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식품 45개월 만에 최대↑ 정부 “9월 상순 지나면 안정될 것”
정부 추석성수품 수급조절 나선다지만 자연재해에는 역부족
역대 최장 장마와 집중호우, 태풍의 영향으로 농축수산물 가격이 급등해 추석 식탁물가에 비상이 걸렸지만 정부는 9월 초를 지나면서 농산물 가격이 안정화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한 달 여 앞으로 다가온 추석 성수기 농산물 수급 불안 우려 크지 않다”면서 장마 이후 출하량이 회복되면서 가격은 8월 중순 이후 하락세로 전환되고 있으며 점차 안정화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을 견인했던 농산물 가격 급등에 대해서는 7~8월에 걸친 긴 장마 등으로 일조량이 부족해 공급이 감소했던 상추·깻잎·오이·애호박 등 시설채소의 일시적 가격 급등이 주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지난 2일 통계청에 따르면, 8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월대비 0.6%, 전년 8월 대비 0.7% 상승한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신선식품지수는 전월 대비 10.5%, 지난해 8월 대비 15.8% 각각 올랐다.
그 중 신선채소는 7월보다는 25.5%, 작년 8월보다는 28.6% 올랐고, 신선과일은 전달 대비 2.5%, 작년 보다 7.2% 상승했으며, 생선이나 해산물 등 신선어개는 7월 보다는 1.3% 하락, 전년 보다는 7.3%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전월에 비해 배추(37.3%), 호박(104.3%), 상추(57.5%), 파(38.5%), 포도(24.9%), 시금치(48.0%), 토마토(27.9%) 등의 가격이 급등했으며, 축산물의 경우도 가정 내 소비와 휴가철 소비가 늘면서 돼지고기·국산쇠고기 등 가격이 올라 10.2% 상승했다.
이 같은 채소류 가격 상승폭은 2016년 11월(33.4%) 이후 45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추석을 20여일 앞두고 추석 장보기에도 비상이 걸렸다.
문제는 집중호우 이후 연이은 태풍의 영향으로 신선식품의 오름세가 연장되면서 소비자들의 물가 체감지수는 더해지고 20여일 남은 추석 장보기에 벌써부터 소비자들은 우려를 표하고 있다.
정부도 장마 이후 태풍의 영향을 가격 변동의 변수로 봤다.
또한 통상 추석이나 설 등 명절이 오면 명절 제수용품의 수요가 생기면서 가격이 일부 상승하게 돼 있기 마련인데다 올해와 같이 자연재해가 겹치면 그 폭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정부도 최대한 수급조절을 통해 가격 안정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비축물량과 채소가격안정제 등을 통해 수급상황을 관리하고 추석 성수기를 겨냥해 정식한 농가의 출하물량을 감안하면 9월 중․하순경에는 출하량이 평년수준으로 회복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사과와 배의 경우, 재배면적 감소, 4월 냉해, 잦은 강우로 인한 생육부진 등으로 생산량 감소로 가격은 강세를 보이며, 태풍 피해 등으로 공급량 부족에 대한 우려가 높다.
농식품부는 올해는 늦은 추석 영향으로 8~9월 주 출하품종(조․중생) 외에도 중생종(사과-홍옥, 양광 등, 배-신고) 숙기 확보가 가능해, 과수 계약재배농가 조기출하 유도 등을 통해 명절 수요 대비 공급여력은 충분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아울러 명절과 김장철을 앞두고 배추와 무의 수급과 관련해서는 더 이상의 자연재해만 없으면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9월 첫 주를 넘긴 현재 출하중인 배추는 강릉·평창·태백 등 해발 800m 이상의 고랭지에서 재배중이며, 비탈면이 대부분인 고랭지 특성상 물 빠짐이 원활해 강우 등으로 인한 피해는 작지만 재배면적 감소에 따른 생산량 감소로 가격은 다소 높은 편이다.
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배추의 경우 지난달보다도 크게 올라 7일 현재 소매가격은 포기 당 1만원 이상(최고가 1만1300원, 최저가 8660원)을 호가하고 있다. 무 또한 평년(2230원)에 비해 1000원 이상이 오른 개당 평균 3552원으로 거래되고 있다.
정부는 계절품목인 고랭지배추의 특성상 산지 우천 시 출하작업이 어려워져 일시적으로 가격 등락이 발생할 수 있으나, 정부비축물량·출하조절시설 비축물량·채소가격안정제 운영 등을 통해 수급을 안정화 시켜나갈 계획이다.
권재한 농식품부 유통소비정책관은 “배추와 무 등 노지채소의 경우 태풍, 강우로 인한 산지작업 여건에 따른 출하량 등락으로 가격변동성이 커지는 만큼, 정부비축물량 방출 등을 통해 공급이 안정화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과일의 경우도 일조량 부족과 작황이 좋지 않은데다 수확철 태풍으로 인한 가격 인상은 불가피 할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달 집중호우 당시 어렵게 지켜낸 과일마저 태풍의 영향으로 현재 1년전 보다 두 배 가량 가격이 높아진 상황이다.
이처럼 올해 추석물가는 자연재해에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침체까지 겹쳐 소비자들의 체감은 예년과 다른 수준일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