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지난달 24일 무상감자로 거래정지 후 재개 첫날 상승세
"항공업 밸류에이션은 매력적…합병 효과 전까지 조정장세 나타날 수도"
아시아나항공이 거래를 재개한 첫날 상승세를 타면서 향후 주가 움직임에 투자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대한항공과의 대형 인수·합병(M&A)이 가시화된 만큼 주가 반등에 대한 기대감은 충분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남아있는 체질 개선에 대한 우려와 구조조정 문제 등이 남아있는 만큼 주가가 조정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전 10시 1분 현재 코스피시장에서 아시아나항공은 시초가인 1만8000원 대비 400원(2.22%) 상승한 1만84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장 초반에는 9% 넘게 오르면서 1만975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같은 시각 대한항공 주가는 전장 대비 700원(2.14%) 하락한 3만2000원에 거래중이다.
한국거래소는 지난달 24일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매매거래정지를 결정했다. 아시아나항공이 지난해 11월 3일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3대 1 무상감자를 결정하면서 1조1161억원이던 자본금이 3720억원으로 줄었기 때문이다. 지난 달 감자로 발행주식수는 2억2323만5294주에서 7441만1764주로 감소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아시아나항공 자본잠식률은 56.3%로 집계되기도 했다.
거래가 재개된 첫날 아시아나항공이 상승세를 나타내는 이유로는 대한항공과의 초대형 인수·합병(M&A) 논의가 꼽힌다. 대한항공은 지난 14일 공정거래위원회에 사실상 인수를 위한 마지막 관문인 아시아나항공과의 기업결합신고서를 일괄 제출했다. 두 회사가 합병할 경우 세계 7위권의 '메가 캐리어'가 탄생하게 된다.
증권가에서는 아시아나와 대한항공 모두 향후 대형 항공사 탄생에 대한 기대감에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분석했다. 두 회사가 합병할 경우 항공기 규모가 164대에서 245대로 확대되면서 국내 항공 길의 54% 가량을 독점할 수 있게 된다. 아울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개발로 일상생활로의 복귀가 가속화되고 있는 만큼 합병이 현실화되면 실적과 재무구조가 자연스럽게 개선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방민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시아나항공이 거래정지가 된 기간 동안 다른 항공주들이 많이 오르면서 키맞추기를 위해 상승세가 나타낸 측면이 있다"며 "전반적으로 항공주들이 좋은 흐름을 나타내고 있는데다 대한항공과의 합병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는 만큼 특별한 이벤트가 없어도 아시아나항공 주가가 호전된 흐름을 나타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여전히 남아있는 재무구조 개선에 대한 숙제는 주가 상승세에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는 지적이다.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한 차입금이 2019년 기준 8조7000억원에 달하는 만큼 합병을 통한 뚜렷한 수익성 개선 효과가 나타나기 전까지 재무구조 개선이 지연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의 경우에는 올해에도 화물부문 반사이익으로 영업흑자를 유지하겠지만 통합과 관련된 일회성 비용 여부가 변수로 작용할 수도 있다"며 "항공업 전체가 현재 높은 밸류에이션과 풍부한 유동성으로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상황인데, 해외여행이 정상화되고 구조조정 효과가 나타나려면 2년 이상 기다려야 하는 만큼 주가 움직임을 조심스럽게 살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