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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사기·낙엽·갈비탕'…키워드로 본 우박 남매 토론회


입력 2021.02.18 02:00 수정 2021.02.18 05:30        이유림 기자 (lovesome@dailian.co.kr)

박영선·우상호 서울시장 예비후보

두번째 TV 토론회서 '불꽃' 신경전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우상호 서울시장 예비후보가 17일 서울 종로구 연합뉴스TV에서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경선후보 방송토론을 마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우박 남매'를 자처하며 화기애애한 모습을 보였던 박영선·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예비후보가 17일 2차 TV 토론에서 불꽃 튀는 신경전을 벌였다. 두 후보는 서로의 공약을 비판적으로 검증하는데 주력했다. '주사기·낙엽·갈비탕' 등 눈길을 끌었던 키워드를 중심으로 토론 내용을 살펴봤다.


① 박영선의 자랑 '쥐어짜는 주사기'


박영선·우상호 후보는 이날 연합뉴스TV 토론에서 코로나 대응 정책과 관련해 '원스톱 헬스케어 서비스'와 '서울시립대 공공의대 설치' 등을 각각 약속했다. 먼저 박 후보는 "코로나19를 종식하고 보다 안심할 수 있는 서울을 만들기 위해 '원스톱 헬스케어 서비스'를 공약으로 발표했다"며 "환자가 가는 곳에 데이터가 연결돼 의사들이 환자를 찾아오는 시스템"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박 후보는 코로나 백신 접종과 관련해 '특수주사기'(쥐어짜는 주사기) 판넬을 들어 보이며 "일본은 주사기를 준비하지 못해 백신을 폐기처분했다고 한다. 반면 우리나라는 중소기업이 특수주사기를 만들어 오늘 미국 FDA에서 승인이 났다. 우 후보께서도 칭찬해 달라"고 말했다.


이 주사기는 박 후보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시절 대량 생산을 추진한 것으로, 페이스북과 토론 등에서 여러차례 자랑스럽게 내세웠던 바 있다. 이에 우 후보는 "주사기 얘기를 자주 하시는데 잘하신 일이다. (박 후보가) 워낙 칭찬을 기다리셔서"라고 했다.


우 후보는 코로나 대응 정책과 관련해 "코로나로 피해를 본 소상공인·자영업자에게 100만원 씩 지원하겠다"며 "나아가 코로나 이후를 대비하기 위해 공공의료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 공공 의과대학을 시립대학에 설립하고 28개 보건지소를 두 배 확충해 사각지대를 없애겠다"고 밝혔다.


② 여름엔 모기, 가을엔 낙엽 고생?


우 후보는 이날 박 후보의 대표 공약인 '수직정원'(일자리·주거·스마트팜과 연계된 도시농원, 도심공원)을 직격했다.


우 후보는 "비슷한 모델이 중국 쓰촨성에 있는데 여기에 800가구가 입주했다가 10가구만 남았다"며 "(여름에는) 모기가 들끓는다. 가을에는 나무 5천 그루의 낙엽을 치우느라 난리가 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전문가들한테 물어봤더니 나무 5천 그루에 돌봄센터, 도서관, 스마트팜까지 넣으려면 최소 50층의 구조가 나와야 한다더라. 서울시내 강북에 이렇게 30~40층 대규모 수직정원을 넣을 땅은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박 후보는 "수직정원은 생태계와 환경문제를 우선시하고 탄소 배출을 줄이는 심벌을 말하는 것이지 3~40층을 짓겠다는 의미는 아니다"라며 "나무 5천 그루도 수종을 뭘 택하느냐에 따라 다양한 방법이 있다. 디테일한 부분까지는 성급한 질문이 아니시냐"고 반박했다.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가 공약으로 내건 수직공원

박 후보는 우 후보의 '강변도로·철도부지를 활용한 공공주택 16만호 공급' 공약을 겨냥해 반격했다. 그는 "공공 주택이 전체의 20% 정도는 돼야 부동산 값 조절 기능을 하기 때문에 큰 틀에서는 공감한다"면서도 "그러나 강변북로에 짓는 아파트의 경우 특정 시민에게만 조망권을 주는 것 아닌지, 강변 뒤쪽의 더 많은 사람들이 불만을 가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이에 우 후보는 "당연히 이미 살고 계신 주민들의 조망을 가리면 안 된다"며 "조망권을 해치지 않는 곳은 층수를 높이고, 그 외에는 타운하우스 형태로 라인 자체를 부드럽게 만들어 명품 주택을 지으려 한다. 건물의 1층에는 카페와 레스토랑을 만들어서 반려동물을 데려와 산책할 수 있는 주택을 만들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③ 매주 갈비탕만 먹는 건 "심했다"


박 후보의 '구독 경제' 공약을 놓고도 공방이 오갔다. 구독 경제는 일정 금액을 지불하고 제품·서비스를 정기적으로 제공받는 거래 유형을 지칭하는 용어다.


박 후보는 "코로나 같은 대재앙이 와도 매출을 유지할 수 있도록 구독 경제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게 구독 경제"라며 "신문을 구독하고 매일 아침 우유를 배달하듯 21분 거리 내에 있는 소상공인·자영업자와 거래하는 것"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꽃집에서 꽃을 받는다거나 어머니께 일주일에 한 번씩 갈비탕을 보내는 것"이라고 예시를 들었다.


그러자 우 후보는 "구독 경제라는 게 신문 구독처럼 월 정액을 내고 배달을 받는 것인데, 보통 음식을 시켜 먹을 때 오늘은 갈비탕을 먹지만 내일은 설렁탕을 먹고 싶고, 가끔은 곱창볶음도 먹고 싶지 않나. 갈비탕 집에다 한 달 내내 구독 경제가 가능한 게 아니지 않느냐"고 물었다.


이에 박 후보는 "일주일에 한 번"이라고 답했고, 우 후보는 다소 황당하다는 듯 웃으며 "어머니에게 일주일에 한 번 갈비탕을 먹으라고 강요하는 건 심하지 않느냐"고 되물었다. 또 우 후보는 "코로나로 피해를 입은 게 노래방, 피시방인데 이건 구독 경제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박 후보가 "할 수 있다"고 강조했고, 우 후보는 "달로 끊어서 합니까"라고 물었다. 박 후보가 "그렇다"고 답하자, 우 후보는 "정기적으로 피시방을 들락날락해야 하니까 부모님들 걱정이 많겠다"며 "좋은 아이디어이긴 한데, 그런 부분은 어떻게 해야 하나 싶어 질문드린 것"이라고 말했다.

이유림 기자 (loveso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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