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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 펀드판매고 2兆 ‘쑥’…법인으로 눈 돌린 증권가


입력 2021.03.01 07:00 수정 2021.02.26 16:16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작년 증권사 법인 펀드판매액 98조…전년比 21%↑

미래에셋 판매고 1년 새 1조9천억 늘어난 13조7천억

“개인 투자심리 약화로 법인대상 영업경쟁 치열해질듯”

미래에셋대우가 퇴직연금펀드를 중심으로 1년 새 2조원 가까이 늘어난 법인 대상 펀드 판매고를 기록했다. 사진은 서울 을지로 소재 미래에셋대우 본사 전경 ⓒ미래에셋대우

사모펀드 사태로 개인투자자를 대상으로 영업이 어려워진 증권사가 판매 대상을 법인으로 전환했다. 미래에셋대우는 1년 동안 2조원 가까운 법인 펀드 판매액 증가를 이뤄내면서 업계 내 강자의 자리를 공고히 했다.


증권가에서는 올해에도 사모펀드에 대한 개인들의 투자심리 위축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법인을 대상으로 한 증권사들의 펀드 판매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33개 증권사의 일반법인 대상 펀드 판매액은 98조1496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21.6%(17조4379억원) 늘어난 규모다.


같은 기간 증권사들이 개인 투자자을 대상으로 판매한 펀드잔액은 45조2514억원에서 41조1526억원으로 9.1% 감소했다. 라임·옵티머스자산운용 사모펀드 환매중단 사태로 개인들의 투자심리가 약화됐기 때문이다.


증권사별로는 미래에셋대우의 법인 펀드판매액이 가장 많이 늘었다. 미래에셋대우는 지난해 법인을 대상으로 13조7165억원 규모로 펀드를 판매했다. 전체 증권사 중에서 가장 많은 판매고다. 지난 2019년 말의 11조7926억원 대비 16.3%(1조9239억원) 늘어난 수치다. 같은 기간 법인펀드 판매 비중도 23.9%에서 25.7%로 1.6%p 상승했다.


ⓒ데일리안

미래에셋대우가 법인펀드 판매고를 늘린 요인으로는 퇴직연금 사업의 확장이 꼽힌다. 지난 2019년 말 퇴직연금 적립금이 10조4561억원까지 확대한 미래에셋대우는 3분기 말 15조5000억원으로 9개월 만에 5조원이 넘는 적립금 상승세를 기록했다.


아울러 지난해 말에는 퇴직연금 자산이 17조원을 넘어서면서 신기록을 경신했다. 퇴직연금 적립금이 늘어난 건 높은 수익률 때문이다. 지난해 미래에셋의 확정기여(DC)형 퇴직연금 수익률은 7.9%를 기록했다. 두 번째로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삼성증권의 7.2%를 0.7%p 상회한 성적이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펀드 시장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법인을 대상으로 영업을 강화하면서 판매잔고를 증가시키는 데 성공했다"며 "특히 지수연계펀드(ETF) 및 타깃데이터펀드(TDF) 등 차별화된 상품 제공과 글로벌 우량자산으로의 분산투자 확대가 영향을 발휘해 퇴직연금 부문 잔고가 크게 늘어난 것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키움증권도 법인영업을 확대해 펀드 판매고를 확대했다. 지난해 키움증권은 법인을 대상으로 3조6369억원 규모의 펀드를 판매했다. 전년 동기 2조2500억원 대비 61.6%(1조3869억원) 늘어난 수치다. 이외에 NH투자증권(1조3986억원↑), KB증권(1조1868억원↑), 한국투자증권(1조1710억원↑) 등도 1조원이 넘는 판매고 상승폭을 기록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올해에도 법인을 중심으로 한 증권사들의 영업 확대 움직임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사모펀드 사태가 매듭지어지지 않아 개인의 투자심리 회복이 묘연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기업들이 저금리 기조에 펀드투자를 긍정적으로 고려하고 있는 만큼 펀드 투자에 대한 수요도 지속되리라는 분석이다.


오광영 신영증권 펀드연구원은 "코로나19로 어려워진 해외투자를 확장시키기 위해 법인과 기관들의 재간접펀드 가입이 늘어났고, 유휴자금을 MMT 등에 넣어 단기 수익을 확장시키는 전략도 증권사 법인 펀드 판매고 증가세에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이어 "사모펀드 사태와 증시 활황으로 나타나고 있는 직접투자의 증가세로 개인의 펀드 투자 심리가 회복되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증권사들의 법인 영업 확대경쟁이 지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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