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 시절과 비교해 다르지 않은 ERA
일본인 특급들은 1.40 이상 수치 증가한 모습
정교한 제구력을 앞세운 류현진이 버티기 어렵다고 소문난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에서도 경쟁력을 발휘하고 있다.
14일(한국시간), 뉴욕 양키스전에서 시즌 첫 승을 따낸 류현진은 1.89의 평균자책점을 기록, 메이저리그 전체 17위, 아메리칸리그에서는 8위에 위치해있다.
특히 강타선을 보유한 팀들이 즐비한 동부지구 소속 선수로는 탬파베이의 타일러 글래스나우(0.46 ERA), 팀 동료 스티븐 마츠(1.46 ERA), 그리고 양키스의 게릿 콜(1.47 ERA) 다음으로 낮은 수치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시즌 초반이라 크게 의미 없는 순위이지만, 평균자책점 부문에서 매 시즌 최정상급 기량을 발휘하는 류현진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류현진은 LA 다저스에서의 마지막 시즌이었던 지난 2019년 2.32의 평균자책점으로 이 부문 메이저리그 전체 1위에 오른 바 있다. 그리고 단축 시즌으로 치러진 지난해에도 2.69라는 매우 뛰어난 수치를 기록했다.
류현진은 부상 기간 한 차례만 등판했었던 2016년을 제외하면 단 한 번도 평균자책점이 4점대로 올라가지 않은, 매우 경제적인 투수다. 올 해로 메이저리그 7년차 시즌을 보내고 있는 류현진은 통산 826.1이닝을 소화했고 2.93이라는 매우 뛰어난 평균자책점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현역 선수 가운데 클레이튼 커쇼(2.44 ERA), 제이콥 디그롬(2.59 ERA) 다음 가는 랭킹이며, 1000이닝 돌파 시 정식으로 순위에 이름을 올릴 수 있다.
한 가지 주목할 점은 KBO리그 시절과 비교해도 이 수치가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류현진은 한화 이글스서 7년간 뛰며 1269이닝 동안 2.80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KBO리그와 메이저리그를 비교하면 고작 0.13 오른 셈이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일본인 특급 투수들과 비교할 경우 오히려 앞선다는 점이다. 현역 최고의 선발 중 하나로 꼽히는 다르빗슈 유(샌디에이고)는 일본에서 1.99라는 괴물급 평균자책점을 찍었고, 메이저리그 진출 후 3.46으로 크게 치솟았다.
올 시즌 일본으로 돌아간 다나카 마사히로도 일본에서의 7년간 2.30을 기록하다 빅리그에서는 3.74로 높은 벽을 실감했고, 미네소타의 마에다 겐타 역시 2.39에서 3.73으로 크게 치솟은 케이스다.
류현진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뒤 전혀 다른 투수로 변모했고, 해를 거듭할수록 제구력을 더욱 날카롭게 가다듬으면서 짠물 피칭의 진수를 선보이고 있다. 그가 올 시즌, 그리고 향후에도 지금 수준의 평균자책점을 유지한다면 다른 일본인 투수들보다 훨씬 뛰어난 투수로 역사에 새겨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