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가격 상승·입주물량 감소
2021년에도 매매 상승 압박 여전
변 장관 공급 정책에도 “달라질 것 없다” 회의적 반응
변창흠 신임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 29일 임기를 시작했다. 부동산 시장 안정화가 그에게 맡겨진 주요 책무이지만, 시장에서는 달라질 것이 없을 것이란 분위기가 벌써부터 점쳐지고 있다.
특히 내년 아파트 시장은 지속되는 전세 수급 불균형이 전세가격 상승은 물론, 매매가격 상승 압력으로까지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다.
30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전국 아파트 전세시장은 12.47% 올라 상승폭이 커졌다. 더욱이 지난 2016년부터 2019년까지 4년 동안 비교적 안정세를 보였던 서울 전세시장은 2020년 들어 14.24% 치솟았다.
전문가들은 내년에도 새 임대차법 등의 영향으로 전세 매물 잠김 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저금리와 풍부한 유동성 등이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전세난이 장기화될 경우 서울 외곽지역을 비롯해 경기 일부 지역에서 중저가 아파트에 대한 매매 전환도 수도권 집값을 자극할 것으로 예상된다.
입주물량 감소도 집값 불안 요인 중 하나다. 2021년 전국 아파트 입주물량은 27만3649가구로 2020년 36만2815가구 대비 25% 정도 감소했고 최근 5년(2016~2020년) 평균 공급물량에 비해서 30% 정도 줄어든 수치다.
아파트 공급물량은 2018년 45만9879가구로 정점을 찍은 이후 2021년에는 30만가구 공급선이 무너지게 된다. 권역별로는 수도권이 15만5342가구 공급되고 지방 5대 광역시와 기타지방이 각각 4만6156가구, 7만2151가구가 입주하게 된다.
지역별로 아파트 입주물량이 크게 줄어드는 곳은 전세 불안이 더욱 커질 수 있다. 2021년 광역시도별 아파트 입주물량은 서울이 2만8931가구로 2020년 대비 절반 가까이 줄어든다.
경기도는 10만6495가구가 공급돼 2020년 보다 2만가구 정도가 줄어들게 된다. 지방에서는 부산과 경남이 1만가구 가까이 줄어 감소폭이 크다.
임병철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새 임대차법 시행과 청약 대기수요 증가, 실거주요건 강화, 전세의 월세 전환 등의 영향으로 전세 매물 품귀 현상이 빚어지면서 전세가격 오름폭을 키웠다”며 “전세난이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올해 대비 내년 입주물량이 크게 감소하는 지역에서는 전세 시름이 더 깊어질 것”이라고 봤다.
그는 “다만,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경기 둔화와 보유세 부담에 따른 다주택자 매물 증가 등의 영향으로 올해와 같은 두 자릿수 이상의 상승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으로 부동산 정책을 총괄할 변 신임 장관이 주택 공급 확대를 최우선 정책 순위로 둘 전망이지만, “딱히 달라질 것이 없다”는 회의적인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임 연구원은 “전세 수급 불안이 계속되자 정부가 11.19전세대책을 발표했다. 대책의 골자는 공공임대를 최대한 빨리 공급하는 것으로, 전세 물건이 부족한 현 상황에서 전세형 주택을 집중적으로 공급하는 점은 시기적으로 의미가 있다”면서도 “하지만 전세 수요가 원하는 지역에 주택 유형이 적절히 공급되지 못한다면 전월세 수요를 흡수하는데 한계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 기조가 크게 달라지지 않는 상황에서 변 장관이 할 일은 빠르게 주택 공급을 늘리는 공급 속도전밖에 없어 보인다”면서 “그러나 지금의 정책을 보완하고 수정해 시장에 맞는 실효성 있는 대책이 세워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