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코로나 경제 1년⑫]"1보 전진, 2보 후퇴할라"…수익개선에도 2금융 '막막'


입력 2020.12.30 06:00 수정 2020.12.29 14:36        배근미 기자 (athena3507@dailian.co.kr)

'수수료 인하·소비위축' 불구 카드사 수익 개선…저축은행도 역대급 실적

코로나대출·최고금리 인하 등 난제 첩첩산중…카드사는 또 '수수료 인하'

카드사와 저축은행 등 2금융권은 당국 규제와 코로나19 충격에도 불구하고 실적 방어에 성공한 한 해를 보냈다.ⓒ게티이미지뱅크

올해 카드사와 저축은행 등 2금융권은 당국 규제와 코로나19 충격에도 불구하고 실적 방어에 성공한 한 해를 보냈다. 그러나 ‘불황형 흑자’라는 씁쓸한 현실 속 곧 돌아올 코로나대출 상환유예 만기리스크와 법정최고금리 인하, 타 업권과의 경쟁 심화 등 내년에도 쉽지 않은 한 해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수수료 인하·소비위축' 불구 카드사 수익 개선…저축은행도 역대급 실적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8개 전업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우리·하나·롯데·BC카드)의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은 1조6842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도보다 20% 이상 증가한 수치다.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여파와 코로나19에 따른 소비위축 우려에도 위기 돌파를 위한 카드사들의 비용 절감과 대출 확대를 기반으로 예상 대비 높은 실적을 기록한 것이다.


'코로나19 장기화' 속 카드사들의 영업전략도 급변했다. 예년 같으면 대목으로 불릴 여름휴가철, 추석연휴, 크리스마스 등이 확진자 증가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소리소문 없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대신 재택근무 등으로 '집콕족'이 늘면서 언택트(비대면) 강화에 주력했다. 최근에는 일상화된 간편결제는 물론 배달앱 등과 카드사 간 협업도 잇따라 주목을 끌었다.


특히 올해에는 코로나에 따른 '거리두기' 국면 속 카드사들의 존재감도 돋보였던 한 해이기도 했다. 정부가 전 국민에게 지급하는 긴급재난지원금 제공에 카드사들이 동참하고 나선 것이다. 처음 시행됐던 만큼 제도 미비로 인한 일부 혼선은 있었지만 모바일 등으로 간편하게 신청할 수 있었고 이는 재난지원금 지급에만 수일이 소요됐던 일본사례와 비교되며 호평을 얻었다.


또다른 2금융권인 저축은행업계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역대급 실적 경신이 확실시되고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국내 79개 저축은행의 누적 순이익은 3분기 기준 1조203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2017년 저축은행 연간 순익이 1조원을 넘어선 이후 4년 연속 1조원 순익을 가뿐히 넘어서며 실적 호조세를 꾸준히 이어간 것이다.


가파른 성장세 속 대형저축은행들의 몸집도 날로 커졌다. 업계 1위인 SBI저축은행은 지난 2분기 업계 최초로 자산규모가 10조원을 넘어섰다. 이는 1금융권에 해당하는 소형 지방은행을 뛰어넘는 수치다. 2위권인 OK저축은행(7조6000억원) 역시 1년새 자산을 1조원 이상 불리며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 이같은 분위기 속 자산규모 3조원 이상 대형저축은행이 지난해 4곳에서 7곳(SBI, OK, 한국투자, 페퍼, 웰컴, 애큐온, 유진)으로 확대됐다.


코로나대출·금리 인하 등 첩첩산중…카드사는 또 '수수료 인하' 이슈


한편 올해의 실적 선방에도 불구하고 카드사와 저축은행의 내년 전망이 마냥 밝지만은 않다. 올해 2금융권은 역대급 대출 증가에도 연체율과 고정이하여신비율이 감소하는 등 건전성이 상당부분 개선됐다. 그러나 이같은 수치가 정부의 대출만기 연장 및 이자상환유예 조치 영향에 따른 ‘착시효과’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당장 내년 상반기 해당 조치가 만료될 경우 중·저신용차주가 주 고객인 2금융권은 시중은행 대비 건전성 악화에 따른 충격을 더 크게 받을 여지가 높다.


또한 내년 7월 시행될 법정최고금리 인하도 2금융권 입장에서는 무시할 수 없는 부담으로 꼽힌다. 정부가 서민들의 이자부담을 완화하겠다며 현재 연 24% 수준인 최고금리를 20%로 낮추는 것이 핵심인데 카드사와 저축은행들은 이로 인해 그동안 20% 이상 금리로 대출을 제공하던 고객에 대한 신규대출이 불가능하게 된 것이다. 여기에 기존 차주에 대한 소급적용도 논의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그에 따른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하다.


금융권 안팎의 경쟁이 점차 치열해지고 있다는 점도 풀어나가야 할 숙제다. 과거 국내 결제산업을 주도했던 카드사는 빅테크 등 각종 페이(pay)의 공습에 ‘생존’을 위한 경쟁 구도에 가세했다. 신한 페이판, BC 페이북(Paybooc), KB페이 등이 대표적이다. 그런가하면 저축은행 입장에서는 내년 영업권역을 확대할 신협 등 상호금융의 확장세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 또한 최고금리 인하에 따른 중금리대출 경쟁 확대와 업권을 막론한 오픈뱅킹 확대, 마이데이터 등도 경쟁에 더욱 불을 붙이고 있어 우위를 점하기 위한 경쟁이 더욱 치열할 전망이다.


이밖에 카드사들은 내년 또다시 돌아오는 ‘카드수수료 인하’ 이슈에 대응해야 하는 중요한 과제도 안고 있다. 3년 주기로 돌아오는 가맹점 수수료 산정을 위한 ‘원가 분석 및 적격비용 산출 작업’이 내년부터 진행되기 때문이다. 적격비용 산출 작업은 카드사의 자금조달, 비용 구조를 뜯어보고 원가에 맞춰 수수료 수준을 조정하는 작업이지만 소상공인 지원을 명목으로 매번 인하됐다. 정부는 최근 발표한 ‘2021년 경제정책방향’를 통해서도 카드수수료 추가인하를 천명하고 있는 상태다.


2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올 한해는 전혀 예상치 못한 코로나19 이슈로 당초 구상했던 사업방향보다는 금융지원과 건전성 방어 등에 주력했던 한 해”라며 “내년 각 사들은 장기적 생존을 위해 다양한 분야의 신사업에 더욱 경쟁적으로 진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배근미 기자 (athena3507@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배근미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