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우리카드 연초 희망퇴직 진행…지난해 이어 '감원 한파'
"수수료 인하에 빅테크와 경쟁까지…생존위해 허리띠 졸라매야"
지난해 호실적을 기록한 카드업계가 희망퇴직을 감행하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코로나19 속 비용절감에 따른 ‘불황형 흑자’ 성격이 짙었던 데다 향후 가맹점수수료 인하 등으로 업황이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인력 감축을 통한 허리띠 졸라매기를 꾸준히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16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KB국민카드는 2019년 초에 이어 2년 만인 최근 만 40세 이상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접수를 받았다. 이번 희망퇴직을 통해 총 23명이 KB국민카드를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에게는 36개월치 임금이 특별퇴직금과 자녀 학자금이 지급됐다.
우리카드도 올해 초 입사 후 10년 이상 재직한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진행했다. 우리카드의 희망퇴직은 지난 2013년 분사 이후 처음이다. 이를 통해 대략 10여명이 회사를 떠났다. 우리카드는 희망퇴직 직원들에게 직급·연령에 따라 임금의 24~36개월 분의 특별퇴직금을 지급했다.
카드업계의 희망퇴직 바람은 지난해부터 꾸준히 계속되고 있다. 롯데카드는 작년 7월 재직 10년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단행해 200여 명이 퇴사했고, BC카드도 같은해 10월 희망퇴직을 실시해 10여명의 직원이 짐을 쌌다. 신한카드 등도 그보다 앞선 작년 1월 희망퇴직을 추진한 바 있다.
카드사들이 이처럼 앞다투어 희망퇴직에 나서는 배경에는 카드사 업황이 갈수록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서다. '코로나19'발 불황이 본격화된 지난해 전업계 카드사 7곳의 당기순이익은 1조9917억원으로, 1년 전보다 27.6% 증가했다. 그러나 이는 카드사들이 인력을 줄이고 마케팅 비용을 아껴낸 결과물이라는 것이 공통된 평가다.
또한 3년마다 돌아오는 '카드수수료 적격비용 재산정' 기간이 올해 다시 도래했다는 점도 업계 입장에서는 악재로 꼽힌다. 지난 10여년간 정부 정책에 따라 가맹점수수료가 낮아진 선례를 비추어 볼 때 이번에도 카드수수료율이 추가로 인하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여기에 네이버 등 빅테크와 경쟁 심화로 카드사들의 경영환경이 더 악화된 상태다.
카드사들의 이같은 비용절감 움직임에 따라 직접 고용된 직원들 뿐 아니라 프리랜서 개념인 카드모집인 수도 꾸준히 줄고 있다. 7개 카드사의 카드 모집인은 작년 말 기준 9217명으로 집계됐다. 1년 새 20% 가까이 줄며 사상 처음으로 1만 명 아래로 떨어진 것이다. 불과 2016년까지만 해도 카드모집인 규모는 2만3000여명에 육박했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매출 악화의 연장선으로 인건비 감축을 통한 경영안정화를 위해 희망퇴직이 거론되고 있는 추세"라며 "가파른 디지털화 속 인력 구조조정 움직임은 한층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