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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손잡고 이베이 인수까지 쓱’…신세계, 온‧오프 통합 가속


입력 2021.03.17 14:43 수정 2021.03.17 14:44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올해 굵직한 유통가 이슈 중심엔 ‘신세계’, 온라인 체질개선 총력

이베이코리아 매각 예비입찰 참여, 인수 시 업계 2위로 껑충

본 입찰 불참해도 오픈마켓 노하우 엿볼 수 있어 이득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신세계그룹

“‘지지 않는 싸움을 하겠다’라는 과거의 관성을 버리고 ‘반드시 이기는 한 해’를 만들어주십시오.”


올 초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임직원들에게 당부한 말이다.


올 들어 유통업계에서는 신세계가 독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야구단 인수에 이어 네이버와의 전략적 협력 그리고 이베이코리아 인수전 참여까지 유통가의 굵직한 이슈에는 빠짐없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작년 코로나19 사태로 그동안 국내 유통산업을 이끌어온 오프라인 유통 대기업이 전대미문의 위기에 처하면서 신세계는 온라인으로의 체질개선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기업 중 한 곳이다.


앞서 정 부회장은 신년사에서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시장 경쟁 환경이 급격하게 재편되는 올 한 해가 오히려 최상의 기회가 될 수 있다”며 “지금의 위기 속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아내고 10년, 20년 지속 성장을 이룰 수 있도록 판을 바꾸는 대담한 사고로 도전해달라”고 주문한 바 있다.


최근 신세계의 행보와도 딱 맞아 떨어지는 대목이다.


정 부회장이 미래 경쟁상대로 꼽았던 야구단 인수에 이어 온라인 유통 최대 경쟁자인 네이버와의 제휴는 신의 한 수라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에서는 신세계가 야구단 인수에 이어 메이저리거 추신수 선수 영입으로 이마트와 SSG닷컴의 인지도를 한층 높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구단명 선정 과정에서도 다양한 추측이 제기되는 등 본격적인 야구 시즌을 앞두고 톡톡히 홍보효과를 누렸다는 것이다.


네이버와의 동맹은 그동안 신세계그룹이 추진해온 온‧오프라인 통합 작업의 핵심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네이버와 커머스, 물류, 신사업 등 유통 전 분야를 아우르는 강력한 협업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라며 “신세계그룹이 가진 국내 최고 수준의 온‧오프라인 유통, 물류 역량과 네이버의 플랫폼, AI기술 등이 결합해 고객들에게 최고의 혜택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 중소 셀러 등 파트너들과도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새로운 생태계도 만들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 16일 서울 JW메리어트호텔에서 열린 '신세계·이마트 - 네이버 사업제휴합의서 체결식'에서 (왼쪽부터) 최인혁 네이버파이낸셜 대표, 한성숙 네이버 대표, 강희석 이마트 대표, 차정호 신세계백화점 대표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신세계그룹

양사는 온‧오프라인 커머스 영역 확대, 물류 경쟁력 강화, 신기술 기반 신규 서비스 발굴, 중소셀러 성장 등 유통산업 전 분야에서의 협력을 강화할 예정이다.


단순히 이용 고객 수와 판매자 수, 오프라인 거점 수만 비교해도 국내 유통업계 최상위 수준이다. 신세계그룹 2000만명, 네이버는 5400만명의 고객이 이용하고 있고 양사 판매자 수는 45만에 달한다. 이마트 등 오프라인 거점은 7000곳이 넘는다.


오프라인 유통 최강자로 불리는 롯데가 1만3000여개 거점을 보유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지만 온라인 유통 측면에서는 롯데온을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다.


특히 신선식품에 강점을 갖고 있는 이마트는 물론 패션, 뷰티, 명품 부문에서 경쟁력을 갖고 있는 신세계백화점도 지분 교환에 참여하면서 상품 경쟁력을 한층 강화했다.


또 양사는 향후 물류 관련 신규 투자도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네이버는 앞서 국내 물류업계 1위인 CJ대한통운과도 지분 교환을 통한 전략적 협력에 나선 바 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향후 네이버-신세계-CJ대한통운으로 이어지는 삼각동맹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전망이 현실화될 경우 최근 미국 뉴욕 증시에 성공적으로 입성한 쿠팡과의 양자 대결 구도로 유통업계가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 쿠팡은 이번 상장으로 유입되는 5조원의 자금을 물류와 신규 고용에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와 함께 올해 유통가의 최대 이슈 중 하나로 꼽히는 이베이코리아 인수전 참여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베이코리아(20조원)는 네이버(27조원), 쿠팡(22조원)에 이어 국내 3번째로 온라인 거래액이 높은 업체다. 이마트가 인수에 성공한다면 작년 약 4조원의 거래액을 기록한 SSG닷컴과 더해 네이버에 이어 업계 2위로 단숨에 올라설 수 있다.


5조원이라는 큰 액수가 부담이긴 하지만 단 번에 온라인 사업을 키울 수 있는 묘책이 될 수 있는 셈이다.


반면 본 입찰에 참여하지 않더라도 최대 경쟁사 중 한 곳인 이베이코리아 오픈마켓 노하우를 엿볼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SSG닷컴도 올 상반기 내 자체 오픈마켓 사업을 시작할 예정인 점을 고려하면 예비입찰 만으로도 이득이라는 평가다.


한편, 롯데도 이번 이베이코리아 예비입찰에 참여하면서 온라인 사업 반전을 노리고 있다. 롯데는 롯데쇼핑 내 7개 유통계열사의 온라인몰을 한 데 모아 작년 4월 롯데온을 론칭했다.


하지만 SSG닷컴 등 경쟁사에 비해 더딘 성장률을 기록하면서 지난달 조영제 롯데쇼핑 e커머스 사업부장이 사업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했다.


롯데온의 작년 거래액은 7조6000억원 규모로 이베이코리아 인수 시 업계 1위인 네이버와 비등하거나 앞설 수 있다.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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