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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일대일'도 거절한 문대통령, 김종인 제안 수용할까


입력 2020.08.19 04:00 수정 2020.08.19 05:09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靑 "허심탄회하게 협의"…단독 회담 수용 여부 즉답 피해

金 "일방적 얘기 관심 없어"…野 '협치' 진정성 의문 제기

문재인 대통령이 7월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제21대 국회 개원연설을 끝낸 후 국회의장 접견실에서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의 '단독 회담' 제안을 수용할까. 청와대와 통합당 모두 "대화를 원한다"는 입장이지만, 회담 조건에 대한 이견은 여전하다.


최재성 청와대 정무수석은 18일 "김 위원장께서 '어려운 시기에 국민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노력을 해야겠다는 진심을 가지고 대통령과의 대화를 할 수 있다'고 입장을 밝히신 것은 매우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형식과 내용에 대해서는 허심탄회하게 협의에 바로 착수를 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청와대와 통합당은 대통령 회동의 형식 및 제안 과정 등을 놓고 '핑퐁게임'을 벌여왔다. 이후 김 위원장이 이날 오전 언론 인터뷰에서 △1대 1 회담 △구체적인 의제 설정 △결과물 도출 등 세가지를 전제로 문 대통령과 만날 수 있다며 사실상 한 발 물러섰고, 청와대가 화답하는 모양새가 됐다.


하지만 정가에는 실제 만남으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통합당이 최 수석의 발표에 대해 여전히 불편한 기색을 보이고 있어서다. 김 위원장은 "일방적으로 하는 얘기에 대해선 별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청와대가 해당 내용을 브리핑하기 전 통합당과 의견을 조율하지 않았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느닷없이 이렇게 얘기를 하고 이랬던 사안은 아니다"라며 지속적인 협의가 있었음을 강조했다.


특히 청와대가 김 위원장의 조건 중 하나인 '단독 회담'에 대한 수용 여부를 명확히 하지 않았다는 점도 회동 가능성을 낮춘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관련하여 "대표 회담을 해왔던 전례들도 있고, 또 다른 정당의 입장들도 있다. 포함해서 격의 없이 형식과 내용을 이야기를 나누겠다는 그런 취지로 해석하시면 되겠다"고 즉답을 피했다.


문 대통령은 그간 '5당 대표 회동 후 1대 1 회동'이라는 조건부 수용 외에 단독 회담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왔다.


이 때문에 통합당은 문 대통령의 '협치'에 관한 진정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문 대통령의 제안은 정부 여당의 실정을 만회하려는 포석으로, 진정한 협치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지 않다는 주장이다. 지지율이 상승하고 있는 상황에서 문 대통령과 청와대의 일방적인 제안에 끌려가지 않겠다는 의지다.


배준영 통합당 대변인은 이날 대구에서 기자들과 만나 "진짜 통합당을 만나려고 하는 것이라면 물밑에서 진행해야 하는 것이지 마이크에 대고 청와대에서 발표하는 것을 보면 정략적으로 이용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단독 회담 조건을 수용하더라도 김 위원장의 '결과물' 조건으로 인해 회담 성사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당장 부동산 정책에 대한 문 대통령과 통합당의 입장은 극명히 갈린다. 한편 문 대통령은 지난달 16일 국회 개원식 후 여야 지도부를 만난 자리에서 "각 당 대표를 청와대에 모실 기회를 기다리고 있다"며 "형식을 가리지 않고 적극적으로 소통해 협치에 노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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