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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바지’ 구현모 “KT, 이제 콘텐츠로 돈 벌 때…국내 최대 ‘4000억’ 투자”(종합)


입력 2021.03.23 14:41 수정 2021.03.23 15:06        김은경 기자 (ek@dailian.co.kr)

‘디지코’ 핵심 플랫폼은 ‘미디어’…1300만 가입자 무기

CJ 20년 몸담은 김철연 대표 영입…K-콘텐츠 판 키운다

구현모 KT 대표가 23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웨스트사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KT그룹 미디어 콘텐츠 사업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데일리안 김은경 기자

드레스코드로 ‘양복’ 대신 ‘청바지’를 선택한 구현모 KT 대표의 얼굴에는 미디어 사업 전략에 대한 자신감이 넘쳤다. 국내 1위 유료방송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는 ‘플랫폼’ 기업 KT가 ‘콘텐츠’ 기업으로 진화를 선언한 순간이다.


KT는 2023년까지 국내 기업 중 가장 많은 금액을 콘텐츠에 투자할 계획이다. 넷플릭스 등 해외 사업자들이 장악하고 있는 국내 미디어 시장 판도를 뒤집겠다는 포부다.


구 대표는 23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웨스트사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KT그룹 미디어 콘텐츠 사업 전략을 발표했다.


구 대표는 “KT가 디지털 플랫폼 기업(디지코·Digico)으로 가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플랫폼은 미디어”라며 “2011년도에 인터넷(IP)TV 형태로 시작한 미디어 사업은 지난해 말 전체 매출 규모가 3조원에 달했으며 연평균 15%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 미디어 플랫폼 강화와 발전을 위해 콘텐츠가 필수라고 생각했다”며 “KT는 가입자 1300만명의 국내 최대 미디어 플랫폼으로, 여기에 콘텐츠 능력을 더하면 강력한 1위로 콘텐츠 사업에서도 돈을 벌 수 있는 시점이 됐다고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강국현 KT 커스터머부문장 사장이 23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웨스트사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KT그룹 미디어 콘텐츠 사업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데일리안 김은경 기자

KT는 이날 신설 콘텐츠 전문 투자‧제작‧유통 법인 ‘KT 스튜디오지니’를 통해 2023년 말까지 원천 지식재산권(IP) 1000개 이상, 드라마 IP 100개 이상의 콘텐츠 라이브러리를 구축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2023년까지 최소 4000억원 이상의 투자비용을 집행할 계획이다. 경쟁사 중 웨이브는 2023년까지 오리지널 콘텐츠 투자에 3000억원을, CJ ENM은 4000억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구 대표는 “국내 사업자 중 우리 뒤에 (투자를) 더 많이 한다고 하는 회사가 있을지 모르겠다”며 “적어도 국내 다른 사업자보단 많지 않겠느냐고 생각해달라”고 언급했다.


KT는 IP 펀드를 조성하고 100억원 이상을 투자해 스토리위즈의 원천 IP 확보와 개발에 속도를 낸다. 30여개 타이틀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해 KT그룹 미디어 플랫폼을 통해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KT 스튜디오지니를 중심으로 국내 제작사들과 상생하는 ‘위드(With) KT’ 생태계 조성에도 나선다.


강국현 KT 커스터머부문장 사장은 “글로벌 OTT는 콘텐츠를 독점한다”고 지적하며 “이들의 제작 하청 기지로 전락할지 모른다는 국내 콘텐츠 제작사들의 우려를 국내 자본과의 상생으로 해소하고, 대한민국 콘텐츠 산업 경쟁력 강화에 나설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김철연(오른쪽)·윤용필 KT 스튜디오지니 공동대표가 23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웨스트사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KT그룹 미디어 콘텐츠 사업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데일리안 김은경 기자

KT의 강점은 자사 IPTV 이용 고객을 통해 쌓인 ‘빅데이터’다. 데이터는 1년에 무려 7000억개씩 쌓인다. KT는 인공지능(AI) 기술로 흥행 예측 모델을 도출하고 10단계의 정교한 흥행 등급으로 구성해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활용할 계획이다.


강 사장은 “지난해 KT는 데이터 분석으로 1등급이 나온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의 흥행을 예상했고, 김은숙 작가 집필로 화제가 된 ‘더킹’은 2등급으로 흥행 실패를 예측했다”며 “데이터를 활용하면 미리 성공 여부를 판단해서 작품 사전기획 단계부터 실패 확률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KT는 콘텐츠사업 육성을 위해 20여년간 CJ ENM에 몸담으며 지난해부터 1년간 네이버에 있었던 김철연 네이버 책임리더를 KT 스튜디오지니의 공동대표로 선임하는 등 인재 영입에도 공을 들였다.


이날 윤용필 KT 스튜디오지니 공동대표가 “KT 합류에 대해 주변에서 우려의 시선이 없었느냐”고 질문하자 김 대표는 “의문은 전혀 없었다”며 “KT 안에 있는 강력한 플랫폼과 빅데이터에 대한 자신감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KT가 콘텐츠 사업을 준비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정말 가슴이 뛰고 한번 해보고 싶었다”며 “20년 경험을 한데 모아서 K-콘텐츠 성과를 이뤄보고 싶다”고 말했다.

김은경 기자 (e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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