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관계자 "전국민 아닌 간호사 대상…그런 의도 아냐"
대변인 지낸 고민정도 "쓰러져 손 내밀자 화내는 형국"
청와대는 3일 문재인 대통령의 '간호사 격려' SNS 글이 의료진 편가르기 의도로 읽히며 논란이 되자, "단순한 격려 메시지"라고 일축했다. 정치권은 물론 의료계에서도 문 대통령이 내부 갈등을 조장한다는 비판이 쇄도하자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문 대통령의 전날 SNS 글에서 논란이 된 부분은 두 곳이다. "코로나19와 장시간 사투를 벌이며 힘들고 어려울텐데, 장기간 파업하는 의사들의 짐까지 떠맡아야 하는 상황이니 얼마나 힘들고 어려우시겠느냐"와 "지난 폭염 시기 옥외 선별진료소에서 방호복을 벗지 못하는 의료진들이 쓰러지고 있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국민들의 마음을 울렸다. 의료진이라고 표현되었지만 대부분이 간호사들이었다는 사실을 국민들은 잘 알고 있다"다.
마치 코로나19 재확산 상황에서 의사 파업 때문에 간호사의 업무가 과중됐고, 폭염 당시에도 선별진료소에서 근무하는 의료진은 의사보다 간호사가 더 많았으며 이들의 업적이 더 크다고 받아 들여지는 대목이다. 의료계가 정부의 공공 의대 설립 등에 반발하며 파업을 이어가자, 간호사들과 대비해 우회적으로 이들을 비판했다고 읽힐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정부와 의료계 간 협상에 장애물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서연주 대한전공의협의회 부회장은 이날 오전 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서 "어제 대통령의 글이 다시 감정 상태를 악화시킨 것으로 보이고, 그 자체가 사실 편가르기를 하는 그런 모양새여서 상당히 아쉽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2시 기준 문 대통령의 관련 SNS 글에는 약 3만 5000개의 댓글이 달리면서, 해당 글이 논란의 중심에 있다는 걸 방증하고 있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간호사를 격려하기 위한 단순한 차원의 SNS 메시지였다"고 해명했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통화에서 "신년 연설, 수석보좌관회의 모두발언 등과 같이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메시지가 아니라 SNS 메시지였다"며 "방탄소년단(BTS)에 대한 축하 메시지, 독립 유공자 후손을 대상으로 한 메시지 등이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메시지가 아니듯 이것도 그렇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의사를 깎아내리거나 편을 가르려는 의도는 전혀 아니다"라고 했다.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페이스북에 "대통령이 간호사들에게 보낸 감사메시지에 대해 편가르기라며 떠들썩하다"며 "우리 사회가 왜 이렇게 극단으로 치닫게 됐을까"라고 했다. 고 의원은 "모든 언론이 (논란 내용을) 받으며 내민 손이 오히려 멋쩍은 상황이 돼 버렸다"며 "길에 쓰러진 사람에게 손을 내밀었는데 무슨 의도로 그러냐며 오히려 화를 내는 형국"이라고 언론에 책임을 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