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아시아나 인수 “독과점 문제없어”…통합 속도낸다

14일 각국 경쟁당국에 기업결합신고서 일괄 제출

우기홍 사장 “한국서 독점 이슈 크게 발생 안할 것”

통합 위한 사실상 마지막 관문…업계, 승인에 무게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 계류장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항공기가 주기돼 있다.ⓒ뉴시스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한 사실상 마지막 절차인 기업결합신고서를 일괄 제출하면서 향후 통합 일정에 관심이 모아진다.

공정거래위원회를 비롯한 각국의 경쟁당국의 승인 여부를 속단하기는 어렵지만 대한항공에서는 크게 문제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어 인수에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이날 국내 규제당국과 미국, 일본 등 16곳 나라 경쟁당국에 기업결합신고서를 일괄 제출했다.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한 절차로 사실상 기업결합심사만을 남겨두고 있는 만큼 승인 시 사실상 통합이 확정된다고 볼 수 있다. 세계 10위권의 ‘메가케리어’의 탄생과 직결되는 만큼 대한항공을 비롯한 업계의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관건은 공정위를 비롯한 경쟁당국이 양사의 통합으로 인한 독과점 이슈를 어떻게 보느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원칙적으로 기업결합 후 시장점유율이 50% 이상이면 경쟁제한성이 발생한다고 보고 결합을 승인하지 않는다.

양사가 통합되면 국내선 기준으로 산하 저비용항공사 포함 시장 점유율이 과반 이상을 차지해 독점력을 갖게 된다.

실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에다 진에어·에어서울·에어부산 등 두 회사의 저비용항공사(LCC)의 국내 여객 시장 점유율까지 더하면 지난해 기준 66%까지 높아진다.

이와 관련 인수 주체인 대한항공은 크게 문제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LCC와는 별도로 운영되는 만큼 독점 이슈는 없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실제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은 지난달 2일 기자간담회에서 “국내에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가지고 있는 인천공항 여객 점유율은 38.5%, 화물기를 포함해도 40%”라며 “한국 시장에서 독점 이슈는 크게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산하 저비용항공사와의 점유율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에도 우 사장은 “물론 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이 있긴 하지만,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과 경쟁하는 별도 회사로 운영되기 때문에 이 부분도 같이 시장점유율에 포함된다고 보진 않는다”고 말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을 사실상 주도한 KDB 산업은행 역시 해외 항공사 간 기업결합을 관계 당국이 불허한 사례를 찾기 힘들다는 점을 근거로 들며 기업결합심사 통과에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 공정위가 승인한 인수합병을 해외에서 승인받지 못한 사례는 극히 드물다.

업계에서도 코로나19로 궤멸적 타격을 입은 항공업 상황과 산업 재편 등을 고려하면 기업결합 승인 쪽에 좀 더 무게를 두고 있다. 공정위도 회생이 불가능한 회사와의 결합은 예외적으로 허용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의 지난해 3분기 기준 부채는 12조8386억원, 부채비율은 2308.71%다. 누적 당기순손실이 6238억원으로 부채를 갚을 여력이 안된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항공업은 궤멸적인 피해를 입어 독자적으로는 생존을 담보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며 “규모의 경제 실현을 통해 이를 극복해 나가기 위해선 항공산업 재편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