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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도, 洪도, 卞도 '집값 안정세'라는데…"투기에 흑석선생 복귀, 시장엔 불신만"


입력 2021.03.24 06:00 수정 2021.03.23 17:15        황보준엽 기자 (djkoo@dailian.co.kr)

공급 대책 계획 차질 우려…수요자 신뢰 바닥

"투기와의 전쟁, 자기 자신과의 싸움" 커뮤니티서 조롱

'투기꾼' 잡겠다던 與, 당내 인사 10명 투기 의혹 휩싸여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오전 청와대 여민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해 정세균 국무총리,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 등 정부 관계자들이 연일 부동산 시장을 두고 '안정세'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부동산 정책을 관장하는 주무부처의 수장인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도 마찬가지다. 최근 집값 상승세가 주춤한 것을 두고 2.4대책의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부의 공언에도 불구하고, 수요자들 사이에선 불신이 팽배한 상황이다. 그간 집값의 급등이 이어졌던 데다, 정부 공급 대책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은 LH에서 투기의혹이 불거지면서다.


부동산 커뮤니티 등에서는 "투기 방지가 자신과의 싸움이었다"는 등 조롱도 이어지고 있다.


거기다 여당 인사들의 연이은 투기 의혹과 흑석동 재개발 상가 투기 논란을 일으킨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이 국회로 입성하면서 정부를 보는 눈초리는 더욱 차가워지는 모습이다.


24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2일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최근 주택가격 상승세가 꺾이며 부동산 시장이 서서히 안정세로 접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통계상 상승세가 둔화된 것을 시장 '안정'이라고 표현한 것이다.


이보다 앞서 정세균 국무총리,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 변창흠 국토부 장관도 안정세를 언급한 적이 있다. 이들의 입에서 시장 안정이라는 평가는 여러 번 나왔다.


그렇다면 이들의 공언대로 부동산 시장은 대세 하락기에 접어들었다고 볼 수 있을까.


통계대로라면 집값이 점차 안정되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사실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3월 셋째 주(15일 기준) 전국의 아파트 매매가격이 0.23% 올라 지난주(0.24%)보다 오름폭이 줄었다.


서울은 2.4대책 발표 직전인 2월 첫째 주 0.10% 올라 올해 최고 상승률을 기록한 뒤 6주 연속(0.09%→0.08%→0.08%→0.07%→0.07%→0.06%) 상승 폭이 둔화하는 모습이다.


서울 아파트 단지 전경.ⓒ연합뉴스

하지만 수요자의 불신은 여전하다. LH에서 투기 의혹이 불거진 데다, 이로 인해 정부가 세운 공급 계획이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특히나 변창흠 장관 및 LH 사장 등 주요 주체들이 빠지게 되면서 공급 정책의 추진 동력까지 상실한 상태다. 공급 일정은 지연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 학회장(경인여대 교수)은 "공급 정책에서 주요 역할을 맡는 이들이 실권을 잃은데다, 전면적인 조사에 들어가면 토지 보상도 늦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결국 3기 신도시 공급 계획을 목표대로 달성하기 어렵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여당 인사들의 투기 의혹도 부동산 정책에 대한 불신을 키우는 요소다. 그간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투기꾼'을 부동산 시장 불안 요인으로 꼽아왔으나, 정작 당내 인사들의 투기 의혹이 연일 터져나오고 있다. 양이원영 및 김경만, 양향자, 임종성 의원 등 벌써 10명이 투기 의혹에 휩싸인 상태다.


흑석동의 상가 투기 논란으로 인해 청와대를 떠난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도 김진애 열린민주당 의원의 사퇴로 열린민주당 소속으로 국회에 입성한다. 열린민주당은 강성 친문 성향이다.


사정이 이렇자 부동산 커뮤니티 등에서는 '투기꾼 잡겠다더니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었다'라거나 '자기들은 다 투기해놓고 국민들은 정부 정책은 믿으라는 얘기냐'라는 등 조롱이 이어지고 있다.


부동산 업계 한 관계자는 "부동산 규제에 앞장서 온 여당에서 연이어 투기 의혹이 터지고 있으니 수요자들이 정부 정책에 대한 믿음을 가질 수가 있겠냐"며 "3기 신도시 등 공급에 대한 신뢰도 역시 떨어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보준엽 기자 (djko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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