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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재보선 진단] 불붙는 정권심판, 민주당 '공천 필요성' 더 커졌다


입력 2020.10.01 06:00 수정 2020.10.01 06:02        이유림 기자 (lovesome@dailian.co.kr)

귀책사유 있는 민주당, 후보 안 낼 가능성 '제로'

기세에서 밀릴까…악재 많을수록 선거 중요해져

박영선·우상호 등 서울시장 몸 푸는 인사들 다수

부산시장은 승산 가능성 낮게 봐…김영춘·김해영

왼쪽 위부터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추미애 법무부 장관,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영춘 국회 사무총장, 김해영 전 의원. ⓒ데일리안 왼쪽 위부터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추미애 법무부 장관,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영춘 국회 사무총장, 김해영 전 의원. ⓒ데일리안

대선을 11개월 앞두고 전체 유권자의 4분의 1(약 1200만 명)이 참여하게 되는 4·7 재보궐선거는 '미니 대선'으로 불린다. 이 선거에서 어떤 성적을 내느냐에 따라 다음 대선의 결과가 좌우된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더불어민주당 입장에서는 어느때보다 곤혹스러운 선거다.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성 비위 의혹으로 치러지게 되는 만큼 책임론을 피하기 어렵지만, 정권 재창출을 넘어 20년 집권을 내다보려면 반드시 이겨야 한다. 더군다나 문재인 대통령이 과거 민주당 대표로 있을 당시 만든 당헌·당규는 '재보궐 선거의 귀책 사유가 민주당에 있을 경우 후보자를 내지 않는다'고 명시하고 있다. 후보를 내기 위해서는 당헌·당규 개정이 선행돼야 한다.


최근 정국 현안이 복잡해 아직 선거 분위기가 달아오르지 않았지만, 국정감사가 끝나는 연말께는 후보 공천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낙연 대표는 23일 한국방송기자클럽 토론회에서 "집권여당으로서 어떤 것이 책임 있는 처신인가가 더 중요한 고민이 될 것"이라며 "늦지 않게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인사들은 "후보를 내지 않을 확률은 제로(0)"라고 단언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 집권 4년 차에 심판론이 불붙고, 조국 사태와 윤미향 사태, 추미애 사태, 부동산가격 폭등, 공무원 피살사건 등 여권에 악재가 쏟아질수록 선거에서 이겨야 할 필요성은 더 커지기 때문이다. 반대로 민주당이 책임을 통감하고 후보를 내지 않으면 대선을 앞두고 야권과의 기세 싸움에서 밀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공천 여부를 확정한 뒤에는 '누구를' 내보낼지 고민해야 한다. 이미 몸을 풀고 있는 여권 인사들은 다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관계자는 "불리한 조건인 건 맞지만 정당 지지율은 우리가 더 높다"며 "괜찮은 인물을 내세우면 이길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장 후보로는 2018년 박 시장과 경선을 벌였던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우상호 의원이 거론된다. 박 장관은 출마하려면 내년 3월 8일 이전(선거 30일전)에는 장관직에서 내려와야 한다. 우 의원도 여러차례 도전 의사를 밝혀왔다.


한때 추미애 법무부 장관도 후보로 오르내렸으나, 아들 의혹으로 비호감도가 높아지면서 본선 경쟁력에 의문이 생겼다. 8·29 전당대회 출마 때부터 '서울시장 도전 포석'이란 말을 듣던 박주민 의원도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도 출마 의지가 있다고 전해지지만, 아직 체급이 약하다는 게 대체적 평가다.


부산시장의 경우 민주당의 후보군 자체가 넓지 않은데다 승산 가능성도 높지 않다고 보고 있다. 성 비위 의혹에 휘말려 사임한 오거돈 전 시장만 하더라도 3번 낙선하고 4번째 도전에 당선됐으며, 오랜 보수 아성을 깨고 당선된 민주당 소속 '첫' 부산시장으로 기록됐다. 그만큼 높은 벽으로 여겨졌다. 현재로선 김영춘 국회 사무총장과 김해영 전 의원의 이름이 나온다.


일각에선 민주당이 당내 인사가 아닌 '외부 인사'를 공천하는 것을 하나의 카드로 여긴다. 비슷한 사례로 2011년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사임하고 치러진 재보궐선거에서 민주당은 시민사회 단체 출신 박원순 전 시장을 공천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민주당이 당내 인사를 공천하기 여의치 않다고 판단하면 외부인사를 진보 진영의 단일후보로 내세우고 당선된 뒤 입당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유림 기자 (loveso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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