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이마트·SKT·MBK파트너스 4파전…5월 본입찰 참여 여부 결정
“인수 시 이커머스 시장 선두주자 도약” 기대, 높은 몸값은 부담
몸값이 5조원에 달하는 이베이코리아의 인수 후보자(숏리스트)가 공개되면서 최종 인수자는 누가 될 지 유통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숏리스트에 오른 롯데, 이마트, SKT, MBK파트너스 모두 인수 사실을 공식화하며 저마다 다른 이유로 이베이코리아를 노리고 있어 막판까지 치열한 눈치싸움이 예상된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베이코리아의 몸값이 높은 데다 인수 후 플랫폼 통합 등의 비용 부담을 고려하면 자칫 ‘승자의 저주’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이베이코리아 매각주관사인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는 예비 입찰에 참여한 롯데, 이마트, SKT, MBK파트너스에 적격 인수 후보 선정 여부를 통보했다.
이베이코리아는 오픈마켓 G마켓, 옥션을 운영하는 이커머스 업체다. 지난해 매출 약 1조3000억원, 영업이익은 850억원을 기록하며 16년 연속 흑자를 유지하고 있다.
거래액으로 보면 지난해 기준 약 20조원으로 네이버(30조원)와 쿠팡(22조원)에 이어 시장점유율 3위다.
숏리스트에 오른 4개의 기업 중 이베이코리아 인수가 절실한 곳은 유통업계의 오랜 맞수인 롯데와 이마트다. 이들은 각자 이커머스 플랫폼을 통해 온라인 시장을 공략하고 있지만 쿠팡 등 온라인 유통 강자들과 경쟁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실제 롯데온과 SSG닷컴의 지난해 거래액은 각각 7조6000억원, 3조9000억원으로 온라인시장 선두 기업들을 한참 밑도는 수준이다.
롯데는 롯데온 새 수장에 나영호 이베이코리아 전략기획본부장을 내정하며 인수전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중고나라 지분을 인수하며 이커머스 외형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는 상태다. 중고나라에 이베이코리아까지 품는다면 네이버, 쿠팡 등 온라인 시장 선두주자와 맞먹는 체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신세계그룹도 마찬가지다.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게 되면 이마트, 백화점, 야구장 등 오프라인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앞서 신세계는 네이버와 2500억원 지분 맞교환으로 동맹을 맺은 데 이어 최근엔 국내 여성 패션 편집숍 ‘W컨셉’까지 인수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시장에 미치는 파급력은 더 커질 전망이다.
SK텔레콤 역시 이커머스 업계 4위인 ‘11번가’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이베이코리아 인수가 필요한 시점이다. SK텔레콤은 작년 11월 아마존과 11번가의 지분 참여 약정을 체결하고 이커머스 시장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여기에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성공하게 되면 단숨에 국내 이커머스 시장 1위로 우뚝 오르며 네이버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
홈플러스의 대주주인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의 경우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통해 온·오프라인 시너지 확대를 노리고 있다.
앞으로 이들 기업은 약 8주간 실사를 거쳐 본입찰에 참여할 예정이다.
변수는 5조원에 달하는 높은 몸값과 인수 후 기존 플랫폼과의 통합 과정 등에서 발생할 수 있는 비용 부담이 적지 않다는 점이다. 또한 사업 확장을 위해 추가 물류 투자도 감내해야 한다.
유통업계 관계자 “매각가 외에 추가로 드는 비용 부담이 막대한 만큼 각 기업들이 본입찰까지 완주할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온라인 쇼핑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베이코리아는 충분히 매력적인 매물이긴 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