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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경도 역부족’ 흥 잃은 흥국생명, 일어설 수 있나


입력 2021.03.14 00:00 수정 2021.03.13 23:35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정규시즌 최종전 0-3 완패...우승 불발로 챔프전 직행 좌절

망가진 팀 분위기와 지친 김연경...불안정한 리시브도 고민

흥국생명 김연경(자료사진). ⓒ 뉴시스

‘월드 클래스’ 김연경도 역부족이었다.


흥국생명은 13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펼쳐진 ‘도드람 2020-21 V-리그’ 여자부 KGC인삼공사전에서 세트 스코어 0-3(18-25 15-25 16-25) 완패했다. 올 시즌 KGC인삼공사와 5차례 격돌해 모두 승리했던 흥국생명은 우승의 희망을 살려내야 할 최종전에서 무기력하게 완패했다.


19승11패(승점56)로 정규리그 일정을 마친 흥국생명은 전날 선두로 올라선 GS칼텍스(승점58)를 잡지 못하고 2위에 그쳤다. GS칼텍스는 최종전을 치르지 않고도 흥국생명의 완패로 앉은 자리에서 12년 만의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했다.


GS칼텍스는 5전 3선승제로 치러지는 챔피언결정전에 직행했다. 흥국생명은 오는 20일 3위 IBK기업은행과 플레이오프를 치르게 됐다.


반드시 승점3을 따내고 GS 칼텍스의 최종전 결과를 기다려야 했던 흥국생명은 1세트부터 힘을 잃었다. 체력적으로 지친 김연경의 범실이 잇따라 나왔고, 외국인선수 브루나의 공격도 날카롭지 않았다.


김연경은 후배들을 다독였지만 전체적으로 리시브가 되지 않으면서 공격은 풀리지 않았다. 김연경마저 고의정(KGC인삼공사)의 서브를 막지 못하면서 흥국생명의 분위기는 꺾였다. 박미희 감독도 이렇다 할 작전을 내놓지 못했다.


2세트까지 잃은 흥국생명은 승점제에 따라 경기 중 우승 기회를 상실했고, 3세트에서는 김연경을 불러들였다. GS칼텍스의 우승이 확정된 상황에서 무리하게 김연경을 기용하지 않겠다는 박미희 감독의 의지다.


웜업존에서 코트에 있는 흥국생명 선수들을 지켜보던 김연경은 응원을 보내면서도 고개를 숙였다. 배구팬들이 알던 김연경의 파워와 포스는 전혀 느낄 수 없었다. 우승을 놓친 상황에서 다른 흥국생명 선수들도 완전히 ‘흥’을 잃고 말았다.


GS칼텍스에 1위 빼앗긴 흥국생명(자료사진). ⓒ뉴시스

김연경까지 영입하며 초호화군단을 구축한 흥국생명은 ‘어우흥(어차피 우승은 흥국생명)’이라는 신조어까지 낳았다. 그러나 시즌 중 불거진 불화설과 ‘쌍둥이 자매’ 이재영-이다영으로 촉발된 학교 폭력 파문의 직격탄을 맞고 2승6패의 성적으로 고꾸라졌다.


개막 10연승과 라운드 전승을 거뒀던 기세는 온데간데없었다. 3경기 연속 셧아웃 패배, 최단 시간 패배 등 불명예기록을 뒤집어썼다.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선수들은 경기에 집중하기 어려웠다. 박미희 감독이 취재진을 통해 “우리 선수들이 경기에만 집중할 수 있게 도와달라”고 호소했지만 한 번 흐트러진 분위기는 다시 잡기 어려웠다.


무기한 출전 정지 징계를 받은 레프트 이재영·세터 이다영의 공백도 크다. 주전 선수들의 공백을 기대 이상으로 메웠던 GS칼텍스와 달리 흥국생명의 대체 자원들은 학폭 파문 이후 쏟아지는 관심과 높은 기대에 눌려 기량을 펼치지 못했다.


시즌 내내 불안정한 리시브는 도통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GS칼텍스가 탄탄한 리시브로 공격의 기초를 닦은 것과는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망가진 팀 분위기와 매우 큰 비중을 차지했던 레프트와 세터의 이탈, 불안한 리시브라는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채 ‘봄배구’를 맞이하는 흥국생명이 다시 일어설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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