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10%, 지방 30% 관중 입장으로 시즌 개막
만원 관중일 때 최대 수억 원의 입장 수입 가능
추신수, 올림픽, 40주년 등 호재 많은 올 시즌
“10% 관중 입장은 오히려 적자”
2021시즌 신한은행 SOL KBO리그가 3일 전국 5개 구장에서 일제히 개막한다. 4월부터 9월말까지 약 6개월간, 10개 구단이 팀간 16차전, 팀당 144경기씩 총 720경기를 펼쳐지는 대장정이다.
하지만 지난해 불어 닥친 코로나19의 여파가 아직 가시지 않은 상황이다. 그나마 다행은 한 달 늦게 개막했던 지난 시즌과 달리 올해에는 정상적으로 닻을 들어 올릴 수 있게 됐다는 점이다.
관중 입장도 무관중에서 소규모 인원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일단 개막일 기준으로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별 기준 및 방역 조치에 따라 현재 2단계인 수도권 지역 야구장인 잠실, 문학, 수원, 고척은 10%, 1.5단계를 적용하는 사직, 대구, 창원, 광주, 대전 등 지방 구장은 30%의 관중을 받으며 시즌을 시작한다.
KBO와 10개 구단은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을 준수해야하지만 수입 또한 생각하지 않을 수 없어 난처하다고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2020시즌 KBO리그 관중, 역대 최소인 32만명
지난해 KBO리그는 무관중 경기가 대부분이었고 겨우 야구장 문을 열었을 때에도 10% 수준 정도만 받아들였다.
그 결과 관중 수는 역대 최소 수치로 급락했다. 2019년 약 728만 명의 관중이 찾았던 야구장은 지난해 32만 8317명에 그쳤다. 비율로 따지면 95.5%의 충격적인 수치 감소다.
2019년까지 700만 관중 시대를 보냈던 KBO리그의 한 해 관중 수입은 약 1000억 원에 달한다. 경기당 평균 1억 원이 넘는 수입을 올렸으나 4.5% 수준으로 떨어진 지난해에는 50억 원에도 못 미치는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이전까지 KBO리그의 역대 최소 관중은 프로 출범 첫 해였던 1982시즌 약 143만 명(경기당 5995명)이었다. 39년 전에 비해서도 4분의 1도 못 미치는 숫자다.
“10% 관중 입장은 오히려 적자”
수도권을 연고로 하고 있는 A구단의 한 관계자는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에 따라 10%의 관중을 받으면 오히려 적자다. 차라리 무관중으로 치르는 편이 낫다”라고 하소연을 했다.
관중이 들어오는데 어떻게 적자가 발생할까. 해당 관계자는 “관중을 받게 되면 안전요원부터 매표소 직원, 구장 관리 직원 등이 배치된다. 이들 인력의 대부분은 용역으로 채용하게 되는데 인건비부터 관리 비용까지 경기당 1억 원이 넘는 지출이 발생한다”라며 “10% 수준의 관중 입장은 당연히 적자이며 30%가 되어도 오히려 손해”라고 밝혔다.
한 가지 드는 의문은 막바지로 치닫고 있는 겨울 스포츠인 배구와 농구에서는 이와 같은 이야기가 전혀 나오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유는 경기장 수용 인원에 있었다. 야구의 경우 전국 10개 팀의 홈구장이 2만 명 이상의 대형 규모를 자랑한다. 만원 관중이 들어찰 경우 한 경기만으로 수억 원대의 입장 수익을 올릴 수 있다.
하지만 실내 스포츠인 배구와 농구는 가장 큰 곳이 잠실실내체육관(약 1만 3500석)이며 거의 모든 체육관들이 1만석 이하의 규모다. 심지어 남자배구 OK금융그룹의 안산 상록수 체육관은 수용인원이 2700석에 불과하다. 따라서 농구와 배구는 야구에 비해 관중 수입에 기대는 측면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게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SSG 랜더스 창단과 추신수의 전국 투어
올 시즌 KBO리그는 호재들이 가득하다.
먼저 출범 40주년을 맞이한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40주년 올스타를 선정하고 야구 전설들을 올스타전에 초청하는 그림이 그려지지만 코로나19의 좋지 않은 상황이 지속될 경우 기념비적인 행사를 치를 수 없게 된다.
7월 예정된 2020 도쿄 올림픽도 KBO가 기대하는 흥행 요소다. KBO리그는 2008 베이징 올림픽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관중 폭발의 기틀을 세웠다. 이번 올림픽에서도 야구대표팀이 메달을 획득하면 다시 한 번 또 한 번의 전환점을 마련할 수 있다.
SSG 랜더스의 등장도 반가운 소식이다. 특히 모기업인 신세계 그룹은 뒤늦게 야구판에 뛰어든 만큼 보다 많은 팬들을 유입시키기 위해 다양한 방법의 마케팅 행사를 고민하고 있다. 그러나 관중들이 경기장에 오지 못한다면 구단이 야심차게 준비했던 계획들은 세상 밖에 공개되지 못할 가능성이 커진다.
추신수의 등장이라는 대형 호재도 있다. 메이저리그서 16년을 뛴 추신수는 한국 야구 역사상 가장 뛰어난 선수로 평가된다.
2012년 한화 이글스에 입단했던 박찬호 때와 마찬가지로 추신수는 출전만으로도 구름 관중을 불러 모을 수 있다. 말 그대로 추신수의 전국 투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야구장의 문을 활짝 열지 못한다면, 이 모든 흥행 재료는 꺼내보지도 못한 채 아쉬운 시즌을 보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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