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안타·IBK證, 신용등급 '긍정적'으로 상향…BNK투자 단기등급 A+로 상승
"유상증자, 실적개선 등 효과 낼 것…우발채무 감소에 리스크 관리도 한 몫"
지난해부터 시작된 중소형 증권사들의 신용등급 상승이 올해에도 지속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대거 유입된 동학개미들로 인해 역대급 수익을 창출하면서 미래 전망이 밝다는 평가가 다수를 이뤄서다. 중소형 증권사들이 상향된 신용등급을 바탕으로 각자 강점이 있는 사업부문 강화를 예고하고 있는 만큼 추후 신용등급 상향 기조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4일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 8일 유안타증권의 장기신용등급(A+) 전망을 기존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상향 조정했다. 나신평은 같은 날 BNK투자증권의 단기신용등급을 기존 'A2+'에서 'A1'으로 올리고, 기업신용등급(ICR)도 'A+'로 새롭게 평가했다. 이보다 앞선 지난 3일 한국신용평가는 IBK투자증권(A+) 신용등급 전망을 '긍정적'으로 올렸다.
중소형 증권사들의 신용등급 및 전망 상향은 지난해 말부터 지속됐다. 한신평은 지난해 11월 19일 교보증권의 장기 신용등급을 기존 'A+'에서 'AA-'로 상승시켰다. 등급전망으로는 '안정적'을 제시했다. 한국기업평가도 지난해 8월 현대차증권의 장기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상향했다.
증권사들의 신용등급 상향은 급등한 실적과 다양한 사업 호재 때문이다. 나신평은 유안타증권의 신용등급 전망 상향의 이유로 ▲대만 유안타그룹 편입 이후 시장지위 등 사업기반이 안정화 ▲수익창출력의 꾸준한 제고 ▲지속적인 이익누적 및 리스크 관리 기조 등을 바탕으로 한 우수한 자본적정성 유지 전망 등을 들었다. 아울러 높아진 실적도 긍정적으로 반영됐다. 유안타증권은 지난해 105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지난 2019년의 809억원 대비 29.8% 늘어난 규모다.
BNK투자증권의 신용등급이 상향된 이유는 유상증자로 인한 사업 경쟁력 확보 때문이다. BNK투자증권은 지난 2018년부터 3차례에 걸친 유상증자를 진행했다. 이에 2017년 12월 말 2100억원 수준이던 자본금은 4년 만에 8500억원까지 늘어났다. 지난해 11월 교보증권의 신용등급 상향 요인도 6월 교보생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때문이다. 이달 초 기업은행으로부터 2385억원의 실탄을 확보한 IBK투자증권도 신용등급 상향에 성공했다.
상향된 신용등급은 중소형 증권사들의 사업 확대에 마중물이 될 전망이다. 한신평은 신용등급을 상향하면서 교보증권이 올해 진출을 노리고 있는 마이데이터와 벤처캐피탈(VC) 등 신사업진출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했다. 유안타증권도 신용등급 전망 상향을 디지털 금융 가속화 및 해외투자 서비스 역량 강화를 위해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이재우 한신평 연구원은 "중소형 증권사는 부동산시장 규제 강화 등에 대응에 부채 규모를 관리하면서 적극적인 리스크 관리 정책을 펼치고 있어 대형 증권사 대비 리스크가 낮은 수준이다"라며 "우발부채에 내재한 위험이 중소형사의 신용도와 유동성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인 데다 늘어나고 있는 자본총액이 등급 상승의 트리거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신용평가업계에서는 중소형 증권사들의 등급 상향 기조가 올해에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역대급으로 확대된 유동성이 증시로 몰리면서 형성된 풍부한 증시 대기 자금을 바탕으로 위탁매매 부문에서 호실적을 거둘 것이란 판단에서다. 아울러 유상증자의 진행으로 인한 자본력 확보와 우발채무 감소로 인한 리스크 관리 능력 고도화도 신용등급 상향의 근거로 꼽혔다.
실제로 한기평은 올해 증권업의 신용등급 전망을 개인투자자의 증시 유입과 코로나19 백신 개발 및 경기회복 기대를 이유로 들어 '중립적'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으로 증권업계의 영업순수익은 13조8000억원으로 전년 동기의 11조6000억원 대비 19.0% 급증했다.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3조8000억원에서 4조5000억원으로 18.4% 증가했다. 판관비를 영업순수익으로 나눈 비율도 53.0%로 전년 동기의 56.8%보다 낮아지면서 수익성이 개선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안나영 한기평 연구원은 "지난해 증권업계는 동학개미들의 주식 거래 폭증으로 인해 호실적을 거뒀고 이 같은 기조는 적어도 올해 3분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중소형 증권사가 자본 확충을 통해 자기자본을 1조원 이상으로 늘리면서 자본력 대비 위험 익스포저의 감소와 투자 여력 확대를 이뤄내고 있어 신용도가 상향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