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누적 수출액 15조원대 기록
진단키트 약진 속 올해도 성장세 지속될 전망
국내 바이오헬스 산업이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수출액 100억 달러를 돌파하며 상위 10대 수출 품목에 올랐다. 진단키트, 바이오시밀러 등의 수출에 힘입은 것인데, 특히 진단키트가 성장세를 이끌며 효자 역할을 톡톡히 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020년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바이오헬스 분야 수출액은 15조2500억원으로, 전년(약 9조 8500억원)보다 54.4% 늘어났다.
한국의 코로나19 진단키트를 수입하기 위한 세계 각국의 요청이 이어지면서 진단키트 수출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지난해 11월30일 기준 코로나19 진단키트 221개(유전자 105개, 항원 44개, 항체 72개)가 수출용으로 허가돼 전 세계 170여개 국가로 총 4억9679만명분이 수출됐다. 지난해 초부터 11월까지 총 수출금액이 약 22억7000만 달러(약 2조5000억원)로 급증했다.
수출 국가별로 보면 인도(15.6%), 독일(13.2%), 네덜란드(9.6%), 이탈리아(7.8%), 미국(5.2%) 등으로 상위 5개 국가가 전체 수출액의 50% 이상을 차지했다.
진단키트 업체 씨젠의 경우 2019년 대비 지난해 매출이 10배 가까이 늘며 처음으로 1조 클럽에 가입했다. 지난해 1~11월 국내 전체 진단키트 수출액 2조5000억원 중 52%를 씨젠이 담당했다.
SD바이오센서 역시 이 회사 공장이 있는 충북 청주시의 지난해 11월 면역진단키트 수출액이 2억2526만 달러(약 2473억원)에 달한다.
업계에서는 올해도 진단키트 업체들의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 재감염이 자주 발생하고 있는 데다 변이 바이러스까지 나타나 진단키트 수요가 여전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가 보급되더라도 진단키트 수요는 늘어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백신 접종이 곧바로 바이러스 종식으로 이어지는 건 아닌 데다 재감염이 흔하고, 변이 바이러스로 인한 진단키트 수요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생산설비 확대하고 인재 영입해 해외 진출 본격화
진단키트 업체들은 생산 설비를 확대하고 인재를 영입하는 등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씨젠은 경기도 하남시에 매입해 둔 생산설비 부지 1만75.2㎡를 활용해 연 5조원 수준의 생산설비를 갖출 예정이다.
회사는 또 해외영업과 마케팅 총괄 수장으로 이호 사장을 영입, 해외 신흥국 시장 개척에 나설 계획이다. 씨젠은 현재 미국, 캐나다, 이탈리아 등 해외법인 7개와 대리점 60여개를 통해 해외 영업에 나서고 있다.
SD바이오센서는 해외 공장 증축에 나설 계획이다. 연간 6000만 회분 진단키트를 생산할 수 있는 인도 공장의 생산능력을 올해 1억2000만 회분으로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바이오니아도 지난해 사들인 대전 유성구 관평동의 생산설비 부지(4만5000㎡ 규모)에 자동화설비를 도입해 올해부터 제품 생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솔젠트는 코로나19 바이러스와 인플루엔자(독감)를 동시에 진단할 수 있는 진단키트를 개발하는데 성공해 '유럽인증(CE-IVD)'을 받는 등 새로운 키트 개발과 시장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