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말, 증권업계 ISA 고객 수 17만6329명…전년比 15%↑
중개형 ISA, 2개월 만에 3000억 판매…신규 출시 경쟁 치열
증권사들이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고객 유치 경쟁을 벌이고 있다. 특히 키움·메리츠증권은 각각 100%, 70%가 넘는 수익률을 내세워 고객 유치 경쟁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증권업계에서는 늘어나는 주식 투자 인기에 편승해 올해 새롭게 출시된 중개형 상품에 가입을 원하는 투자자가 대거 유입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각 증권사들의 ISA발(發) 경쟁이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2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2월 말 기준 국내 18개 증권사의 ISA 판매 고객 수는 17만6329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가입자 수인 15만2790명 대비 15.4%(2만3539명) 늘어난 규모다. 같은 기간 투자금액은 8231억원에서 8584억원으로 4.3%(353억원) 증가했다.
ISA는 하나의 계좌로 예·적금, 상장지수펀드(ETF), 주가연계증권(ELS) 등에 투자할 수 있는 상품이다. 금융당국은 지난 2월부터 증권사에 한해 기존 '중개형' 상품을 설정·판매할 수 있게 허용했다. 기존 '신탁형'과 '일임형'과 달리 국내 상장 주식을 직접 담을 수 있는데다 비과세 혜택까지 주어져 동학 개미들의 가입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중개형 ISA 출시로 인한 긍정적인 효과는 벌써부터 나타나고 있다. 실제로 지난 2월 중개형 ISA를 출시한 NH투자증권과 삼성증권은 한 달 만에 1만4950명(62억원)에 달하는 투자자를 끌어모으는 데 성공했다. 이후 이번 달까지 2개월 동안 미래에셋·한국투자·KB증권 등을 포함한 5개 증권사는 3000억원이 넘는 중개형 ISA 적립금을 기록했다.
ISA에 대한 투자자 관심이 확대되자 증권사들도 차별화된 상품을 내놓으면서 고객 쟁탈전을 벌이는 모양새다. 증권사 가운데 키움증권과 메리츠증권은 높은 수익률을 앞세워 고객 모시기에 나섰다. 키움증권의 모델 포트폴리오(MP) 가운데 '기본투자형(초고위험)'은 2016년 출시 이후 101.24%로 업계에서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메리츠증권이 2016년 내놓은 'ISA 고수익지향형B' 상품은 출시 이후 79.79%의 수익률을 시현했다. 최근 3개월 수익률도 14.44%로 10%를 넘기면서 호황이다. 이어 현대차증권의 '수익추구형 A2(74.97%)', DB금융투자의 'ISA 베테랑 초고위험(61.61%)', NH투자증권의 'QV 공격P(54.60%)' 등도 50%를 상회하는 수익률을 기록하면서 고객 쟁탈전에 합류했다.
새로 출시된 중개형 ISA를 중심으로 한 고객 모시기도 한창이다. 신한금융투자는 이날부터 중개형 ISA 계좌를 개설한 고객에게 국내주식 온라인 거래수수료를 평생 무료 혜택을 제공한다. NH투자증권과 삼성증권도 ISA 가입 고객에게 수수료를 무료로 제공하는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KB증권은 투자자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공모주 청약과 관련해 200% 우대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키움증권, 메리츠증권도 중개형 ISA 상품 출시를 앞두고 있다.
한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출시 이후 반짝 인기를 얻었던 ISA는 생각보다 저조한 가입률에 증권사들에겐 골치거리인 상품이었다"면서 "중개형 상품 출시 이후 고객 관심이 높아지면서 유입이 가속회된 만큼 향후 시장 점유율 확보를 위한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