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경쟁력 부재에 구성원 충격…총수 부재 불확실성↑
준법위 존재 회의적 시각도…실효성 미흡 평가만 남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실형이 확정되면서 삼성 내부는 그야말로 초상집 분위기다. 산업 전반이 급변하는 현 상황에서 다시 한 번 총수의 공백이라는 최악의 상황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일부 구성원들은 잃어버린 10년이 현실화 됐다며 불확실한 경영환경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서울고법 형사1부(정준영 송영승 강상욱 부장판사)는 18일 뇌물공여 등 혐의로 기소된 이 부회장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던 이 부회장은 이날 영장이 발부돼 법정에서 구속됐다.
이에 따라 삼성 내부 분위기 역시 좋지 못하다. 지난 몇 년간 사법리스크로 미래 경쟁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은 상황에서 이 부회장이 앞으로 1년 6개월 동안 회사 경영을 챙길 수 없게 된 탓이다.
지난해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별세한 뒤 삼성의 공식적인 총수가 된 이 부회장이 다시 수감되면서 앞으로의 초격차 전략에 차질이 불가피해 보인다.
여기에 삼성물산 합병 관련 재판도 치러야 되는 총체적 난국에 빠지며 불확실성은 그 어느 때보다 커졌다.
삼성은 사법리스크로 미래 신성장동력 발굴을 위한 의사결정에 상당한 제약을 받아왔다. 덕분에 대규모 투자나 인수합병(M&A) 등은 거의 이뤄지지 못했다. 삼성의 대형 M&A는 지난 2017년 하만 이후 전무한 상황이다.
준법위의 존재 의의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시각이 나오고 있다. 파기환송심 재판부의 권고에 따라 출범한 준법위지만 이번 재판에서 실효성이 미흡하다는 박한 평가만을 받은 채 큰 역할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날 재판부는 삼성그룹 준법감시위원회의 운영에 대해 “실효성 기준을 충족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이 사건에서 양형 조건에 참작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향후 활동에 따라 달라질 수는 있겠지만 현재로서는 내부 구성원들로부터 높은 지지를 받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어 보인다.
한 재계 관계자는 “삼성 내부에서도 잃어버린 10년이 현실화 됐다는 자조 섞인 말이 나오는 등 충격이 큰 것으로 안다”며 “특히 재판부가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의 실효성이 미흡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에 대해 허탈해 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