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형준 향해 "당 망가뜨린 패장" 공세 본격화
이언주·박성훈에 "4050이 전면에 나서자" 제의
'3자 단일화'에 이언주 '반색' 박성훈 '유보적'
박형준 "경선 자체가 단일화인데 이해 안돼"
4·7 부산시장 보궐선거 후보 선출을 위한 국민의힘 본경선에 진출한 박민식 예비후보가 박형준 예비후보를 "중도보수 몰락에 책임 있는 사람"으로 지칭하며, 박형준 후보를 제외한 자신과 이언주·박성훈 예비후보 간의 '단일화'를 제안했다.
국민의힘 예비경선에서는 박형준 후보가 당원투표·여론조사에서 모두 압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민식 후보는 3자 간의 단일화가 흥행 극대화를 위해 '단계별'로 이뤄져야 한다는 복안을 갖고 있어, 성사될 경우 박형준 후보가 앞서가고 있는 구도에 흔들림이 예상된다.
박민식 후보는 8일 부산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언주·박성훈 후보에게 단일화를 제안했다. 전날 부산시당에서 열린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본경선 진출 후보끼리 기호 추첨을 한지 불과 하루만의 '전격 제안'이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박민식 후보는 "참패를 당한 지난 총선에서 선대위원장을 맡았던 박형준 후보의 부산시장 출마는 '나는 죄인이다'며 자숙하는 황교안 대표와는 너무나 대비되는 장면"이라며 "당을 망가뜨린 패장이 인지도에 편승해 곧장 부산시장 선거에 출마한다는 것은 당을 위해 결코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부산은 텃밭이라 '정치적 무책임' 행보를 펼치더라도 경선만 통과하면 쉽게 당선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당에 치명적인 해악을 끼치는 안일함"이라며 "중도보수 몰락에 책임이 있는 사람에게는 일정 기간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압박했다.
그러면서 이언주·박성훈 후보를 향해서는 "더 이상 올드보이가 부산의 키를 잡아서는 안된다"며 "내년 대선의 마중물이 되려면 이번 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는 4050의 뜨거운 피들이 당의 전면에 나서야 한다"고 '단일화'를 제안했다.
박형준 후보는 1960년생인 반면 박민식 후보는 1965년생, 박성훈 후보는 1971년생, 이언주 후보는 1972년생이다. 부산의 세대교체론 또한 우회적으로 박형준 후보를 공격하고 3자 간의 단일화를 이루려는 명분으로 제시된 것이라는 분석이다.
박민식 후보의 단일화 제안에 이언주 후보는 즉각 화답한 반면 박성훈 후보는 일단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
이언주 후보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단일화 논의에 임하겠다"며 "후보 단일화를 위한 이언주·박민식·박성훈 3인 후보의 회동을 제의한다"고 받았다.
반면 박성훈 후보는 "지금은 나의 정책과 역량을 시민들에게 알리기에도 시간이 부족하다"며 "출마선언에서 밝힌 나의 정치철학과 정책으로 시민들로부터 평가받겠다"고 일단 선을 그었다.
다만 "박민식 후보가 내놓은 문제의식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동의한다"며 "현재로는 오직 '새로운 정치'에 대한 신념으로 앞만 보고 달려갈 뿐 후보 단일화를 고려해본 적은 없지만, 앞으로의 정치 상황 변화는 유심히 살피겠다"고 여운을 남겼다.
이와 관련, 박민식 후보는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단계별 단일화'를 거치면 박성훈 후보도 충분히 단일화의 최종 승자가 될 수 있다며 제안 수락을 거듭 촉구했다.
박민식 후보는 이날 통화에서 "3자가 '원샷' 단일화를 한다면 이언주 후보에게만 좋은 일이 될 뿐 부산시민들로부터는 아무런 관심이나 주목을 받을 일이 되지 못하지만, 먼저 박민식과 박성훈 후보가 단일화를 한 뒤 그 승자가 이언주 후보와 단일화를 하는 '단계별'로 한다면 얘기가 달라진다"며 "박성훈 후보가 이름만 알리고 나중에 총선에 나가겠다는 복안이 아니라, 정말 이번에 부산시장이 되려고 하는 것이라면 이보다 더 좋은 제안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자신을 제외한 세 명의 본경선 진출 후보 사이에서의 단일화 제안과 화답 등 반응이 오가는 것과 관련해 박형준 후보는 이해할 수 없고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박형준 후보측 관계자는 이날 데일리안과 통화에서 "경선이라는 것 자체가 공당의 후보를 한 명으로 '단일화' 해나가는 과정"이라며 "단일화 절차로서 경선이 치러지고 있는데, 일부 후보들끼리 그 안에서 다시금 단일화를 추진한다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정치공학적인 제안"이라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