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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찍고 홍콩, 일본, 독일까지"…원정개미 거침없는 주식 직구


입력 2020.08.26 05:00 수정 2020.08.25 22:27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8개월 간 해외주식 총 매수액 67조원…지난 한 해 25조원 대비 161% 폭증

홍콩·일본·독일 투자 각각 80%, 45%, 74%↑…"나홀로 위험부담 주의해야"

국내 개인투자자의 해외주식 매수액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가운데, 투자 보폭이 홍콩, 일본, 독일 등으로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각에서는 코로나19 불안과 정보 비대칭성이 뚜렷한 만큼 투자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연합뉴스 국내 개인투자자의 해외주식 매수액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가운데, 투자 보폭이 홍콩, 일본, 독일 등으로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각에서는 코로나19 불안과 정보 비대칭성이 뚜렷한 만큼 투자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연합뉴스

개인투자자들이 홍콩, 일본, 독일 등 다른 나라 주식까지 역대 최대 규모로 매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월 국내증시 폭락장을 떠받친 동학개미들이 보폭을 해외주식으로 넓히면서 본격 영역확장에 나선 것이다. 일각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한 증시불안정성과 정보 비대칭성이 여전한 만큼 해외주식투자를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26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달 21일까지 국내투자자가 매수한 해외주식은 총 568억4076만 달러(67조4756억원)로 집계됐다. 지난해 연간 매수액인 217억4826만 달러(25조8173억원)보다 161.3%(350억9250만 달러) 급증한 규모다.


해외주식투자의 가파른 상승세를 이끈 건 미국이다. 이번 달 21일까지 국내투자자는 490억2030만 달러(58조1625억원) 규모의 미국 주식을 사들였다. 지난 한 해 동안 사들인 166억3583만 달러(19조7384억원) 대비 194.6%(323억8447만 달러) 폭증한 수치다.


거침없는 원정개미의 행보는 미국에 그치지 않았다.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증시부양 정책과 경제회복에 대한 기대로 올해 8개월 동안 국내투자자는 홍콩주식을 41억4439만 달러(4조9297억원)어치 사들였다. 지난 한 해 전체 매수금액인 22억9044만 달러(2조7244억원)보다 80.9% 급증한 규모다.


원정개미들은 홍콩증시에서 중국 반도체 업체인 중신국제집적회로(SMIC)를 2억2653만 달러(2687억원) 규모로 순매수했다. 이어 평안굿닥터를 9115만 달러(1081억원), 알리바바그룹 6070만 달러(720억원) 등 IT, 언택트 관련 업종에 대한 관심을 드러냈다.


중국 본토 주식에 대한 관심도 높다. 원정개미들은 지난해 연간 매수액인 11억6409만 달러(1조3811억원) 대비 37.7% 늘어난 16억331만 달러(1조9023억원) 규모의 상해·심천증시 상장주식을 매수했다. 5G 이동통신 수혜주인 선난써키트(5823만 달러)와 항서제약(5083만 달러)를 중심으로 순매수한 결과다.


원정개미의 영토 확장은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국내투자자가 올해 들어 매수한 일본주식은 11억2961만 달러(1조3394억원) 규모로 지난해 연간 매수액인 7억7817만 달러(9244억원)보다 45.1% 더 많았다. 특히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수혜를 입은 ▲남코 반다이 1억7610만 달러 ▲쇼와 덴코 1억3875만 달러 ▲코나미 1억1210만 달러 등 일본 게임주를 주로 사들였다.


독일주식 거래량도 크게 늘었다. 원정개미들은 올 8월까지 7234만 달러(857억원) 어치의 독일주식을 매수했다. 지난해 연간 매수액인 4146만 달러(491억원) 74.4% 급증한 규모다.


ⓒ데일리안 ⓒ데일리안

이 같은 원정개미의 해외주식직구 열풍은 코로나19로 인한 충격이 잦아들면서 각국 증시가 활황을 띠고 있기 때문이다. 홍콩항셍지수는 지난 24일 전 거래일보다 437.74포인트 오른 2만5551.58에 마감했다. 연내 최저점인 3월 19일의 2만1139.26포인트보다 87.9% 개선된 수치다.


중국상해지수도 지난 달 13일 3458.79포인트까지 올라 52주 최고점을 경신할 정도로 상승세를 타고 있다. 독일 DAX30 지수 역시 24일 1만3066.54포인트로 마감하며 지난 2월 24일 이후 1만3000대를 회복했다. 연내 최저점인 3월 16일의 8255.65포인트와 비교하면 58.2% 상승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가 상당히 안정적으로 통제되고 있는데다 리커창 총리가 성장률 3.2%로 높이는 등 현재 중국의 경제상황이 시장에 안도감을 주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중국증시가 미·중 무역 갈등 관련 리스크에 가장 취약한 관련 이벤트가 불거지면 하락장으로 전환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개인투자자의 정보비대칭성과 코로나19로 인한 증시악화 가능성이 여전히 상존하는 만큼 해외주식 투자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특히 정부나 금융당국 입장에서 해외주식투자와 관련한 안전장치를 만들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어 모든 피해를 투자자가 직접 부담해야 하는 만큼 리스크 관리에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는 지적이다.


박석현 KTB투자증권 매크로분석 팀장은 "최근 SNS의 발달로 국내주식에 대한 개인과 기관 간 정보격차가 많이 줄었지만, 해외주식에 대해 객관적인 판단을 할 수 있는 근거나 자료에 대한 접근성이 비대칭적인 만큼 개인의 투자 위험성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며 "법이나 정부·당국 차원에서 해외주식에 대한 안전장치 마련이 불가능한 만큼 모든 피해는 투자자 본인이 입게 돼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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