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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킥' 세상 떠난 마라도나, 한국과 깊은 인연 재조명


입력 2020.11.26 09:00 수정 2020.11.26 13:45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1986년 월드컵서 허정무 전 감독과 태권킥 악연

2017 U-20 월드컵 조 추첨 위해 방한 등 깊은 인연

1986년 멕시코 월드컵에서 마주한 마라도나와 허정무 전 감독. ⓒ 연합뉴스

아르헨티나 축구전설 디에고 마라도나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나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클라린, 라나시온 등 아르헨티나 언론들은 25일(현지시각) 마라도나가 이날 오후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 근교 티그레의 자택에서 숨졌다고 전했다. 향년 60세.


고인은 브라질의 펠레와 함께 한 시대를 풍미했던 축구 스타다. 그는 1986년 멕시코 월드컵에서는 조국 아르헨티나의 월드컵 우승을 이끌며 국민영웅이 됐다. 현역 시절 그는 지금의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를 연상케 하는 화려한 드리블과 위력적인 왼발 킥으로 세계 축구계를 평정했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서 사령탑 맞대결을 펼친 마라도나와 허정무 전 감독. ⓒ 연합뉴스

허정무 전 감독과 깊고도 질긴 인연


한 시대를 풍미했던 마라도나는 한국과도 인연이 깊다. 특히 1986년 멕시코 월드컵 당시 허정무 전 국가대표 감독과의 만남은 잊을 수 없다.


월드컵에 나선 한국은 조별리그서 세계 최강으로 평가 받는 아르헨티나와 마주했다. 당시 허정무 전 감독은 아르헨티나의 에이스 마라도나를 전담마크 하기 위해 거친 플레이를 마다하지 않았다.


당시 수비수였던 허정무 전 감독은 세계적인 스트라이커 마라도나를 정상적으로 막아내기는 어렵다고 판단, 부득이하게(?) 거친 수비로 괴롭혔다. 이 과정에서 마라도나의 왼쪽 허벅지를 걷어차기도 했다.


이에 아르헨티나 언론에서는 허정무 부총재의 거친 플레이를 두고 ‘태권 축구’라고 이름을 붙이기도 했다.


마라도나는 후일 월드컵 당시 거친 파울을 마다하지 않았던 허정무 전 감독을 회고하며 혀를 내두르기도 했다. 허정무 전 감독의 마라도나를 향한 태클은 지금도 한국과 아르헨티나 양국에서 회자되고 있다.


선수 시절 인연이 깊었던 두 사람은 후일 2010년 남아공월드컵 조별리그서 대표팀 사령탑으로 조우했다. 당시 아르헨티나가 공격수 곤살로 이과인의 해트트릭을 앞세워 4-1 완승을 거뒀다.


한국은 0-2로 끌려가던 전반 종료 직전 이청용의 재치 있는 만회골로 추격에 시동을 걸었지만 리오넬 메시 등 세계 최고의 선수들을 앞세운 아르헨티나를 제압하기는 역부족이었다.


수원서 열린 FIFA U-20 월드컵 조 추첨에 나서고 있는 마라도나. ⓒ 대한축구협회

2017 U-20 월드컵 조 추첨 위해 방한


마라도나는 지난 2017년 한국에서 열린 FIFA U-20 월드컵 조추첨을 위해 방한했다.


파블로 아이마르와 한국을 찾은 마라도나는 조 추첨 전에 열린 레전드 매치 5대5 미니 풋볼 및 슛포러브 챌린지에 참가해 득점에 성공한 뒤 아기처럼 기뻐하는 모습을 보여 눈길을 사로잡기도 했다.


선수 시절 ‘악동’으로 불릴 만큼 각종 기행을 일삼았던 마라도나의 기질은 조 추첨에서도 발휘됐다. 1번 포트에 속한 팀들을 각 조로 배정하던 마라도나는 미국(USA)을 뽑은 뒤 ‘유사’라고 읽으며 장내 있던 청중들의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특히 이날 마라도나는 고국인 아르헨티나를 개최국 한국이 포함된 A조로 넣으면서 계속해서 우리나라와 깊은 인연을 이어갔다.


그는 아르헨티나를 호명하며 밝게 웃었지만 한국 축구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탄식이 흘러나와 분위기에서 큰 대조를 이루기도 했다.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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