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NK금융 계열 양대 행장 동반 교체…쇄신 속도낸다
기존 행장 용퇴에 CEO 물갈이…안정 속 변화 '균형'
BNK부산은행과 BNK경남은행 차기 최고경영자(CEO)에 각각 안감찬 부행장과 최홍영 부행장이 사실상 확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연임이 점쳐지던 두 은행의 기존 수장들이 실적 부진 속 용퇴하면서 지주 인사들이 경쟁자로 급부상하는 모습이었지만, 결국 안정과 변화의 균형을 맞추기 위한 선택을 가져간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과거 현장에서 영업 경력을 쌓으며 든든한 지역 민심을 쌓아 온 점도 이번 인사의 배경이 됐다는 해석이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은 전날 오전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후임 행장 후보군들에 대한 최종 면접을 진행했다. 부산은행에서는 안 부행장과 명형국 BNK금융지주 부사장이, 경남은행에서는 최 부행장과 김영문 BNK금융지주 부사장이 이날 프레젠테이션에 나섰다.
이 자리에서 부산은행은 안 부행장을, 경남은행은 최 부행장을 차기 행장 단독 후보에 사실상 낙점한 것으로 전해졌다. 두 은행은 오는 25일에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차기 CEO 선임을 최종 의결할 방침이다.
안 부행장은 부산은행에서 북부영업본부장과 경영기획본부 부행장보 등을 거친 뒤 2019년 1월 공식 부행장으로 승진한 인물이다. 최 부행장은 경남은행에서 검사부장과 울산영업본부장 등을 역임하고 그룹경영지원총괄 전무로 지주에 합류했다가 지난해 1월 경남은행 부행장으로 선임됐다.
이로써 BNK금융 소속 두 은행은 동시에 새로운 CEO를 맞이하게 됐다. 금융권에서는 파격적인 인사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달 초까지만 해도 당초 각 은행을 이끌던 빈대인 부산은행장과 황윤철 경남은행장의 연임 가능성이 높을 것이란 전망이 주를 이뤄왔기 때문이다.
당면 과제는 실적 개선이 될 전망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 속에서 두 은행이 나란히 수익성 악화에 직면한 상태여서다. 부산은행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3085억원으로 전년 대비 17.7%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경남은행의 당기순이익 역시 1646억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9.4% 줄었다.
금융권 관계자는 "영업 기반을 두고 있는 각 지역 민심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는 지방은행의 특성 상 은행에서 영업본부장을 지낸 내부 출신이 CEO 경쟁에서도 유리한 측면이 있다"며 "갑작스런 행장 교체에 따른 조직 안정화 차원에서도 기존 부행장을 승진시키는 선택에 부담이 덜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권에서는 이번 CEO 인선을 통해 김지완 BNK금융 회장의 친정 체제가 더욱 공고해졌다는 해석도 제기된다. 지난해 그룹과 은행 사이의 갈등 상황이 펼쳐진 이후 결과적으로 행장들이 모두 바뀌게 된 모양새여서다.
지난해 국내 주요 은행들을 뒤흔들었던 라임펀드 손실 사태와 대출 부실 문제가 불거졌을 당시, BNK금융은 부산은행의 빈 행장에 대한 책임을 언급하며 압박을 가했다. 그리고 이에 빈 행장이 적극 소명하며 강하게 맞서면서 김 회장과 껄끄러운 분위기가 연출된 바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부산은행과 경남은행 CEO의 동반 교체는 다소 뜻밖의 결과"라며 "김 회장의 남은 임기 동안 그룹의 영향력이 더욱 강해질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셈"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