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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서울 집살 때 ‘자금조달계획서’…“허가제와 다름없다” 분통


입력 2020.10.27 14:53 수정 2020.10.27 14:55        원나래 기자 (wiing1@dailian.co.kr)

투기과열지구, 거래 액수 불문하고 증빙서류 제출

“과도한 규제, ‘집사면 죄인’ 취급해…복잡한 증명 서류도 혼란”

서울 아파트 밀집지역 모습.ⓒ데일리안 류영주기자

“이건 엄연히 개인 재산권을 침해하는 것이다. 내 돈으로 집 사는데 왜 증빙자료를 정부에 내야하나. 편법이나 불법이 전혀 없는데도 마치 집을 사는 자체가 죄인이 된 것 같은 기분이다.”(서울의 한 40대 직장인 A씨)


정부의 6·17부동산 대책 중 주택거래 신고 의무를 강화한 내용을 담은 ‘부동산 거래신고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이 지난 20일 국무회의를 통과하면서 27일부터 투기과열지구나 조정대상지역 등 규제지역에서 거래되는 모든 주택 거래에 대한 자금조달계획서 제출이 의무화됐다.


또 이날부터 투기과열지구에서 집을 사면 거래 액수를 불문하고 자금조달계획서의 항목별 증빙자료도 제출해야한다.


기존에는 자금조달계획서 제출 대상이 규제지역은 3억원 이상 주택 거래, 비규제지역은 6억원 이상 주택 거래 시로 제한됐다. 투기과열지구에선 9억원 초과 주택을 거래했을 때에만 자금조달계획서 증빙자료를 제출해 왔다.


하지만 이날부터 규제지역에서 집을 사면 집값과 상관없이 자금조달계획서를 내야한다. 투기과열지구에서 집을 사면 가액과 관련 없이 계획서와 증빙서류도 제출해야한다.


현재 조정대상지역은 수도권 대부분 지역과 대전, 세종, 청주 일부 지역 등 69곳이 지정돼 있다. 투기과열지구는 서울 전역과 경기도 과천, 성남 분당, 광명, 인천 일부 지역, 대구 수성구, 세종 등 48곳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투기과열지구 내 9억원 이하 중저가 주택 실거래 신고에 대해서도 즉시 이상거래 여부를 파악해 신속히 조사에 착수할 수 있도록 증빙자료 제출대상을 확대했다. 증빙자료는 실거래 신고 시 매수인이 자금조달계획서 작성항목별로 거짓 없이 기재했는지 여부를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관련 자료를 제출해야 한다.


서울의 한 공인중개업소 모습.ⓒ데일리안 류영주기자

이에 “정부의 과도한 규제”라며 시장에서는 강한 불만이 나타나고 있다. 편법과 불법 의혹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집을 샀다는 이유만으로 본인의 결백을 증명해야 한다는 자체에 분통을 터뜨렸다.


한 부동산 커뮤니티에서는 “한마디로 집을 살 때 경찰서가서 조서 쓰는 느낌이다”, “내 집 마련의 꿈을 가졌다는 이유만으로 죄인 취급을 받고 있다”, “개인 재산을 관리 감독하는 것은 사회주의와 다름없다”며 불평을 쏟아냈다.


더욱이 복잡한 증명 서류를 직접 찾아 제출하는데도 혼란이 크다는 지적이다.


또 다른 커뮤니티에서는 “비조정지역일 때 계약을 했는데 이후에 조정지역이 되고 나서 구청에서 자금조달계획서를 제출하라고 우편이 왔다”, “이미 계약은 했고, 계약금·중도금 단계에서는 어떻게 해야 하나. 그래도 자금출처를 증빙해야하나”, “서류 발급 등에 어려움을 겪는 노년층은 어떤 자료를 내야 할지도 모를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아파트 매매 거래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거래가 단속의 빌미가 될 수 있어 실거주가 아닌 목적의 거래가 감소해 앞으로 거래량이 더욱 급감할 것이라고 봤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 집계 결과, 이달 서울의 아파트 매매거래는 이날 기준으로 1557건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6월 1만5603건으로 정점을 찍은 뒤 6·17대책과 7·10대책 등의 영향으로 7월 1만641건, 8월 4983건으로 급감했으며, 지난 9월에도 3710건으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자금조달계획서를 내는 것은 물론, 정부가 부동산 감시원까지 만든다고 하는데 각 개인의 부동산 거래를 낱낱이 면밀히 들여다본다는 것이다”라며 “정부는 신고제라고 이야기하지만, 조달계획서를 내는 것으로 거래를 허가한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허가제에 가까운 규제라고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는 “자금조달계획서를 의무화해 주택을 거래하게 되면 개인의 사적 재산권과 개인정보 보호법을 침해하는 문제와 정책이 상충할 수 밖에 없다”며 “부동산 시장이 점점 더 위축되는 가운데 양극화는 더욱 심각해질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원나래 기자 (wiing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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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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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존개비 2021.04.13  09:11
    잘한다고 박수치니 완장차고 죽창들고 쑤시러 달려드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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