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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오른 ‘이베이코리아’ 인수전…대형 유통사 등장에 복잡해진 셈법


입력 2021.03.08 06:00 수정 2021.03.08 08:34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쿠팡 기업가치 55조원 평가에 국내 이커머스 기업 재평가

작년 거래액 20조원, 롯데‧신세계‧카카오 인수 시 업계 순위 재편

ⓒ이베이코리아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을 놓고 국내 유통산업 안팎의 관심이 갈수록 고조되고 있다. 쿠팡의 뉴욕 증시 상장 과정에서 그동안 저평가 받았던 국내 이커머스 기업에 대한 재평가 이뤄지면서 몸값이 한층 높아진 덕분이다.


특히 인수전에 카카오를 비롯해 대형 유통기업과 사모펀드가 관심을 보이면서 국내 온라인 유통 시장의 패권을 놓고 치열한 물밑경쟁이 예상된다.


8일 유통업계 등에 따르면 이베이코리아의 매각 주관사인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는 오는 16일 이베이코리아 예비입찰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미 카카오와 신세계, 롯데그룹, 홈플러스를 보유한 MBK파트너스 등 10개사가 투자설명서(IM)를 받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설명서를 받아갔다고 해서 모두 예비입찰에 참여하는 것은 아니지만 국내 대표 유통기업들이 관심을 보인다는 점에서 이미 흥행몰이에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1월 미국 이베이 본사가 이베이코리아 매각 의사를 공식화할 때만 해도 5조원이라는 이베이코리아의 기업가치는 높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최근 쿠팡의 뉴욕 증시 상장 과정이 공개되면서 가치가 55조원에 달한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국내 이커머스 기업들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지기 시작했다.


이베이코리아의 경우 적자가 누적되는 경쟁사에 비해 16년 연속 흑자를 기록 중인 데다 연간 거래액이 20조원에 달해 누구든 인수에 성공할 경우 단번에 업계 상위 자리를 꿰찰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기존 온라인 유통 사업을 추진 중인 기업일 경우 네이버(27조원), 쿠팡(22조원)을 제치고 업계 1위에 오를 가능성도 노려볼 수 있다.


신세계의 경우 작년 쓱닷컴의 거래액은 3조9236억원으로, 이베이코리아(20조원) 인수 성공 시 거래액 규모는 24조원에 달하게 된다. 올해 거래액 목표를 4조8000억원으로 잡은 것은 감안하면 약 25조원 수준으로 네이버에 이어 업계 2위로 단번에 올라설 수 있다.


작년 롯데온을 통해 작년 7조원이 넘는 거래액을 기록한 롯데의 경우 이베이코리아를 끌어안으면 27조원으로 네이버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


자회사인 카카오커머스를 통해 온라인 유통 시장에 진출한 카카오도 3조원가량 거래액을 기록한 것을 감안하면 인수 시 쿠팡과 비슷한 수준으로 올라설 수 있다.


3곳 중 누가 인수에 성공하더라도 국내 온라인 유통 시장의 판도가 뒤바뀔 수 있는 셈이다.


홈플러스를 운영하고 있는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의 경우도 홈플러스를 중심으로 온라인 사업을 강화하고 있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예비입찰에 이들이 실제로 참여할 경우 현재 5조원으로 추정되는 이베이코리아의 매각가격이 한층 높아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 같은 전망 배경에는 오프라인 유통 강자들의 절박함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동안 국내 유통업계를 이끌어온 롯데, 신세계 등 전통적인 유통 대기업의 경우 작년 코로나 사태를 계기로 유통시장의 무게추가 온라인으로 이동하면서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다.


오프라인 매장을 줄이고 온라인 비중을 늘리는 체질개선을 진행 중인데 IT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온라인 전문 유통기업에 비해 전환 속도가 느리다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다.


때문에 기존 조직을 이용한 체질개선 보다는 인수합병을 통한 물리적, 화학적 변화를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안팎에서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현재 네이버와 쿠팡이 다른 경쟁사들과 격차를 벌리면서 2강 체제를 구축하고 있는 상황이라 더 이상 늦어질 경우, 유통 대기업이라고 할지라도 경쟁에서 도태될 수 있다는 위기감과 절박함이 인수전에 불을 지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5조원이라는 몸값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대형 사모펀드에서도 관심을 갖고 있다 보니 기존 유통사와 사모펀드가 손을 잡고 함께 인수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며 “이번 인수전 결과에 따라 국내 유통기업 판도가 재편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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