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청와대, 북한 김여정 이어 최선희 담화에도 신중 기류


입력 2021.03.18 11:02 수정 2021.03.18 11:02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문대통령 美 국무·국방 장관 접견 앞둬

공식 반응 자제하며 메시지 분석 주력

전날 金 담화에도 "설명 적절치 않아"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자료사진) ⓒ뉴시스

청와대가 18일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의 대남·대미 비난 담화에 침묵한 데 이어,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의 담화에도 별다른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이날 한미 외교·국방 2+2 장관 회의가 5년 만에 개최된 데다, 문재인 대통령이 미국 국무·국방 장관을 접견할 예정이라는 점에서 신중한 모습이다.


최 제1부상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이미 미국의 대조선 적대시 정책이 철회되지 않는 한 그 어떤 조미(북미) 접촉이나 대화도 이루어질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으며 따라서 우리는 앞으로도 계속 이러한 미국의 접촉 시도를 무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행정부가 구체적 제안이 없는 '접촉 시도' 보다는 한미연합훈련 중단 등 진정성 있는 행동을 보여야 대화에 임할 수 있다는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해석이다.


앞서 김여정 부부장도 "임기 말기에 들어선 남조선당국의 앞길이 무척 고통스럽고 편안치 못하게 될 것"이라며 "우리의 정정당당한 요구와 온 겨레의 한결같은 항의 규탄에도 불구하고 차례질 후과를 감당할 자신이 있어서인지 감히 엄중한 도전장을 간도 크게 내민다"고 비판했다. 미국을 향해서는 "시작부터 잠 설칠 일거리를 만들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우리 정부는 바이든 행정부로부터 사전에 북한과의 접촉 시도 정보를 공유받았고, 바이든 행정부도 미 국무·국방 장관의 방한을 앞두고 북한과의 물밑 접촉 사실을 이례적으로 공개했다. 이때만 하더라도 미국은 북한으로부터 어떠한 답변을 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2+2 장관 회의와 미 국무·국방 장관의 문 대통령 예방을 앞두고, 북한이 미국의 접촉 시도에 대한 '거부' 입장을 분명히 하면서, 청와대는 공식 반응을 자제하며 메시지 분석에 주력하고 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전날 "김 부부장 담화에 대해서는 정부가 공식 입장을 내놨기 때문에 그 이상 저희가 추가로 설명드리는 것은 적절치 않아 보인다는 말씀을 드리겠다"고 말을 아꼈다. 앞서 통일부는 "한미 연합훈련이 어떤 경우에도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을 조성하는 계기가 돼서는 안 된다는 게 정부의 일관된 입장이다. 남북 관계가 조기에 개선되고 비핵화 대화가 빠른 시일 안에 재개돼야 한다는 정부 입장에 변함이 없다"며 '원론적인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청와대의 이러한 반응은 비핵화를 위한 북미 대화 등이 이른 시일 내에 재개돼 답보 상태에 머물러 있는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동력을 확보해야 하는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2+2 회담이 진행되고 있고, 문 대통령이 두 장관을 접견해 대북 현안에 대한 논의를 할 예정인 상황에서 공식 반응으로 북한을 자극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인 것으로 해석된다. 미국이 김 부부장 담화에 대해 '부드러운 어조'로 입장을 밝힌 것도 같은 이유로 보인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미 국무·국방 장관 접견에서 2+2 회의 결과를 비롯해 방한 주요 성과를 보고받고, 한미동맹의 발전을 위한 두 장관의 노고를 치하할 예정이다. 바이든 행정부의 첫 고위급 인사가 방한하면서 문 대통령에게 전달될 바이든 대통령의 메시지가 주목된다. 양 정상은 지난달 4일 통화에서 △한미동맹 발전 △기후변화 등 글로벌 도전과제 △포괄적 대북 전략 마련 △한미일 협력 및 기타 지역 정세 등에 대해 논의한 바 있다.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관련기사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