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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폭 줄인 정유주, 목표가·주가 괴리도 좁힐까


입력 2020.07.31 05:00 수정 2020.07.31 05:16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전분기 대비 손실폭 83%↓...증권사 평균 목표가는 12% 밑돌아

“2차전지·자회사 상장, 크래커 투자 긍정적...하반기 전망은 아직”

정유업계가 2분기 영업손실폭을 크게 줄이면서 주가도 상승 탄력을 받을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모인다.ⓒSK이노베이션 정유업계가 2분기 영업손실폭을 크게 줄이면서 주가도 상승 탄력을 받을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모인다.ⓒSK이노베이션

올해 1분기 최악의 실적을 낸 정유업계가 2분기 손실폭을 대폭 줄이면서 주가도 회복세를 보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업황이 바닥을 통과하고 있는 가운데 속도가 늦어질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중국의 석유제품 공급과잉도 여전히 우려되는 부분이다. 다만 추가적인 국제유가 상승 가능성과 함께 2차전지 사업·투자 프로젝트 등이 주가 재평가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기대했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SK이노베이션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전장 대비 3500원(-2.67%) 내린 12만75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에쓰오일은 200원(-0.32%) 떨어진 6만1500원으로 마감했다.


SK이노베이션은 올해 2분기 439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고 지난 29일 공시했다. 이에 앞서 에쓰오일은 지난 24일 1643억원의 영업손실을 봤다고 밝혔다. GS칼텍스도 사정이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감소한 석유 수요 부진이 여전한 탓이다. 이중 현대오일뱅크가 132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며 유일하게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그러나 SK이노베이션과 에쓰오일 모두 기업 전 분기보다는 실적이 회복된 상태다. 에쓰오일은 1분기 1조73억원의 적자를 낸 것과 비교해 손실 규모가 83.% 줄었고 SK이노베이션도 1분기 1조7752억원 적자에서 손실폭을 75% 가량 줄였다. 이들 기업은 국제 유가가 상승하면서 재고 관련 손실이 줄어든 효과 등을 봤다고 설명했다. 중동 원유 공식판매가격(OSP)도 하락해 수익성이 개선됐다.


다만 여전히 적자의 늪을 벗어나지 못하며 주가는 약세 흐름을 보이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재 증권사들이 평균적으로 제시한 SK이노베이션의 목표가는 14만5500원으로 실제 주가를 12% 웃도는 수준이다. 에쓰오일의 평균 목표가는 8만1842원으로, 6만원대인 실제 주가보다 24.9% 높다.


증권사들은 1개월 전보다 SK이노베이션 목표가(13만2727원)는 9.6% 상향 조정했고 에쓰오일(8만5316원)은 4.1% 내려잡았다. 부진한 석유화학 업황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SK이노베션은 2차전지 사업을 함께 영위하고 있는 점이 유리하게 작용했다. 석유화학 업황은 바닥을 지나 회복 국면에 있지만 코로나19 재확산 우려로 그 속도가 더뎌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진명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2분기를 저점으로 휘발유, 경유 등 제품과 스팟 정제마진은 회복 국면에 있지만 속도는 더딘 상황”이라며 “그럼에도 전면적 락다운 재개 가능성은 낮고 경기 회복에 따른 석유 수요 등으로 추가적인 유가 상승도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이 연구원은 “정유주 주가는 유가와 마진이 동시에 개선되는 국면에서 상승폭이 커 현재 매수 전략이 유효한 시점”이라고 판단했다.


SK이노베이션의 경우, 고성장하는 전기차(EV) 시장에서 공격적인 증설을 통해 2차전지 사업 모멘텀이 점차 부각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SK이노베이션의 업사이드 여력은 아직 충분하다”고 짚었다.


분리막 자회사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의 상장 계획도 주목된다. SK이노베이션은 이르면 내년 상반기 중 SKIET 상장을 완료, SK이노베이션의 재무구조 개선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원민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상장을 앞두고 있는 SKIET의 사업가치는 보수적인 관점에서 산정해 봤을 때 5~6조원으로 추정한다”며 “서서히 사업가치를 SK이노베이션 주가에 반영해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에쓰오일의 경우 사측이 진행하는 석유화학 투자 프로젝트가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에쓰오일은 2023년까지 수조원을 들여 스팀 크래커와 올레핀 다운스트림 시설을 짓는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노우호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에쓰오일은 현재 석유화학 크래커 최종 투자 의사 결정을 앞두고 있다”면서 “크래커 가동으로 정유-석유화학 용합의 흐름에서 성장·수익성 확보가 가능한 점이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코로나19에 따른 수요 절벽으로 중국의 석유제품 공급과잉이 지속되면서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는 의견도 맞서고 있다. 미국 정제설비 가동률은 70%대에 머무르고 있는 반면, 석유제품 재고는 6년 밴드 상단을 상회하는 상황이다.


윤지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석유제품 공급과잉은 현재 진행형”이라며 “하반기로 갈수록 중국의 석유제품 순수출 확대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적어도 하반기까지 보수적 관점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김정현 교보증권 연구원도 “수요 회복이 예상되지만 중국발 공급 부담이 크다. 2분기 잉여 석유제품 수요를 흡수했던 중국은 현재 재고 수준이 매우 높아 3분기부터 수출을 크게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아직은 인내가 필요한 구간”이라고 조언했다.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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