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의원 시절 '채동욱 찍어내기'에 "독하다" 비판
윤석열 국정원 댓글수사 배제 때도 "靑 불순한 의도"
與 "'文 무반응' 암묵적 기회 준 것" 아전인수식 해석
"결국....끝내....독하게 매듭을 짓는군요. 무섭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민주통합당(현 더불어민주당) 의원 시절인 2013년 9월 13일 채동욱 검찰총장 사의 표명 당시 트위터에 게재한 글이다. 이는 문 대통령이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윤석열 검찰총장 직무 배제 및 징계 청구에 대해 침묵하자, 온라인 상에서 다시 주목받고 있다.
채 전 총장은 당시 자신의 '혼외자 의혹'에 대한 황교안 법무부 장관의 감찰 지시가 이뤄지자 사의를 표명했다. 이를 두고 민주당 등 야권에서는 검찰이 국가정보원 대통령선거 개입 사건을 기소하기로 하자, 이를 마뜩지 않게 여긴 청와대가 채 전 총장을 '찍어내기'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문 대통령도 트위터에 "독하다" "무섭다" 등의 표현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을 겨냥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채동욱 찍어내기'와 맞물려 당시 국정원 댓글 사건 특별수사팀장이었던 윤 총장(당시 여주지청장)이 수사팀에서 배제되자, 야당 의원들과 함께 이에 반발하는 공동성명을 내기도 했다.
문 대통령 등은 공동성명에서 "채 총장 강제 퇴임에 이어 이제는 국정원 댓글사건 특별수사팀장마저 수사에서 배제함으로써 국정원 댓글사건을 축소 은폐하려는 청와대의 불순한 의도가 만천하에 드러났다"며 "박 대통령의 말대로 대선에서 국정원의 어떠한 도움도 받은 적이 없다면, 윤 팀장을 수사팀에 복귀시켜 진실을 밝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윤 총장 사태가 '채동욱 찍어내기'와 다를 바 없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지만, 문 대통령은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여권에서는 문 대통령의 '침묵'에 아전인수식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가 24일 "문 대통령이 추 장관의 발표 직전 보고를 받았고, 이에 대해 별도의 언급을 하지 않았다"고 알린 것이 문 대통령의 암묵적 승인이 있었다는 것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즉 문 대통령이 윤 총장에게 거취를 결정할 '마지막 기회'를 준 것이라는 주장이다.
우상호 민주당 의원은 25일 KBS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서 "굳이 청와대가 추 장관의 보고를 받았고 (대통령이)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는 발표를 해야 할 이유가 없지 않냐"면서 "그 발표를 한 것은 대통령도 검찰총장의 거취에 대한 암묵적인 기회를 준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 행보에 대한 야권의 집중포화가 이뤄지고 있지만, 문 대통령은 법무부의 징계위원회 결과를 지켜보며 관련 언급을 자제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