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테이너 선사 이익 체력·재무구조 개선으로 밸류에이션 재평가”
HMM 10년 만에 첫 연간흑자..."이익 모멘텀 길게 보고 투자해야“
컨테이너선 운임지수가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국내 해운주의 주가 반등 기대감이 형성됐다. 증권가는 컨테이너 운임 강세 흐름이 올해 상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0년 만에 연간 흑자를 달성한 HMM의 경우 올해 이익 전망을 더욱 상향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0일 HMM은 전장 대비 150원(1.05%) 오른 1만45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KSS해운은 200원(1.86%) 상승한 1만950원에, 팬오션은 105원(2.22%) 오른 4835원으로 마감했다.
세계 컨테이너선 운임 지표인 ‘상하이 컨테이너선 운임지수(SCFI)’는 지난 5일 기준 전주 대비 22.93포인트 오른 2884.61포인트를 기록했다. 지난달 15일 역대 최고치인 2885.0포인트를 찍은 뒤 2861.69(29일)까지 하락한 운임이 2주 만에 반등한 것이다.
통상 컨테이너 비수기는 중국 춘절 전후로 해당 기간에는 운임 약세 흐름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올해에는 이례적인 운임 강세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경기 회복에 따른 물동량 호조와 항만 물류 적체 등 공급 증가 한계 상황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라며 “지난해 운임 상승세를 이끌었던 요인이 여전히 작동 중”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중국 8개 주요 항구의 컨테이너 물동량은 전년 대비 20.5% 증가했다. 글로벌 컨테이너 선사인 하팍로이드(Hapag-Lloyd)는 최근 실적 발표에서 여전히 화물 수송 예약이 넘치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코로나로 인한 항만 물류 적체 현상도 운임 강세의 원인이다. 미국 롱비치·LA항은 전년 대비 20% 이상 물동량이 급증했고 코로나로 인한 투입 인력 제한으로 항만 혼잡도가 상승했다.
정 연구원은 “컨테이너 운임 강세 흐름은 올해 상반기에도 이어질 전망”이라며 “컨테이너 선사들의 이익 체력이 높아지고 재무구조가 개선되면서 밸류에이션 재평가가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운임 상승으로 가장 직접적인 수혜가 예상되는 업체로는 HMM을 제시했다.
HMM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1조2805억원 많은 9808억원을 기록하면서 흑자 전환했다고 지난 9일 공시했다. 시장 전망치(8662억원)를 1000억원 이상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16% 오른 6조4133억원으로 집계됐다. HMM이 연간 기준으로 영업흑자를 낸 것은 2010년 영업이익 6017억원을 기록한 뒤 10년 만이다. 1976년 회사 창립 이래 사상 최대 실적이기도 하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컨테이너 부족으로 운임이 유례없이 급등한 외부환경 도움이 컸지만 그 이전에 HMM 내부적으로도 초대형 선박 도입과 얼라이언스 변경, 원가구조 개선 등 체질 변화가 뒷받침 돼 가능했다”며 “2월 SCFI는 더 올랐고 춘절 비수기 영향에도 버티고 있어 1분기 영업이익은 4분기보다 더 좋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최 연구원은 “이제는 실제 운임 레버리지 효과가 기대 이상이며 컨테이너선 호황 역시 우려와 다르게 견고하다는 점을 확인한 만큼 HMM의 이익 모멘텀도 올해 연간으로 길게 보고 투자할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또 “주가가 지난 1년 사이 3배 넘게 올랐는데 예상을 깨고 이익이 더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어 지금도 늦지 않았다”며 “HMM은 벌크해운을 포함해 운송업종에서 밸류에이션이 가장 저렴하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