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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인륜지대사’마저 흔들었다… 혼인 건수 역대 최저


입력 2021.03.18 12:00 수정 2021.03.18 11:37        장정욱 기자 (cju@dailian.co.kr)

통계청, ‘2020년 혼인·이혼 통계’ 발표

지난해 21만 쌍 결혼… 1970년 통계작성 이래 최저

직전년도 대비 10.7% 감소… 코로나19로 결혼 미뤄

코로나19 여파가 ‘인륜지대사’에까지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코로나19로 각종 활동이 위축되면서 결혼하는 사람 숫자마저 줄었다. 단순히 줄어든 것을 넘어 통계작성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결혼에 관한 인식 변화와 함께 코로나19 사태가 예비부부들에게 결혼을 망설이거나 올해로 미루게 한 영향이 크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통계청은 17일 ‘2020년 혼인·이혼 통계’를 발표했다.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혼인 건수는 모두 21만3502건으로, 2019년(23만9159건)보다 2만5657건 줄었다.


건수로는 1970년 통계작성 이후 최저치며, 직전년도 비교 10.7% 감소해 감소율 또한 지난 1971년(-18.9%)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인구 1000명당 새로 혼인한 비율을 나타내는 조(粗)혼인율은 4.2건으로 조사됐다. 전년 대비 0.5건 줄어든 수치다.


혼인은 2011년 32만9087건 이후 해마다 줄었다. 지난 10년 사이 한해 적게는 2014건, 많게는 2만1193건 줄었다. 지난해 2만5657건으로 두 자릿수(–10.7%) 이상 줄어든 건 1971년 이후 처음이다.


이처럼 지난해 결혼이 크게 줄어든 것에 대해 통계청은 코로나19 영향을 받은 탓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통계청 김수영 인구동향과장은 혼인 감소 이유에 대해 결혼에 대한 가치관 변화와 함께 지난해 코로나19에 따른 결혼 연기와 취소가 많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 과장은 “특히 외국인 입국이 급감하면서 국제결혼이 감소한 데 따른 영향으로 전체 혼인이 많이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며 “예식장업을 포함하는 개인서비스업 생산지수를 보면 2019년 대비 지난해 32.8%가 감소했다”고 덧붙였다.


양준혁 전 프로야구 선수는 지난해 12월 5일 결혼식을 할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여파로 두 차례나 연기한 끝에 지난 13일 결혼식을 올렸다.ⓒ더써드마인드

실제 올해 10월 결혼을 앞둔 김 아무개(35, 여) 씨는 “원래는 지난해 가을에 결혼식을 올릴 생각이었는데 코로나 때문에 남자친구와 상의해 올해로 (결혼식) 날짜를 잡았다”며 “코로나19 탓에 날짜 선택을 계속 미루다가 결국 10월에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지난달 결혼한 배 아무개(28, 여) 씨 또한 “원래 지난해 6월 결혼 날짜를 잡았는데 3월에 코로나가 크게 터지는 바람에 올해로 결혼을 미뤘다”며 “당시 우리처럼 결혼을 미룬 예비부부가 제법 많았던 거로 안다”고 말했다.


예식업계 목소리도 비슷하다. 지난해 결혼을 계획했다가 올해로 미룬 경우가 많다고 한다. 부산의 한 예식업체 관계자는 “몇 달 전부터 날짜를 잡는 특성 때문에 미루기가 힘든 게 결혼식인데도 불구하고 지난해는 예비부부 절반 이상이 결혼식 연기를 문의해왔고, 그 가운데 절반 가까이는 실제로 날짜를 미뤘다”며 “날짜를 미리 잡지 않은 경우는 아마도 대부분 올해로 결혼식을 미뤘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외국인과의 혼인 경우 코로나19 영향이 더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외국인과 혼인한 경우는 1만5341건이었는데, 전년도와 비교하면 35.1%(8293건)나 줄어든 수치다. 해외 출·입국에 어려움이 많다 보니 결혼을 미루거나 포기한 사례가 늘어났고, 그만큼 국제결혼이 줄어든 것이다.


한편, 지난해 결혼한 부부 가운데 남녀 모두 초혼인 경우는 78.2%, 남녀 모두 재혼은 11.8%로 조사됐다. 평균 초혼 연령은 남자 33.2세, 여자 30.8세로 10년 전과 비교했을 때 남자는 1.4세, 여자는 1.9세 각각 상승했다.


초혼 경우 남자 연상 부부는 10만9100건(65.3%)으로 전년 대비 11.5% 감소했다. 여자가 연상인 경우는 3만900건(18.5%)으로 전년보다 6.2% 줄었고, 동갑 역시 2만7100건으로 전년 대비 6.2% 감소했다.


반면, 지난해 이혼한 부부는 모두 10만6500쌍으로 전년 대비 4천331건 줄었다. 증감률로는 전년 대비 3.9% 줄어든 수치다. 2015년 이후 점차 줄어들던 이혼 건수는 2018년과 2019년 각각 2652건과 2147건씩 늘었다. 그러다 지난해 다시 4천331건 줄었다.


혼인 지속기간 20년 이상 이혼이 전체 이혼 가운데 가장 많은 37.2%를 차지했고, 다음으로 4년 이하 이혼이 19.8%로 조사됐다.

장정욱 기자 (cju@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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