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취득부터 전 과정의 탈루행위 검증
세무 검증 강화 “성실신고가 최선의 절세”
A씨는 부친으로부터 부동산을 증여받고 증여재산공제를 적용해 증여세를 신고·납부했지만 부동산을 증여받기 9년 전 부친 B씨로부터 비상장법인 발행 주식을 증여받은 내역을 합산하지 않은 사실을 확인돼 국세청은 증여세 과소신고 혐의에 대한 증여세 수억원을 추가 납부토록 했다.
증여세는 10년 안에 부모에게 증여받은 총액을 기준으로 신고·납부해야 하는데 주식 증여 사실을 신고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B씨는 부친으로부터 고가 아파트를 증여받으면서 해당 아파트에 담보된 부친의 금융채무를 인수했다고 신고했다. 하지만 부채사후관리를 실시한 결과, 증여받은 이후에도 채무와 관련된 이자와 원금을 부친이 계속 상환한 사실이 확인돼 증여세 탈루 혐의가 인정되면서 실제 인수하지 않은 허위 채무에 대한 증여세 수억원이 추징됐다.
30대 주부 C씨가 남편으로부터 아파트를 증여받으면서 해당 아파트에 거주하는 임차인의 보증금 수억원을 승계했다고 신고했으나 증여 이후 임대차 계약을 전세에서 월세로 변경하는 과정에서 임대보증금을 남편이 대리 상환한 것으로 확인, 수정신고를 통해 임대보증금에 대한 증여세를 추가 납부토록 했다.
D씨는 모친으로부터 고가 아파트를 증여받고 재산가액을 공시가격으로 평가해 증여세를 신고·납부한 것이 국세청의 재평가 과정에서 밝혀짐에 따라 실제 매매사례가액이 적용돼 과소신고·납부로 검증 대상이 됐다.
증여재산은 시가(時價) 평가가 원칙이다. 증여일 전 6개월부터 후 3개월까지 동일단지 유사재산의 매매가액이 존재하기 때문에 과소신고 여부가 검증과정에서 드러나기 마련이다.
국세청은 이 같이 주택 증여를 둘러싼 변칙적 탈루 혐의자 1822명에 대한 세무 검증에 나섰다고 2일 밝혔다.
주택 증여 시 납부의무 이행여부와 관련해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 증여주택의 ‘취득’부터 ‘증여’와 ‘그 이후’까지 증여 전후 과정을 분석해 세금을 변칙 탈루한 혐의자에 엄정하게 대응하기 위해 세무검증을 강화키로 한 것이다.
주택 증여 신고 때 다른 증여재산 합산을 누락하고 증여재산공제를 중복 신고한 혐의자 1176명과 유사매매사례가액 등 시가로 신고하지 않고 공시가격으로 저가신고·무신고한 531명, 주택취득 관련 자금출처 부족 혐의자 85명, 주택을 부담부 증여로 받은 후 고액 임대보증금 등을 자력 없이 상환하거나 증여세·취득세 등 주택보유비용을 편법증여 받은 혐의자 30명 등이 검증 대상이다.
국세청에 따르면, 작년 주택 증여 건수는 15만2000건으로 역대 가장 많은 건수를 기록했으며 다른 해에 비해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4년 전인 2016년(8만1000건)의 1.9배 수준으로 증가했으며, 특히 하반기의 증여 건수(9만2000건)가 상반기(6만건)의 1.5배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국세청은 법원으로부터 수집한 전체 주택 증여 등기자료를 분석해 증여세 무신고자 등에 대해 과세결정을 하고, 주택 등을 증여받은 후 10년 이내 증여받은 다른 증여재산의 재차증여 합산을 누락한 불성실 신고 혐의자 등에 대한 검증을 진행 중이다.
재산을 증여받았을 때 동일인으로부터 증여받은 10년 이내의 다른 재산의 증여재산가액이 1000만원 이상이면 이를 합산해 신고해야 한다.
국세청은 이번 세무검증 대상자 중 주택취득 자금출처 부족, 부담부 증여를 이용한 편법증여 혐의자 등은 세무조사를 통해 철저히 검증할 계획이다.
특히 자력 없이 다주택을 보유한 연소자, 채무 상환자 등에 대한 자금출처를 확인해 부모, 배우자 등으로부터 편법적인 방법으로 증여를 받은 혐의가 있는지 정밀 검증키로 했다.
빅데이터 분석시스템을 통해 시가를 반영하지 않은 저가신고, 10년 내 다른 증여재산의 합산신고 누락 등 불성실 신고행위를 차단하고, 주택 증여자의 최초 주택 취득단계의 자금출처를 분석해 법인자금 유출 등 부당한 방법을 이용한 주택의 취득 여부를 치밀하게 보겠다는 방침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채무를 활용한 부담부 주택 증여에 대해서는 채무의 자력 상환 여부를 끝까지 추적해 철저하게 관리하겠다”면서 “성실신고가 최선의 절세이므로 납세자 여러분의 성실한 납세의무 이행을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