당도 이 점을 지적하며 맹공에 나섰다.
특위 위원으로 위촉된 부장검사 출신 김웅 의원은 "수십억의 횡령 사건을 저지른 이혁진이 지난 2018년 3월 18일에 귀국하고 다음 날 수원지검에서 수사를 받았다. 이렇게 고액을 횡령하고 다른 폭행 사건과 연루됐는데도 이 전 대표에게 출국금지는 이뤄지지 않았고 22일에 출국한 뒤로 우리나라에 다시 돌아오지 않은 상태"라며 "문제는 22일 이 전 대표가 문 대통령의 순방장소였던 베트남 모 호텔에 모습을 보인 것이다. 어떻게 이런 중죄를 지은 사람이 대통령의 행사장에 나타날 수 있었는지 검찰과 법무부는 밝혀달라"고 촉구했다.
앞서 성일종 비상대책위원도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어떻게 성범죄와 횡령 혐의에 연관돼 있는 피의자가 대통령 수행명단에 포함됐는지 밝히고, 민간기를 이용했는지 대통령 전용기에 탑승했는지도 밝혀야 할 대목이다"며 "또 어떻게 이런 범죄자가 유유하게 해외 도피를 할 수 있었는지에 대해 모든 진상이 밝혀져야 한다. 당국은 이 부분에 대해 명확하게 설명해주길 바란다"고 꼬집었다.
주호영 "이혁진, 정권 핵심실세 교류 정황…권력형 비리 될 확률 높아"
유의동 사모펀드 특위 위원장 "1차적으로 피해자 구제 최선 다할 것
뜬소문으로 치부하기엔 낯익은 이름이 자꾸 들려오는 것에 주목한다"
통합당은 이혁진 전 대표가 정권 핵심 실세들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한 데 있어 이 사태가 '대규모 권력형 게이트'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실체 파악 및 피해자 구제에 총력을 가한다는 복안이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 전 대표가 민주당 전략공천으로 출마한 경력이 있고 문 대통령의 행사에 참여한 내용도 있다"며 "정권 핵심실세와 긴밀히 교류한 정황이 있어서 이것이 권력형 비리가 될 확률이 높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사모펀드 특위 위원장을 맡은 유의동 의원은 "1차적으로 피해자를 구제하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단순한 금융사고 혹은 금융사기인 줄 알았던 이 사건에서 낯익은 이름이 자꾸 들려오는 것에 주목한다. 뜬소문으로 치부하기에는 현 정권과 집권여당의 인사들 이름이 집중 거론되는데, 이 부분에 대해 당과 특위 위원들의 모든 역량을 총동원해서 면밀하게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