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D:방송 뷰] 월화극 폐지설까지 불거진 MBC, 기사회생 가능할까


입력 2020.11.11 05:00 수정 2020.11.11 01:09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카이로스', 치밀한 구성에 세련된 연출...입소문 탈까

ⓒMBC

한 때 ‘드라마 왕국’이라는 영광스러웠던 이름은 그 빛을 잃은 지 오래다. MBC는 지상파 3사 가운데서도 독보적인 드라마 강자로 꼽혔다. 월화드라마 체제를 처음으로 도입한 방송사이기도 하다. 하지만 몇 년째 이어지는 부진으로 지난해 9월 ‘웰컴2라이프’ 이후 월화극을 폐지했고, 최근에 다시 편성을 되살렸지만 여전히 침체기를 벗어나지 못하고 허우적대는 모양새다.


올해 처음 선보인 월화극은 ‘365: 운명을 거스르는 1년’이었다. 다만 흥미진진한 소재를 시작으로 꼬리에 꼬리를 무는 사건들과 캐릭터들 사이에 심리전으로 새로운 장르물을 선보였다는 점에선 높이 평가됐다. 특히 빠른 전개 속에서도 매번 새로운 ‘떡밥’까지 등장하고, 이를 추리해나가는 재미에 떡밥과 복선을 빠르게 회수했다.


다만 3월부터 약 한 달간의 방송에서 최고 시청률은 5.1%에 그쳤다. 드라마 초반부터 마지막까지 큰 시청률 변동 없이 마무리 됐는데, 이는 마니아층을 그대로 끌고 갔다는 것과 동시에 중간 유입 시청층이 없었다는 걸 의미한다. 장르물의 특성상 시청자들의 중간 유입이 힘들다는 점이 실패 요인으로 꼽혔다.


후속인 ‘저녁 같이 드실래요’는 첫 방송에서 6.1% 시청률을 기록하면서 MBC의 월화극 침체기를 벗어나게 해줄 기대작으로 꼽혔지만, 속수무책으로 시청자 이탈을 지켜봐야 했다. 첫 방송의 시청률은 결국 전작인 ‘365: 운명을 거스르는 1년’의 시청자를 이어받은 셈인데, 정체성이 희미해지고 이야기의 중심이 흔들리면서 시청자들이 대거 떨어져나갔고, 시청률이 3%까지 떨어졌다.


지난달 26일부터 방영을 시작한 ‘카이로스’는 매우 좋지 못한 조건에서 3%대 시청률로 출발해야 했다. 전작인 ‘저녁 같이 드실래요’가 부진한 시청률로 마무리됐던 것은 물론, 그 사이에 월화극이 편성되지 않고 약 3개월의 공백(이 기간에 ‘공부가 머니?’가 편성됐었다)이 있었다. 그나마 남아 있던 시청자들마저 이탈하고도 남을 시간이었다.


희망적인 건, ‘카이로스’가 드라마 자체만 놓고 봤을 땐 매우 매력적인 작품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첫 회 방영 이후 배우들의 호연과 탄탄한 극본 및 연출에 힘입어 온라인상에서 상당한 화제몰이를 하고 있다. 특히 타임 크로싱 장르이기 때문에 화면의 컬러 톤으로 시간대를 구별하는 세련된 연출, 치밀한 이야기 구성이 인기에 크게 한몫했다. 이수현 작가가 ‘카이로스’로 데뷔한 신인이지만, 관계자에 따르면 이 작품의 대본 준비를 무려 3년을 했다는 전언이다. 그만큼 궁금증을 자극하면서도 적절한 떡밥을 흘리고, 이를 회수하는 것에 치밀하다는 점이다.


‘365: 운명을 거스르는 1년’이 그랬던 것처럼 중간유입이 힘들다는 단점이 있지만, 아직 ‘카이로스’가 방영 초반이라는 점에서 아직 기대를 할 만하다. 마니아층은 물론 가족을 되찾으려는 주인공들이 펼치는 사투를 벌이는 과정은 충분히 대중들도 공감할 수 있는 포인트다. 아쉬운 점이라면 경쟁작으로 김순옥 작가의 ‘펜트하우스’(SBS)가 편성됐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관계자들은 작품성이나 완성도에 있어서 전혀 뒤처지지 않기 때문에 외부 시청층을 끌어들일 수 있는 ‘기회’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최근 ‘카이로스’ 이후 또 다시 MBC가 월화극을 잠정 폐지한다는 설이 나돌기도 했다. 아직 결정된 바 없지만, 향후 드라마 편성에 ‘카이로스’의 성패가 중요한 갈림길 역할을 할 것은 분명하다. ‘카이로스’가 다시 한 번 MBC에게 ‘드라마 왕국’이라는 이름을 되찾아줄 수 있을지 관심이다.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관련기사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