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韓에 쿼드 참여 압박 안 해"
김준형 국립외교원장은 12일 북한 붕괴를 믿는 것은 기독교 이단이 예수 재림을 믿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김 원장은 이날 통일부가 주관한 한반도 국제평화포럼에서 국제사회가 "북한의 생존능력을 30년 동안 오판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원장은 북한문제와 관련해 "교착상황이 발생하면 북한 붕괴론이 좀비처럼 우리를 괴롭히게 된다"며 "북한 정권 붕괴를 믿는 것은 기독교 이단(heretic people)이 예수 재림을 믿는 것과 비슷하다는 생각을 한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이 (지난해) 대북제재·코로나19·수해 삼중고를 겪고도 살아남았다"며 "강한 생존력을 보여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원장은 북한이 관망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며 '북한식 전략적 인내'가 짧게는 6개월 길게는 올해 말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북한이 사전에 협상 판을 완전히 뒤엎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향후 몇 달간은 지켜봐야 하는 상황 같다"며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는 옵션이 없는 것 같다. 올해 하반기가 새로운 출발점을 가져다줄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바이든 행정부가 이르면 다음달 대북정책 재검토를 마무리 지을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데다 미국 인사청문회 일정상 오는 6월께 대북라인 인선이 완료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하반기를 기점으로 본격적인 대북관여가 이뤄질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다만 일각에선 대북정책 '시간표' 설정에 우려를 표하는 목소리도 제기됐다.
천해성 전 통일부 차관은 "정부에서 일해본 경험상 정책 리뷰가 빨리 끝나면 좋을 것"이라면서도 "시한을 한정짓는 건 조심스러운 측면이 있다. 상황에 따라 늦어질 수 있는데, 이견이나 차질이 있는 게 아니냐는 등의 불필요한 오해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천 전 차관은 대북정책 재검토 완료 시점이 앞당겨질수록 좋을 것이라면서도 "좋은 실천력이 있는 대책 방안들이 나오는 게 중요하다. 한미 당국자들에게 조금 더 시간을 주고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2+2 회의, 동맹 회복 차원…압박 아닐 것"
미국이 동맹 협력을 바탕으로 대중국 전선을 구체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이 아직까지는 한일관계 개선 및 쿼드(Quad) 참여 등을 압박하지 않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김 원장은 "언론 보도를 보면 바이든 행정부가 한미일 3자 협력과 쿼드 참여 등을 한국에 압박하고 있다는 보도가 있는데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다"며, 현 시점에선 바이든 행정부가 동맹 복원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그는 다음주 한국과 일본에서 연이어 개최되는 2+2회의(외교·국방 장관 회의) 역시 "(동맹)관계회복 차원이지 압박은 아닌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