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퍼 "친환경차·녹색건물 담보에 우대금리 제공…기업금융도 확대"
한화저축銀, 업계 첫 '탈석탄금융' 선언…SBI·OK 등 대형사 '미적'
최근 ESG 열풍이 금융권에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저축은행업권에도 친환경 바람이 불고 있다. 그중에서도 페퍼저축은행 등이 친환경과 금융을 접목한 '친환경 금융' 상품을 잇따라 출시하는 등 선도적 역할에 나서고 있어 SBI와 OK 등 대형저축은행들의 동참으로 이어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9일 페퍼저축은행에 따르면 작년 4월부터 운영 중인 '친환경자동차 금리우대 프로그램' 신규 취급액이 지난 3월 말 기준 11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 프로그램은 대출 수요자가 담보물로 전기차나 수소차를 신청했을 경우 연 최대 4%p, 하이브리드 차량과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에 대해서는 연 최대 2%p의 금리혜택을 제공하는 상품이다.
특히 최근 친환경자동차 보급률이 확대된데다 타사와 차별화된 우대금리 혜택을 기반으로 페퍼저축은행이 운용 중인 자동차담보대출 가운데 친환경차량 비중은 지난 2018년 1.6%, 2019년 2.9% 2020년 5.8%로 매년 두 배가량 증가하고 있다. 올해 역시 페퍼저축은행 신규 자동차담보대출 취급액의 약 5% 이상이 친환경 자동차가 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페퍼의 친환경 금융상품 출시 행보는 자동차에 그치지 않는다. 개인사업자가 녹색인증을 받은 주거 및 사업 목적 건축물을 담보물로 자금 융통을 신청하면 연 1%p의 금리 인하 혜택을 제공하는 '녹색건축물 금리우대 프로그램'도 함께 운영 중이다. 또 친환경 차량, 친환경 에너지가 주력사업모델인 기업을 대상으로 170억원의 대출을 실행하는 등 친환경금융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페퍼저축은행 관계자는 "이미 유럽 등 전세계적으로는 환경을 고려한 금융상품 출시가 활발한 상황"이라며 "업권을 불문하고 ESG경영이 기업가치 및 신용도에 있어 높은 평가를 받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금융회사도 이같은 움직임에 적극 대응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설명했다.
한화금융그룹 계열사인 한화저축은행도 올 초 업계 최초로 '탈석탄금융'을 선언했다. 수익성을 최우선가치로 두는 기존 2금융권 이미지에서 탈피해 국내·외 석탄발전소 건설을 위한 프로젝트 파이낸싱(PF)에는 참여하지 않고 관련 채권도 인수하지 않는다는 것이 이번 선언의 핵심이다. 반면 신재생에너지와 같은 친환경 관련 자산에 대한 투자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반면 일부 저축은행들의 이같은 '친환경 금융' 전환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대다수 저축은행들의 행보는 현재까지 사회공헌활동 수준에 그치고 있다. 특히 업계 1, 2위인 SBI와 OK 등 주요저축은행 역시 친환경 투자 및 상품 출시에 대한 구체적인 행보를 보이지는 않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이같은 '녹색금융 움직임이 금융권 뿐 아니라 전 사회적 이슈로 자리잡고 있는 만큼 조만간 저축은행업권 내에서도 빠르게 확산되지 않겠느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대형저축은행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친환경 금융상품 관련 출시계획은 없다"면서도 "내부적으로 녹색금융 도입에 대한 필요성과 이와 관련한 스터디도 진행 중인 만큼 시간은 걸리겠지만 조만간 가시적인 움직임이 있지 않겠느냐"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