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적자폭 감소는 주 4일제 근무 등으로 허리띠 졸라맨 효과
내달 말 제3자 반송 기한 만료…종료 시 매출 40% 감소 전망
코로나19 사태로 직격탄을 맞은 면세업계가 기획재정부와 관세청 등 면세행정 주무부처의 행보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코로나 사태로 사실상 해외 관광객 유입이 중단된 가운데 그나마 매출을 올려주었던 제3자 반송 한시 허용 정책이 내달 말로 종료되기 때문이다. 업계는 코로나 사태가 언제 종식될지 알 수 없는 만큼 적극적인 정부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3분기 국내 주요 면세업체들은 2분기 대비 일제히 영업적자 폭을 줄이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매출액은 40% 이상 줄었고 여전히 적자를 지속하고 있다.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사태로 국가 간 이동이 제한되면서 여전히 경영환경은 최악이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다만 제3자 반송이나 재고 면세품 내수 판매 등 정부 규제 완화와 더불어 주 4일 근무제를 적용하는 등 허리띠를 졸라매 비용을 줄인 점이 적자 폭 감소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실제로 면세품 내수 판매를 통해 주요 면세업체들의 재고는 6개월 사이 1조1500억원 이상 감소했다. 1분기 말 대비 3분기 말 롯데면세점은 28.1%, 신라면세점은 33.3%, 신세계면세점은 35.6%, 현대백화점면세점은 2.1% 감소했다.
면세점의 경우 상품을 직매입해 판매하는 구조다 보니 재고가 쌓여 현금이 돌지 않으면 운영이 어려워진다.
대기업 면세점 관계자는 “내수 판매로 이익을 보는 수준은 아니고 재고를 처분해 최소한의 운영경비를 대는 정도”라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중국 보따리상을 대상으로 한 제3자 반송 허용으로 월 1조원 규모의 판매가 꾸준히 이뤄지면서 업계는 숨통이 트였다. 여전히 임대료와 인건비 등 지출이 더 큰 상황이지만 일단 상황이 개선될 때까지 버틸 수 있는 최소한의 체력은 비축하게 됐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기존에는 상품 구입처로 단기 재고 반송만 가능했지만 정부 규제 완화로 구입처가 아닌 제3자에게 판매가 가능해졌다. 중국 보따리상이 한국에 들어오지 않아도 현지에서 화장품 등 원하는 면세품을 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하지만 내달 말 제3자 반송 종료를 앞둔 상황이라 다시금 생존기로에 놓이게 됐다. 지난달 재고 면세품 내수 판매는 별도 지침이 있을 때까지 연장됐지만 제3자 반송은 연말까지로 기한을 못 박았다.
업계는 당장 내년 장사가 막막하다는 입장이다. 제3자 반송이 종료될 경우 현재 매출액의 약 40% 정도가 빠지게 돼 매출액은 물론 영업손실도 더 불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이다.
정부에서는 제3자 반송의 대안으로 사전에 세관에 등록한 외국인 구매자들이 출국 전 지정된 인도장에서 면세품을 발송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비용과 시간만 더 들일 뿐 제3자 반송 연장이 훨씬 효율적인 지원책이 될 것이란 주장이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제3자 반송은 면세점 물류창고에서 바로 인천항으로 상품을 보낼 수 있는 반면 정부 검토안 대로라면 통관 절차를 다시 받아야 해 시간, 인력 등 비용이 더 들어간다”며 “지금으로서는 제3자 반송 연장 밖에 기댈 곳이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