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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희 사장 "5년 내 낸드 매출 3배"...2025년 15조 목표(종합)


입력 2020.11.04 11:28 수정 2020.11.04 11:34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SK하이닉스 컨콜서 밝혀...인텔 낸드 인수 효과 기대

이석희SK하이닉스 사장.ⓒSK하이닉스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이 인텔의 낸드 사업부문 인수로 회사의 낸드 매출을 향후 5년 내 3배 이상으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지난해 관련 매출이 5조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오는 2025년까지 15조원을 달성한다는 것이다.


이석희 사장은 4일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 참석해 "인텔 낸드 부문 인수로 향후 3년 이내에 낸드의 자생적 사업역량을 확보하고 5년 내 하이닉스의 낸드 매출을 인수 전 대비 3배 이상 성장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동안 D램 선도 기업으로만 인정받아왔던 기업가치를 인텔 낸드 인수를 통해 톱 메모리 플레이어로서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며 “이번 인텔 인수를 통해 얻는 시너지는 협력사, 주주와 모든 이해관계자들에게 가치를 제공한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SK하이닉스의 낸드 매출액은 45억5200만달러(약 5조2000억원)이다. 이를 감안하면 오는 2025년에 낸드 매출로만 15조원 이상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SK하이닉스는 인텔 낸드 사업 인수로 D램에 이어 낸드에서도 삼성전자에 이은 2위 자리를 예약한 상태다. SK하이닉스는 지난달 20일 낸드플래시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옵테인 사업부를 제외한 인텔의 낸드사업 전체를 총 10조3104억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2분기 글로벌 낸드 시장 점유율은 11.7%로 4위다. 인텔은 11.5%의 점유유로 마이크론과 공동 5위 수준이다. 인텔로부터 관련 사업을 넘겨 받게 되면 단순 수치상의 합으로는 23.2%로 키옥시아(17.2%)와 웨스턴디지털(15.5%)을 한번에 제치고 삼성전자(31.4%)에 이어 2위 자리에 오를 수 있는 상황이다.


이석희 사장의 M&A 효과에 대한 자신감은 최근 관련 발언에서도 나타났다. 이 사장은 지난달 29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제12회 반도체의날 기념식’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10조3000억원이라는 인수 금액이 비싸다 생각하지 않는다"며 "단순한 공정·공장이 아닌 인텔의 낸드플래시 ‘솔루션’이라는 무형자산의 가치가 있다"고 역설한 바 있다.


그는 지속적으로 생성되는 데이터가 4차 산업혁명시대의 근간으로 용량이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만큼 이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낸드 시장 규모가 10년 뒤인 오는 2030년에는 지금의 5.7배에 달하는 51억테라바이트(TB)에 달하고, 속도와 전력소모가 월등히 뛰어난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비중도 40% 중반까지 확대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 사장은 "그동안 모바일 중심으로 성장해온 낸드 산업은 새로운 전환점을 맞았다"며 "인공지능(AI)와 사물인터넷(IoT) 등으로 끊임없이 데이터가 생성되며 전 세계 데이터센터의 저장 용량은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텔의 낸드 사업 인수도 이러한 상황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이뤄졌다는 점을 강조했다. SK하이닉스가 자체적으로 기술 경쟁력과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해 왔지만 분명한 한계가 있었다면서 이를 극복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역설했다.


이 사장은 "SK하이닉스는 경쟁사 대비 낸드 사업 시작이 늦었던 핸디캡을 기술로 극복해왔지만 예상치못한 시황 변동으로 성장의 중요 변곡점에서 목표했던 만큼 도약의 속도를 낼수 없었던 아쉬움이 있었다"며 "낸드 시장 성장의 핵심 동력이 될 SSD 기술력과 제품 포트폴리오 빠르게 확보하고 후발주자로서 단기간에 개선 쉽지 않았던 규모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이번에 인텔 낸드 사업 인수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128단 1테라비트(Tb) 4D 낸드플래시.ⓒSK하이닉스

그는 이어 "SK하이닉스는 128단 낸드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고 이후 세대 제품도 순조롭게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며 "128단 제품과 인텔이 갖고 있는 우수한 기업용 SSD 솔루션 기술을 접목한다면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다만 인텔 인수 이후에도 현재 진행 중인 M16 공장 투자나 M15 캐파(생산력)에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사장은 "인텔이 하는 사업과 우리가 하고 있는 사업은 오버랩이 거의 없는 제품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있다"며 "인텔 낸드 부문 인수에 따라 M16 공장 투자에 급작스런 변화가 있을 이유는 전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시장 상황을 보면서 적절히 대응하는 방안으로 하는 것으로 인수 때문에 캐파에 급작스런 변화가 있을 이유는 전혀 없다"고 덧붙였다.


10조 3000억원(약 90억달러)에 달하는 인수 자금 마련에 대한 시장의 우려도 씼어내려는 모습이었다. 그는 "내년 말 1차 클로징 시점에 지불할 70억달러는 현금으로 지급한다"며 "절반 가량은 보유 현금성 자산과 향후 창출되는 영업현금 흐름을 활용하고 잔여금은 차입 등 외부조달과 필요시 자산 유동화 방안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향후 중국 다롄 공장에 투입될 투자자금 부담 우려에 대해서는 "자체 공장에서 생산한 낸드 판매를 통해 창출되는 자체 영업 현금으로 충당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사장은 회사를 사회적 가치를 지키는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시키겠다고 다짐했다.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을 통한 사회적 가치를 지속적으로 창출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ESG는 Environment(환경)·Social(사회)·Governance(지배구조)의 앞글자를 딴 약자로 기업의 비재무적 성과를 판단하는 기준을 의미한다.


그는 급격한 기후변화가 기업의 경제적 가치 창출뿐 아니라 인류의 생존에 영향을 미치는 문제로 규정하고 최근 RE100(재생에너지 100%)에 가입, 오는 2050년까지 소비전력량의 100%를 재생에너지를 통해 조달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RE100은 사용하는 전력의100%를 재생에너지로 조달하겠다는 선언으로 영국 소재 다국적 비영리기구 ‘더 클라이밋 그룹’이 지난 2014년 시작해 현재 전 세계263개 기업이 가입해 있다.


이 사장은 “당사는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RE100을 신청했다”면서 “저전력 SSD는 하드디스크에 비해 90% 이상 전력 소모가 적기 때문에 사회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SSD 전환을 가속화함으로써 이산화탄소 절감에 기여할 것"이라며 "사회적 가치를 지키는 글로벌 메모리 회사로 커나가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SK하이닉스는 이번 컨콜에서 인텔 낸드 부문 인수에 관해 설명할 수 있는 별도 세션을 마련했고 이 사장이 직접 참석했다. SK하이닉스 컨콜에 최고경영자(CEO)가 참석하는 것은 SK그룹에 인수되기 전 하이닉스반도체 시절인 지난 2011년 권오철 사장 이후 처음이다.


이 사장의 컨콜 참석은 대형 M&A에 대한 시장의 평가가 엇갈리고 있는 상황에서 직접 컨콜에 나서 의문부호를 제거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읽힌다. 이번 M&A가 국내 사상 최대 규모로 주주·투자자가 큰 관심을 갖고 있고 시장 반응이 엇갈리다보니 CEO가 직접 소통에 나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이 사장은 지난 2000년부터 2010년까지 인텔에 재직한 ‘인텔맨’ 출신으로 이번 M&A 결정도 주도한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직접 설명하는 것이 소통에 주효할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경기도 이천 SK하이닉스 본사 전경.ⓒSK하이닉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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