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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기획┃시니어의 반란①] 문화콘텐츠 전면에 나선 ‘오팔’ 세대들


입력 2020.07.15 13:47 수정 2020.07.15 17:32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모델 김칠두부터 밀라논나 장명숙까지 시니어 스타 배출

'꼰대인턴' '가족입니다' 등 세대간 소통 다룬 드라마 제작

ⓒJTBC, tvN, KBS ⓒJTBC, tvN, KBS

정부발표에 따르면 한국은 2025년쯤 고령인구의 비율이 20%를 넘어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특히 소비와 여가를 즐기는 활동적 고령자가 증가되면서 시니어 시프트(senior shift, 고령화의 영향으로 정치·경제·사회·문화 따위의 중심이 고령층으로 이동하는 현상), 욜드(Young Old, 1946~1963년 태어난 베이비붐 세대가 주도하는 젊은 노인층), 액티브 시니어(Active Senior, 소비생활과 여가생활을 즐기며 사회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50~60대 세대), 실버서퍼(Silver Surfer, 인터넷·스마트폰 등 스마트기기를 능숙하게 조작하는 고령층), 오팔세대(OPAL, Old People with Active Life의 약자, 경제력을 갖춘 5060세대를 일컫는 말) 등의 신조어가 생겨나고 있다.


실버세대들은 문화 콘텐츠 시장도 적극적으로 파고들고 있다. 그간 시니어 세대는 문화 콘텐츠의 주변부에 머물렀지만, 이제는 이야기를 전면부에 나서거나 스스로 콘텐츠를 만들어 나가면서 전면에 나서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표한 ‘2019년 콘텐츠 전망’에서도 ‘노인’을 주요 키워드로 꼽았는데 꾸준히 이런 추세가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30년 가까이 식당을 운영하다 뒤늦게 시니어 모델로 데뷔한 김칠두는 각종 CF를 비롯해 서울패션위크 등 유명 패션쇼에서 활약하고 있다. 또 MBC에브리원 ‘비디오스타’, JTBC ‘정산회담’, SBS ‘가로채널’, KBS ‘개그콘서트’의 ‘셀럽언니’ 코너에 출연하는 등 방송가를 누비고 있다.


유튜브를 통해 주목을 받은 시니어 세대도 많다. ‘시니어계 BTS’로 불리는 박말례 할머니는 구독자수만 133만명에 달한다. 지난 2018년에는 구글과 유튜브 CEO가 그녀의 채널에 직접 출연할 만큼 영향력이 대단하다. 뿐만 아니라 예능과 CF 출연 요청은 물론, 영화와 드라마 등에서도 협업 1순위로 꼽히고 있다.


이밖에도 유튜브 채널 ‘차산선생 법률상식’을 운영하는 박일환 전 대법관, 한국 최초의 밀라노 유학생 출신으로 ‘밀라논나’ 채널을 통해 패션 노하우를 전수하는 장명숙 등이 세대를 불문한 구독자들을 불러 모으면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MBC, tvN ⓒMBC, tvN

시니어에 대한 뜨거운 반응이 이어지면서 방송가에서도 적극 시니어 모시기에 돌입했다. 앞서 ‘꽃보다 할배’ ‘꽃보다 누나’ 등 시니어의 여행기를 담는 예능프로그램들이 만들어졌고, 최근에는 ‘도시어부’ ‘미운우리새끼’ 등 시니어의 출연이 잦아졌다. 뿐만 아니라 지난 2일부터 E채널에서는 중장년층 찐어른들의 사랑을 ‘재개발’해주는 미팅 프로그램 ‘찐어른 미팅: 사랑의 재개발’이 방송되고 있다. 이밖에도 KBS2 ‘박원숙의 같이 삽시다’, JTBC ‘1호가 될 순 없어’ 등도 중장년층 스타들이 출연하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드라마 속에서 시니어 활용에도 변화의 움직임이 보이고 있다. 기존 드라마에서는 시니어를 ‘주인공의 부모’ 등 주변 인물로 다루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특히 심지어 주요 시청층의 연령대가 높은 일일드라마, 주말드라마에서도 시니어 배우들 중심의 이야기 전개를 찾긴 매우 힘들었다. 하지만 최근 몇몇 드라마들은 시니어 배우를 이야기의 전면에 내세워 젊은 층과의 ‘소통’으로 무게를 옮기는 모양새다.


지난 1일 종영한 MBC ‘꼰대인턴’은 최악의 꼰대 부장을 부하직원으로 맞게 된 남자의 통쾌한 갑을체인지 복수극이자 시니어 인턴의 잔혹 일터 사수기를 그린 코믹 오피스물이다. 극중 김응수가 시니어 인턴으로 등장해 젊은 직원들과 함께 일하며 부딪히는 과정을 통해 최후에는 서로를 이해하고 공감하는 훈훈한 끝을 맺었다.


인기리에 방영 중인 tvN 월화드라마 ‘(아는 건 별로 없지만) 가족입니다’는 가족 같은 타인과, 타인 같은 가족의 오해와 이해에 관한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물론 청춘남녀, 젊은 부부 등의 이야기도 다루고 있지만 중심축은 시니어(정진영, 원미경) 배우들이 맡고 있다. 이 노부부의 이야기를 뿌리에 두고, 자연스럽게 그들의 자녀들의 이야기가 가지가 되어 풍성한 스토리 라인을 만들어내고 있다.


한 방송 작가는 “드라마는 그 때의 시대상을 담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기본적으로 시청자들의 공감을 사야하기 때문이다. 조금 자극적이긴 하지만 최근 드라마에서 ‘이혼’ ‘폭력’ 등이 소재로 많이 나오는 것도 요즘 사회적인 분위기를 반영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시니어 배우들이 드라마의 이야기 축이 되는 것도 마찬가지다.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젊은 세대들과의 소통의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이를 드라마에 극적인 소재로 사용하면 젊은 층과 고령층의 공감을 살 수 있다. 즉 시청층이 확대되는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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