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대형마트, 백화점 등 대규모 할인행사 인파 몰려
1년 준비한 연간 프로젝트, 올해 마지막 매출 회복 기회
“지난 5월 이태원 클럽발 집담감염 사태가 재현되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이달부터 연말까지 진행되는 유통가 대형 할인행사를 앞두고 유통가의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1년을 꼬박 준비한 행사인 만큼 기대감이 높아야 할 시기지만, 지난 주말 핼러윈데이를 기점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시 상승세를 보일 경우 연말까지 예정된 행사를 망칠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지난 2일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97명으로 100명에 육박했다. 지난 1일까지 5일 연속 세자릿 수를 기록한 것에 비하면 소폭 감소했지만, 주말인 탓에 평일 대비 진단 검사 건수가 절반 이하로 줄어든 것을 감안하면 안심하기는 이른 상황이다.
앞서 유통업계는 대목인 핼러윈데이를 앞두고 신중한 모습을 보여왔다. 매출 상승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확진자 수가 다시 증가할 경우 상황이 악화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지난 주말을 기점으로 오프라인 대형마트에서도 대규모 할인행사를 잇따라 진행하면서 불안감이 더 높아지고 있다.
이마트, SSG닷컴 등 신세계그룹 17개사가 참여한 쓱데이 행사의 경우 지난 1주일 동안 매출이 6400억원으로 작년과 비교해 36% 급증했다.
지난 주말 대형마트, 백화점, 쇼핑몰은 계산대에 줄이 늘어설 정도로 간만에 호황을 맞았지만 확진자가 발생할 경우 집단감염의 온상지로 지목될 수 있다는 부담이 큰 탓이다. 상반기 때처럼 폐점을 반복하는 사태가 발생할 실적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는 대형마트 뿐만 아니라 백화점 등 유통업체와 외식업계도 마찬가지다. 상황이 다시 악화될 경우 소비자들이 외출을 자제하고 소비심리도 다시 꽁꽁 얼어붙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주말 핼러윈데이를 기점으로 이태원, 홍대 등 서울 주요 번화가에 위치한 외식업체와 주점 등에는 인파가 몰리면서 북새통을 이뤘다.
유통가는 지난 1일 시작된 코리아세일페스타를 시작으로 블랙프라이데이, 크리스마스, 연말 특수까지 줄줄이 대형 이벤트를 앞두고 있다. 작년에 비해 할인 폭은 더 커지고 행사 규모도 확대된 만큼 실패했을 경우 손해도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 5월 황금연휴 이후 이태원 클럽발 코로나19 확산으로 이전 수준으로 돌아오기까지 거의 6개월이 걸렸다”면서 “이번에도 비슷한 사태가 발생한다면 사실상 올해 장사는 접어야 할 것”이라고 토로했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11월부터 연말까지 진행되는 행사는 명절이나 다른 성수기와 달리 1년 전부터 상품을 소싱하고 마케팅 작업을 준비하는 연간 프로젝트”라며 “특히 올해는 연초부터 계속된 코로나19로 실적 만회를 위해 할인폭이나 행사 규모를 더 키운면도 없지 않다. 기대가 큰 만큼 잘 안 됐을 경우 손실 폭도 더 커질 수 있다”고 전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사면초가 위기에 직면해 있는 외식업계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특히 뷔페식당 등 고위험시설로 분류되는 업종은 사회적 거리두기 격상 시 아예 영업을 할 수 없다.
앞서 약 두 달간 영업을 중단했던 뷔페식당의 경우 대기업 계열 업체들도 희망퇴직을 실시하고 매장을 정리하는 등 구조조정이 한창인 상황이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외식업계는 각종 행사에 송년회 수요가 몰리는 지금부터 연말까지가 연중 최대 성수기”라며 “실적 만회를 위해 다들 적극적으로 나서는 상황인데 코로나19 문제가 또 터지면 아예 문을 닫아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개인 자영업자분들은 상반기 때 받은 정부 지원금이나 대출금도 사실상 바닥이 난 상황이라 회생할 수 있는 여력이 없을 것”이라며 “2주 후 확진자 추이에 따라 최악의 경우 연말까지 도미노 폐업이 이어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