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혁 “국내 업체 간 경쟁 심화…제휴·협력 필요”
업체간 온도 차 여전…웨이브 ‘적극’ 티빙 ‘미온적’
넷플릭스에 잠식당한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장 대응을 위해 지속적으로 제기돼 온 토종 OTT 통합론이 공론화 되기 시작했다.
정부까지 나서서 국내 업체간 과도한 경쟁을 경쟁력 약화 요인으로 지적하고 생존을 위해 적극적으로 협력해야 한다고 독려하는 형국이지만 업체간 온도차로 불확실성이 여전해 귀추가 주목된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넷플릭스 등 글로벌 OTT 서비스 영향력 확대 속에서 국내 업체들이 뭉쳐서 이에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도 전날 웨이브·티빙·시즌·왓차 등 4개 국내 OTT 사업자와 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이러한 점을 강조했다.
한 위원장은 “넷플릭스 등 글로벌 서비스 영향력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으나 국내 OTT는 상호 경쟁으로 해외서비스와 경쟁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정작 K-콘텐츠는 넷플릭스 등 글로벌 OTT에 플랫폼을 의존하고 있어 해외 진출에 한계가 있다는 설명이다. 따라서 국내 OTT만의 독자적인 플랫폼 구축이 필요하다고 지적하면서 업체들간 상호 협력을 강조했다.
그는 “OTT 경쟁력 강화를 위해 현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글로벌 OTT에 대응하는 국내 사업자 간 제휴와 협력”이라며 “OTT와 레거시 미디어의 상생, 발전을 통해 미디어산업 전체의 국내 경쟁력을 확보하고 이를 기반으로 세계에 진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내 업체들간 온도 차는 여전해 업체들이 힙을 합해 외국 업체와 경쟁하는 그림이 그려지는 겻은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다. 각 업체들이 해외 업체 독식에 대한 위기의식은 공유하고 있지만 서로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K-콘텐츠를 한 그릇에 담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OTT 통합론은 지난해 지상파 3사와 SK텔레콤이 통합 OTT ‘웨이브’를 출범한 지난해부터 지속 거론되기 시작했다. CJ ENM과 JTBC 콘텐츠가 빠지면서 경쟁력이 약해졌기 때문이다.
위기감을 느낀 SK텔레콤이 토종 OTT끼리 힘을 합쳐야 한다고 호소했지만 결국 통합 없이 CJ ENM과 JTBC는 OTT 합작법인 ‘티빙’을 출범하기로 했다. OTT 통합론이 다시 불거진 현재도 합작법인 출범에 집중하는 것이 급선무라는 입장이다.
양지을 티빙 부사장은 전날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국내 OTT끼리) 같이 할 수 있는 게 있으면 하는 거고 이해관계가 안 맞으면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한다”며 “구체적으로 생각하지 않고 있다”라고 미온적인 태도를 보였다.
지상파 3사와 CJ ENM과 JTBC 등 국내 방송사 5개사가 ‘통합 방송 월정액 상품’을 준비 중이지만 결국 통합 없이 플랫폼별로 제공하는 서비스에 차이가 있을 경우 넷플릭스로 돌아선 국내 이용자들의 마음을 돌리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사업자들도 넷플릭스와 유튜브 등에 대적할 방안이 필요하다는 데는 공감하고 있지만 이해관계가 달라 구체적인 협의를 해 나가는 것을 어려워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어 “전날 간담회에서도 통합보다 정부 지원 정책 위주로 논의가 오간 것을 보면 당분간은 독자 노선을 걸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