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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점에서 차익실현"…증시활황에 스톡옵션 행사 역대급


입력 2020.12.25 05:00 수정 2020.12.24 14:17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올해 스톡옵션 행사 615건 역대 최고…전년 동기 대비 211건 증가

주가 상승에 차익실현 목적 늘어…"조건 명확히 해 부작용 막아야"

올해 코스피·코스닥지수가 상승세를 나타내자 차익실현을 위한 스톡옵션 행사 건수도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픽사베이

국내증시가 활황을 나타내자 스톡옵션 행사 건수가 600건을 넘기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수와 함께 개별 종목 주가가 상승하자 기업 임직원이 올해가 스톡옵션으로 차익을 거두기에 적절한 시점으로 판단해서다. 일각에선 지나치게 스톡옵션이 행사될 경우 시장에 대량의 주식이 풀려 주가에 악영향을 미치는 부작용이 있는 만큼 제도 취지에 맞는 명확한 조건 부여 체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25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에 따르면 올해 1월1일부터 12월22일까지 코스피·코스닥 등 국내 증권시장에서 행사된 스톡옵션 건수는 615건으로 집계됐다. 지난 한 해 전체의 404건보다 52.2%(211건) 증가한 규모이며, 관련 통계 집계 이래 역대 최고 수준이다. 특히 지난 2014년의 266건과 비교하면 6년 만에 2배가 넘는 스톡옵션이 행사된 셈이다.


스톡옵션은 기업이 임직원에게 자사 주식을 일정한 가격에 매수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한 제도다. 추후 기업 경영 상태가 양호해져 주가가 상승하면 임직원은 스톡옵션을 행사해 차익을 실현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지난해 주가인 1000원에 자사주 1000주를 살 수 있는 스톡옵션을 받은 임직원이 주가가 2000원일 때 이 권리를 행사하면 100만원의 차익을 남길 수 있다.


올 들어 스톡옵션 행사 건수가 급증한 이유는 증시가 급등세를 탔기 때문이다. 코스피는 올해 사상 처음 2700포인트를 돌파해 지난 24일 장중 한때 2792.64포인트로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난 21일 953.58포인트로 마감하는 등 1000포인트 돌파를 눈앞에 둔 코스닥시장에서의 스톡옵션 행사 건수가 특히 급증했다. 올해 코스닥시장에서 행사된 스톡옵션 건수는 426건으로 전년 동기 299건보다 42.4%(127건) 늘어났다.


ⓒ데일리안

기업별로는 코스닥 상장사인 셀트리온헬스케어에서 스톡옵션이 대거 행사됐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6월 김모 셀트리온헬스케어 부장은 스톡옵션을 행사해 17억900만원 규모의 보수를 받았다. 또 임모 차장도 스톡옵션을 행사에 10억6110만워 규모의 차익을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올해 1월2일 5만2600원 수준이던 셀트리온헬스케어 주가는 6월30일 11만3700원으로 116.1% 폭등했다.


또 올해 1524.8대 1의 최종 경쟁률과 30조9889억원의 증거금을 끌어 모으며 공모주 열풍을 일으켰던 카카오게임즈 임직원들도 기업공개(IPO) 직후 스톡옵션을 대거 행사했다. 카카오게임즈 3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9월16일 카카오게임즈 직원 다수가 총 47만3678주 규모의 스톡옵션을 행사했다. 이들은 주가가 평균 1만3434원일때 부여받은 스톡옵션을 4만8600원(9월16일)에 행사해 총 167억원의 차익을 시현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피시장에서는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는 지난 10월19일 보통주 1만3930주를 주당 36만3341원에 장내 매도하면서 스톡옵션을 행사했다. 당시 매도한 총 금액은 50억6134만원에 달했다. 이는 여 대표가 지난 2017년 카카오로부터 부여받은 4만주(행사가 8만5350원)의 스톡옵션 가운데 일부를 사용한 것이다. 지난 10월 스톡옵션 행사로 여 대표는 약 38억7241만원 규모의 차익을 시현했다.


황세운 상명대DnA랩 객원연구위원은 "주가가 상승하면 차익실현을 위해 스톡옵션이 행사되는 경우가 늘어나는 게 당연한 추세이니 만큼 내년에 추가적인 주가 상승 여지가 있다고 판단되면 남은 스톡옵션들도 행사되는 건수가 늘어날 수 있다"며 "스톡옵션은 부여된 시점과 실제 행사되는 시점 간의 가격 차이가 있어 행사될 경우 주가가 소폭 조정될 가능성이 읬음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처럼 스톡옵션이 대거 행사되면 주식이 일시에 시장에 풀리게 된다는 점이다. 주식이 일시에 풀리면 주가가 떨어지는 등 부작용이 나타나 주주가치가 희석될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올해 스톡옵션 행사로 시장에 풀린 주식 수는 총 4427만2000주를 기록했다. 지난해 2983만9000주보다 48.3%(1443만3000주) 늘어난 수치다.


임자영 한국기업지배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스톡옵션은 주가와 연동된 보상을 지급한다는 측면에서 기업가치 상승을 기대할 수 있지만 행사되는 즉시 신주가 발행되거나 자기주식이 교부돼 기존 주주의 지분율이 희석되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며 "현재 국내에서 지급된 스톡옵션 대부분이 형식적 부여에 그치는 경우가 많은 만큼 스톡옵션 오용을 막기 위해 추가적인 행사 조건을 부여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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