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FDI 76억6000만 달러...2012년 이후 최저치
산업부 "코로나19 여파로 위축...영향권 이제 시작"
올해 상반기 우리나라 외국인직접투자(FDI)가 7년 만에 최악의 실적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겹치면서 하락폭이 커진 셈이다.
15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020년 상반기 외국인직접투자 동향’에 따르면 신고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4% 감소한 76억6000만 달러, 도착기준은 23.9% 감소한 47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12년 상반기 71억1000만 달러를 기록한 이래 8년 만에 최저치다. 2012년 당시 71억1000만 달러는 상승세의 변곡점이었다. 2011년 53억6000만 달러에 그쳤던 FDI가 18억 달러 가까이 껑충 뛰면서 DFI 투자 100억 달러 시대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
그러나 올해 상반기 70억 달러대 FDI는 상황이 다르다. 코로나19 영향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전체적으로 하락세가 심상치 않다. 지난 2018년 상반기 157억5000만 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던 FDI는 지난해 98억7000만 달러로 주저 앉았다. 그렇기 때문에 올해 상반기 FDI 실적 하락폭이 더 크게 느껴지고 있다.
산업부는 “코로나19로 인한 국경간 이동 제한, 불확실성 증대 등으로 글로벌 FDI가 감소한 가운데 우리 FDI도 본격적인 영향을 받기 시작했다”고 전제한 뒤 “그러나 감소폭은 미국·일본 등 주요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라고 분석했다.
문제는 FDI 감소가 이제 시작점이라는 것이다. 코로나19가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면서 FDI는 계속 줄어들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글로벌 FDI의 지속적인 감소도 부정적 요소로 꼽힌다.
실제로 올해 글로벌 FDI는 감소가 불가피하다. 국제연합무역개발협의회(UNCTAD)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올해 전 세계 FDI는 지난해 1조5400억 달러 대비 40% 감소한 1조 달러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지난 3월 초 예상했던 5~15% 감소율보다 35~25%p 가량 상승한 수치다.
이처럼 FDI 하락이 우려되자 정부는 비대면(Untact),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 시대에 대응해 온라인 플랫폼 기반 전자상거래, 온라인 교육, 재택근무 관련 투자와 이를 지원하는 물류센터, 클라우드 서비스 등 투자 유치에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또 코로나19 확산에도 불구하고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IT, 생산기술 혁신 등 첨단기술을 활용한 신산업에 대한 투자 증가도 주목하고 있다. 전체 FDI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증가 추세다. 4차 산업과 관련된 신고금액 및 비중은 지난해 상반기 37억6000만 달러(38.1%)에서 올해 상반기 38억1000만 달러(49.7%)로 상승세다.
제조업 분야는 인공지능·빅데이터 등 ICT와 접목한 의약·의료기기 관련 국내 유망 스타트업 기업에 대한 투자와 반도체·이차전지 등 전기·전자 분야가 눈에 띈다.
이밖에 서비스업은 게임·방송·전자상거래 이용 증가에 따른 새로운 플랫폼 서비스 등 정보통신 관련 투자와 바이오·전기전자 등 첨단산업분야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가 지속되는 추세다.
한편 정부는 최근 발표한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전략과 연계해 FDI를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또한 언텍트 수요 확대에 따라 성장 가능성이 큰 전자상거래, 디지털기기, DNA 등 관련 분야에 대한 투자유치 활동을 강화할 방침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다양한 국내·외 첨단산업 분야 투자를 범부처적으로 지원하는 첨단투자지구를 신설해 세계적인 첨단산업 클러스터로 육성하겠다”며 “첨단산업 투자에 대해 지원하는 현금지원 제도를 개편해 지원한도를 확대하고 국비보조율을 상항하는 등 인센티브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